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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장애인 투표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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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장애인 투표권을 보장하라>

 

 

● 방송 : 2026. 5. 9. (토) 08:38-09:00 (부산MBC 95.9Mhz)

● 제작/출연: 성희철(부산뇌병변복지관 장애인식개선 강사), 박성주(부산참여연대 시민권리본부장)

● 제작지원: 황지민(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노주원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우리가 현재 당연하게 생각하는 투표권은 사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얻어낸 권리입니다. 과거에는 여성과 장애인, 사회적 소수자들은 오랫동안 정치 참여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회 변화 속에서, 참정권이 조금씩 확대되어 왔는데요.

6.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질문하게 됩니다.
과연 모든 시민이 불편 없이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사회인가 하고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장애인의 투표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0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장애인의 투표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부산뇌병변복지관 성희철 님, 부산참여연대 박성주 님 함께하셨습니다. 먼저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희철 /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뇌병변장애인 당사자이자 시를 쓰는 시인 성희철입니다. 현재 부산뇌병변복지관에서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며, 장애인의 이동권과 저상버스 홍보 활동 및 권익옹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박성주 / 반갑습니다. 부산참여연대 시민권리본부장 박성주입니다. 부산참여연대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어린이통학로 교통사고제로운동, 노인보호구역 실태조사, 장애인 대중교통 편의 증진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MC 02 / 네, 반갑습니다. 지난 4월 시청 앞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과 투표소 환경 개선을 촉구하셨어요. 직접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말씀해 주실까요?

 

성희철 / 저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라서, 불편함이 있어도 참고 넘어가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투표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는 저 역시 여러 가지 불편을 겪게 되었습니다. 투표를 하고 싶어도 입구 턱이나 이동 동선 때문에 아예 들어가지 못하거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접하면서 이건 개인의 불편함 문제가 아니라,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투표소 조사와 시청 앞 활동에 직접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MC 03 / 네, 부산참여연대에서는 투표소 후보지 전수조사를 하셨는데, 실제로 살펴보니 장애인 접근성과 편의시설 상황은 어땠나요?

 

박성주 /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기준으로 부산진구 투표소 후보지가 모두 92곳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폐교나 재개발 등으로 조사가 어려운 4곳을 제외하고, 총 88곳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먼저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이었습니다. 투표소가 2층 이상에 있는데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있었고, 경사로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너무 가파른 곳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2층에 투표소가 있는데 승강기가 없는 곳이 3곳 있었고요. 어떤 곳은 길고 구부러진 경사로를 한참 돌아 올라가야 했습니다. 혼자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은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두 번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문제입니다. 점자블록이 설치된 곳은 전체의 60% 정도였는데, 화장실·엘리베이터·출입구까지 제대로 연결된 곳은 10곳 남짓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투표소 입구까지 점자블록이 이어진 곳은 매우 적었습니다. 

세 번째는 장애인 화장실 문제입니다.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곳 자체가 절반 정도밖에 안 됐고요. 있다고 해도 출입문 폭이 좁거나 턱이 있어서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곳이 많았습니다. 또 미닫이문이나 손잡이 같은 기본 시설조차 없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 이용 가능한 장애인 화장실은 훨씬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MC 04 / 옆에 계신 성희철 님은 실제로 투표소를 이용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을 가장 많이 느끼셨나요?

 

성희철 / 투표소를 이용해 보면, 단순히 경사로나 휠체어 진입로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투표소에 들어가면 내부 공간이 좁아서 이동이나 방향을 바꾸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또 도장을 찍는 과정에서도, 저처럼 몸에 경직이 있는 경우에는 작은 칸 안에 정확히 맞춰 찍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뒤에 줄을 서 계신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면, 내가 시간을 너무 오래 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더 위축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괜히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투표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MC 05 / 투표 과정 자체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이유들 때문에 결국 투표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지요?

 

성희철 / 네, 투표소 환경의 문제도 있지만, 사실은 집을 나서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애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이동이 쉽지 않은 날에는, 투표하러 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큰 숙제가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런 상황에서 오늘은 도저히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고, 주변에서도 이번에는 쉬는 게 낫지 않겠냐며 투표를 포기하라고 권유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겠다고 마음먹다가도, 혹시 주변에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막상 그렇게 투표를 포기하게 되면, 단순히 한 번 못 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씁쓸함이 오래 남습니다.

 

MC 06 / 투표는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할 기본적인 참정권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실제 장애인의 투표 참여율이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박성주 / 네, 실제 통계를 봐도 장애 유형에 따라 투표 참여율 차이가 꽤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2년 대통령선거 기준으로 전체 투표율은 전국이 77% 정도였고 부산도 비슷한 수준이었는데요. 청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투표 참여율이 80% 이상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정신장애인은 60% 정도였고요.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은 50%대 초반 수준으로 훨씬 낮았습니다.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라기보다, 제도와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투표용지나 선거 정보가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이해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도와줄 사람이나 보조가 필요한데, 현실에서는 제약이 많다 보니 결국 투표를 포기하는 사례도 생깁니다.

또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거소투표 제도가 있어도 안내나 이동 지원이 부족하면 실제 참여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도 많고요. 반대로 활동지원이나 동행 지원이 잘 이뤄지는 경우에는 참여율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됩니다.

 

MC 07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 같이 이용하기 편한 환경으로 나아가야 할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다고 생각하시나요?

 

박성주 / 접근성, 보조 지원, 정보 제공, 그리고 투표사무원 교육 및 인식개선입니다.

휠체어가 이동 가능한 구조인지, 장애인 화장실이나 경사로, 점자블록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사전에 꼼꼼히 점검해야 합니다. 

또 장애인 콜택시나 셔틀버스 같은 이동 지원도 더 확대돼야 하고요. 현실적으로 학교나 민간시설에서 투표소 운영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설 관리나 사후 정비까지 포함한 지원 체계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투표 보조 제도입니다. 단순히 기표만 돕는 게 아니라, 신분증 확인이나 투표용지 수령 같은 과정까지 함께 안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정보 접근성입니다. 점자 공보물이나 수어 통역은 물론이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글이나 그림 설명, 음성 안내 같은 다양한 방식의 정보 제공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투표사무원들이 장애 유형에 대한 이해와 응대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하고, 장애인단체와 함께 현장 경험이 있는 인력이 참여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C 08 / 성희철 님께서는 당사자로서 느끼기에 어떤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성희철 / 지금은 선거 때가 되면 급하게 경사로를 설치하거나 임시로 보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표소로 사용되는 공간 자체가 평소에도 누구나 이용하기 편한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나 주민센터 같은 공간이 일상적으로도 접근이 편해야, 선거 때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실제로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경험이 반영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준만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점검하고 개선하는 과정에 당사자의 의견이 꾸준히 반영되어야 현실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MC 09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장애인 투표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부산뇌병변복지관 성희철 님, 부산참여연대 박성주 님, 두 분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성희철, 박성주 / 고맙습니다.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팟빵] https://dlink.podbbang.com/1ef84857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2026년 5월 9일_[대담]장애인 투표권을 보장하라/[사람과 사람]시니어 독서모임 '어진샘 독서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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