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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목욕탕 문화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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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목욕탕 문화가 바뀌고 있다>

 

 

● 방송 : 2026. 3. 28. (토) 08:38-09:00 (부산MBC 95.9Mhz)

● 제작/출연: 강다운 (금샘탕 매니저)

● 제작지원: 황지민 (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노주원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골목마다 하나둘씩 서 있던 목욕탕 굴뚝, 그 위로 피어오르던 하얀 김. 예전엔 집집마다 온수가 귀해서 목욕탕은 동네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었습니다. 이웃집 사정을 탕 안에서 다 알게 되던 ‘동네 사랑방’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주거 환경이 변하고, 대형 스파가 생겨나고, 코로나 팬데믹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수십 년 된 동네 목욕탕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 금정구에 오래된 목욕탕을 살려 요즘 세대의 감성과 재미를 더해 다시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동네 목욕탕 이야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0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동네 목욕탕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고 있는 금정구의 한 목욕탕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금샘탕을 운영하고 있는 강다운 매니저님을 모셨는데요. 안녕하세요. 

 

강다운 / 안녕하세요. 6년째 금샘탕을 운영하고 있는 매니저 강다운입니다.

 

MC 02 / 제가 상상했던 목욕탕 사장님 이미지와 참 다르십니다. 상당히 젊으신데, 목욕탕을 운영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하네요? 

 

강다운 / 사실 어릴 때부터 목욕탕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정확히는 목욕탕 카운터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카운터 안에 들어갈 일이 있었는데, 차를 끓이며 TV를 보던 사장님의 모습을 보고 '아, 내 삶에 종착지는 여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목욕탕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6년 전 코로나로 목욕업이 가장 어렵고 저점일 때 목욕탕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MC 03 / 어린 시절 꿈을 이루신 거네요. 근데 운영하는 목욕탕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목욕탕인가요? 어떻게 인연이 시작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강다운 / 금정산 고당봉 금샘에서 이름을 따온 금샘탕은 올해로 31년 차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쭉 사랑을 받아왔다면 더 근사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겠지만, 사실 제가 오기 전까지 금샘탕은 동네에서 기피하는 목욕탕 1순위였습니다. 관리가 워낙 부실했고, 근처 목욕탕에 비해 입지도 좋지 않았으며, 시설도 가장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금샘탕을 만난 시기도 이쯤이었습니다. 당시 코로나로 목욕탕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운영을 할수록 오히려 손해가 나는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관리 상태를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금샘탕이 좋았던 이유는 조용하고 따뜻한 동네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부산은 어디를 가도 바다가 보이지만, 어릴 때부터 바다를 보고 자라서인지 산 아래 자리한 남산동의 풍경이 더 근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범어사역 1번 출구로 나와 금샘탕으로 향하는 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금정산 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시야가 탁 트이고, 금샘탕 계단을 오르며 보이는 창밖의 커다란 나무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MC 04 / 사실 예전만큼 목욕탕 산업이 활발하지 않은 게 현실이잖아요. 처음 운영하셨을 때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강다운 / 무엇보다 목욕탕 관리와 손님과의 소통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쾌적하고 건강한 목욕장을 만들고 싶어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이 있었습니다. 특히 염색, 소란, 텃세와 같은 문제에서 갈등이 잦아 손님이 많이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있어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만들어가고자 했던 목욕 환경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기준을 유지하지 않으면 더 큰 불편과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후 이러한 방향성을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모여들었고, 점차 보다 나은 환경으로 자리 잡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MC 05 / 네, 그렇군요. 그리고 여성 전용 목욕탕이라는 점이 특이한데요? 운영 시간도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짧은 편이고요. 매니저님만의 목욕탕 운영 원칙 같은 게 있으신가요?

 

강다운 / 사실 여탕만 운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운영 사정과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혼자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긴 시간 운영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좋은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리가 매우 중요했는데, 긴 운영시간과 관리를 동시에 유지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운영시간을 과감하게 줄이고, 여탕만 운영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평소에 특별히 깔끔한 성격은 아니지만, 목욕탕에서는 직업적인 책임감 때문에 관리 부분에서 타협할 수 없었습니다. 목욕탕은 씻으러 오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한 주의 피로를 풀고 쉬러 오는 동네의 휴식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깨끗하고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MC 06 / 네, 기본에 충실한 운영 원칙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서 소통이 어렵다고 하셨는데 목욕탕도 동네 장사인만큼 손님들과의 교감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강다운 / 사실 저는 대면을 통한 소통을 어려워하는 편이라, 주로 금샘탕에서 발행하는 문예지나 SNS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이 특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을 스스로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겉으로 드러나는 소통은 많지 않지만, 공간 안에서 작은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욕장을 나왔을 때 사용하는 발 매트를 매일 조금씩 다른 디자인으로 교체하는 점으로 매일 세탁된 매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전하고 싶은 의도입니다. 이런 변화는 자주 방문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가끔 이를 눈치채고 먼저 이야기를 건네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름의 방식으로도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MC 07 / 네, 말씀하신 대로 매니저님만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소통하고 계신 것 같아요. 캐릭터, 티셔츠, 굿즈, 목욕탕 문예지까지 발행하고 계신데요. 이런 브랜딩 작업은 어떻게 해오고 계신 건가요?

 

강다운 / 특별히 대단한 계획이나 준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목욕탕이라는 공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제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목욕탕이라서 못할 것은 없다'는 태도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샘탕에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들고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페이지 매거진 <사우나 마니아 & 목욕탕 생활 매거진>도 금샘탕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매거진은 목욕탕을 운영하는 일상과 그 안에서의 장면들을 기록하는 동시에, 손님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대화는 많지 않더라도, 이런 형태를 통해 공간의 분위기나 생각이 전달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런 형태였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목욕탕 벽면이나 거울에 짧은 글들을 붙여두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목욕탕은 일상에서 드물게 휴대폰 없이 머무는 공간이기 때문에, 짧게라도 여유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점차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변해왔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지금의 매거진 형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MC 08 / 최근에는 <여유의 온도>라는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진행하셨더라고요. 어떤 프로그램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강다운 / <여유의 온도>는 바쁜 일상 속에서 효율적인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우나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사운드 힐링을 통해 깊은 휴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최근 사우나와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분야의 분들과 연결되었고, 사운드 힐러 선생님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준비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분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고, 저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사운드 힐링으로 오션드럼, 차임, 싱잉볼과 같은 악기를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현장 사운드를 직접 담아 왔는데, 잠시 들어보시죠.  

 

[인서트] <여유의 온도> 현장음

 

MC 09 / 목욕탕 안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가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네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목욕 문화에 대한 매니저님의 진심이 곳곳에서 느껴지는데요. 한국은 아직 목욕, 사우나 문화가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한국과 해외의 목욕 문화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강다운 / 목욕 문화는 오래되었지만, 직업으로서의 전문성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욕업에 종사하는 분들 중에는 여전히 이를 부동산 사업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별도의 자격이 필요한 직업이 아니다 보니 예전부터 비교적 쉽게 접근했던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카페를 운영할 때 바리스타 자격증이 필수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공부는 하듯이, 목욕업 역시 관련된 이해와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목욕지도사 자격증이 있고, 유럽에는 사우나 마스터라는 직업이 있으며 관련 대회도 열립니다.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점점 관심을 가지고 찾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종사자들도 함께 배우고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MC 10 / 목욕 문화도 전문성을 갖춰 나가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끝으로 매니저님은 동네목욕탕이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강다운 / 동네 목욕탕이 나아갈 방향은 하나로 정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 공간이 가진 환경과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대형 목욕탕과 온천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동네 목욕탕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스파는 많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결국 비슷한 방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동네 목욕탕은 매니저의 취향과 운영 철학을 공간에 그대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동네 곳곳에 있는 커피집이 모두 다른 맛과 분위기를 가지는 것처럼, 목욕탕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장님만의 독자적인 색깔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분명 특색 있는 동네 목욕탕으로 대형 스파와는 다른 독자적인 정체성을 쌓으며 경쟁력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MC 11 / 동네마다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목욕탕이 오래오래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 드네요. 오늘〈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31년 된 동네 목욕탕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금샘탕의 강다운 매니저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다운 / 고맙습니다. 

 

 

 

 

 

금샘탕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eumsaemtang/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팟빵] https://dlink.podbbang.com/9565326b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2026년 3월 28일_[대담]목욕탕 문화가 바뀌고 있다/[3월 뉴스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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