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2026. 2. 21. (토) 08:38-09:00 (부산MBC 95.9Mhz)
● 제작/출연: 스트릿 아티스트 구헌주
● 제작지원: 황지민 (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노주원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거리, 아무 생각 없이 걷던 골목과 벽면에도 어느 순간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시선이 머물지 않던 공간이 하나의 그림으로 인해 새롭게 보이고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장소에 얽힌 이야기와 사회적 감각을 스트릿 아트로 표현하며 도시의 틈새에 숨을 불어넣어 온 구헌주 작가를 만나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0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20년 넘게 다양한 방식의 스트릿 아트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구헌주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제 옆에 자리해 계신데요. 청취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구헌주 / 안녕하세요.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구헌주 작가입니다.
2005년부터 그래피티로 활동을 시작했구요. 현재는 그래피티와 함께 스트릿 아티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MC 02 / 네, 반갑습니다. ‘스트릿 아트’라는 게 단어만 들으면 조금 생소하기도 해요. 작가님이 하시는 스트릿 아트는 어떤 예술인지 쉽게 설명을 해주세요.
구헌주 / 스트릿 아트를 직역하면 말 그대로 거리 예술입니다.
거리 예술이라고 하면 쉽게 버스킹이나 거리극, 거리공연 등으로 떠올리기 쉬운데요.
그런데 그런 것과 달리, 제가 활동하는 스트릿 아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작가주의적 벽화나 주로 바깥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예술실험을 칭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거리 기반의 공연이나 벽화 등의 창작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간, 요즘 표현으로 ‘선 넘는’ 무엇을 더하는 그런 걸 생각하셔도 될 것 같고요. 거기서 그래피티랑 스트릿 아트라는 표현이 혼용되기도 하는데, 그래피티는 문화적인 거를 지향하는 파트로 보면 되고, 스트릿 아트는 예술가의 개인성이 더 돋보이는 형태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MC 03 / 작가님이 초기에 그래피티를 중심으로 활동하셨다고 하셨잖아요. 지금의 스트릿 아트까지 오게 된 과정도 궁금한데, 어떤 계기로 이 길에 들어서게 되셨는지요?
구헌주 / 먼저부터 해오던 선배 격의 동료들도 있고, 또 그들하고 같이 문화를 경험하면서 즐겁게 시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점점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한국적 그래피티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처음에는 한국 전통 이미지나 동양적 무엇으로 접근했다가 고민을 거듭한 결과, 한국, 이 사회에 살고 있는 나의 생각 자체가 한국적인 것이다라는 것으로 나름 결론을 내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그래피티의 문화적 전형성보다 제 생각을 표현하는 작업들을 보여 왔는데 좀 더 지나서 알고 보니 저와 같은 맥락의 작업이 스트릿 아트로 불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 작업이 스트릿 아트의 결로 가고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MC 04 / 작가님 작품을 보면 사회적 맥락이나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 어떤 주제들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계신 건지, 작업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구헌주 / 평소에 사회, 문화, 정치, 예술 등 여러 가지 잡다한 것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특정 분야나 하나의 주제를 고집해서 깊이 들어가기보다, 여러 관심거리로 쌓인 정보들을 다양한 형식과 작업 상황, 여기서 상황이라는 것이 장소성이나 지역적, 시기적 특징일 수 있는데요. 그런 것에 맞추어 제각기 다른 것들을 시도해온 것 같습니다.
MC 05 / 그 장소만이 가진 특징을 찾아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작업에 들어갈 때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또 작품이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보통 얼마나 걸리는지도 궁금합니다.
구헌주 / 대부분의 작업이 특정 지역이나 공간의 벽면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작업현장에 대한 파악은 필수적입니다. 흔한 표현으로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각들, 그리고 그곳만이 가진 이야기 등 여러 요소들을 중심으로 제가 그리게 될 벽, 또는 어떤 구조들에 대해 여러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던져봅니다.
그 내용이 진지하기도 하고, 터무니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 슬프기도 한 여러 이미지들과 아이디어들을 해당 장소에 가상으로 얹혀보며, 의도에 맞는 작업을 찾는 과정으로 작품의 컨셉을 잡습니다.
작업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거는 실제 제작시간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컨셉 구상 후, 그리기 작업은 장소나 벽의 스케일에 따라 달라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사실적인 표현을 많이 하다 보니, 저와 같이 스프레이로 작업하는 동료들에 비해서 확실히 작업시간이 많이 걸리긴 합니다.
MC 06 / 네, 그렇군요. 작가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작품을 직접 보면 또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은데요. 부산에서 작가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구헌주 / 언젠가부터 여러 지역을 다니며 작업하다 보니, 정작 부산에 그림을 많이 남기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 그중 아직 볼 수 있는 그림들은 영도, 현 모모스커피 벽면에 그려진 여자아이 인물화와 또 깡깡이 마을에 그려진 세 종류의 배의 앞모습을 배의 얼굴이라는 컨셉으로 한 작업이 있구요.
만덕에 위치한 ‘해뜨락요양병원’ 주차 타워에 재개발로 사라진 만덕 일대의 주택이미지를 아파트처럼 쌓아 올린 그림도 있습니다.
그리고 해운대에 ‘영무파라드호텔’이라고 거기 4층에 ‘부산호’라는, 부산의 다양한 모습을 힘겹게 실어 나르는 배의 이미지를 11미터 크기로 그린 작품도 있습니다.
그리고 광안리 광남 초등학교 벽면에 ‘자이언트 키드’라는 제목으로 돋보기를 든 아이의 모습을 6~7미터 크기로 그린 작업도 있는데, 그린 직후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에 바이럴 되면서 유명해진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작업은 시간이 오래되고, 많이 낡아서 관람을 추천하기엔 아쉬운 상황이긴 합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한 작품으로는 달맞이 고개에 비비비당이라고 하는 벽에 달맞이 고개인 만큼 달을 구경하는 거기에서 좀 더 확장해서 달을 탐사하는 느낌의 우주를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그게 가장 최근에 그렸던 것 같네요.
MC 07 / 저도 기억해 뒀다가 꼭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장소 특정적 전시 : 점포정리>라는 개인전을 여셨어요. 특이하게 일반 갤러리가 아닌 빈 점포에서 전시가 열렸는데, 어떤 기획 의도였는지 전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구헌주 / 2010년 첫 번째 개인전 이후, 15년 만의 개인전이었습니다. 이 전시 전에 생각했던 것이, 막연하긴 하지만 다시 개인전을 한다면 좀 더 스트릿한 전시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다 정말 오랜만에 개인전을 구상하게 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예전의 생각을 실현해서 전시장이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전시를 해보기로 했어요. 거기에 더해, 최근 저희 집 주변에서 보게 되는 상업지구의 상권 붕괴를 주제로 ‘점포정리’라는 컨셉으로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던 거죠.
예전에 프랜차이즈 카페였던 빈 점포와 그곳의 2층 빈사무실을 동시에 빌렸었는데요.
1층엔 이번 전시에 설정한 주제에 맞는 신작, 주로 상품을 닮았지만 상품과 기능이 다른 형태의 작품들을 선보였구요.
2층에는 길을 지나치다 저에 대한 정보 없이, 제 전시를 보게 될, 불특정 다수의 관객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제가 어떤 작업을 해오는 작가인지 소개하는 목적으로 제 작업 활동 20년간의 아카이브로 전시장을 꾸미기도 했습니다.
MC 08 / 그 아카이브가 책으로도 나온다고 들었어요. 20년 활동의 기록을 담은 책이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구헌주 / 2022년 가을, 작구연구-비평사업으로 시작된 사업의 결과물로 이번에 저에 대한 비평 서적이 나오게 되었어요. 1권 작품집과 2권 비평집, 이렇게 두 권으로 나오게 되구요. 각각 따로 구매 가능합니다.
1권은 저의 개인전 아카이브와 같이 저의 활동 20년의 결과물인 작품들이 담기구요.
2권은 연구-비평사업 때, 참여해 주신 미술과 문화계 다양한 전문가들께서 제 작품세계에 대해 쓰신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감사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은데요. 저 또한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MC 09 / 거리의 벽화 작업은 특성상 언젠가 지워지거나 사라질 수도 있는 예술이잖아요. 작품들을 전시나 책으로 기록하고 남기는 작업이 작가님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구헌주 / 원래 그래피티나 스트릿 아트는 밖이라는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작업하는 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늘 인지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공들인 결과물에 대해 애착이 없는 건 아닌 만큼, 항상 기록을 하지요. 그리고 스트릿 아트의 숙명과 별개로, 과거의 것들을 자랑하기보다, 계속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현재진행형이 멋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작업시간이 쌓이다 보니 이때까지 했던 것들을 모아 보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부터 종종 연말이 되면 ‘올해 내가 뭘 얼마큼 했나?’ 생각하며 그해 동안 결과물을 나열해 보거든요. 그러면 ‘허송세월 보낸 것만은 아니었구나.’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하는데, 그것이 앞으로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MC 10 / 올해는 어떤 작업들을 계획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구헌주 /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예전처럼 바깥 공간에서 작업을 많이 못했는데, 올해는 다시 벽에 그림도 그리고 싶고, 또 벽이 아닌, 그리고 스프레이가 아닌 페인팅 재료로 작업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전시나 기획 프로젝트와 같은 계기가 있어도 좋겠지만, 저의 일상을 그림이나 여러 하고 싶었지만 미루거나 못했던 일들로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며 또 재미있는 무언가가 튀어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MC 11 / 네, 오늘은 스트릿 아티스트 구헌주 작가님과 다양한 작업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작가님의 세계를 잠시 들여다보면서 스트릿 아트를 이해하고 그 매력을 알게 되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구헌주 / 네, 감사합니다.
스트릿 아티스트 구헌주 공식홈페이지
구헌주 _ KAY2
www.koohunjoo.kr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팟빵] https://dlink.podbbang.com/72fc5884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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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1일_[대담]스트릿 아티스트 구헌주의 작업 이야기/[사람과 사람]수영강사 이무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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