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2026. 1. 10. (토) 08:38-09:00 (부산MBC 95.9Mhz)
● 제작/출연: 이봉미 (부산민주공원 교육문화팀)
● 제작지원: 황지민 (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노주원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새해 이맘때면 이런 추천 리스트들 자주 보게 됩니다. ‘새해에 듣기 좋은 노래’, ‘새해에 읽으면 좋은 책’ 같은 것들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저희도 ‘새해에 보면 좋은 전시’를 하나 추천 드리려고 합니다. 12.3 불법계엄 저지 1년을 맞아 그날의 광장과 시민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된 <시민의 빛, 부산에서 타오르다> 전시인데요. 부산민주공원의 이봉미 씨를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0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12.3 불법 비상계엄을 막아낸 부산 광장의 움직임과 시민들의 저항 기록을 담은 시민헌정 아카이브전 <시민의 빛, 부산에서 타오르다>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전시를 주관하고 있는 부산민주공원의 이봉미 씨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이봉미 /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민주공원 교육문화팀 전시문화예술교육 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이봉미라고 합니다.
MC 02 / 먼저 <시민의 빛, 부산에서 타오르다> 어떤 전시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봉미 / 이번 전시는 2024년 12월 3일 불법계엄 선포 1주기를 맞아, 민주주의를 지켜낸 부산 시민들의 저항과 연대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 전시입니다. 시민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전시는 불법계엄 1주기 날짜에 맞춰 2025년 12월 3일에 개막하였고, 2026년 4월 4일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일로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까지 걸린 123일의 시간에 맞춰 전시 기간과 내용을 구성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장소는 부산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3층 기획전시실, 잡은펼쳐보임방에서 열리고 있고요.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시민추진위원, 식민지역사박물관, 뭐라카노, 사단법인 부산민예총이 함께 주최하고 민주공원이 주관했습니다.
MC 03 / 부산에서의 저항 흐름을 계엄 이후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한눈에 정리했다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봉미 / 네, 특히 부산이라는 지역의 시선에서 역사적 의미를 조명할 필요성을 느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용기를 내 광장으로 나왔고, 그 참여 하나하나가 민주주의를 지켜낸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는 그런 시민들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하나의 헌정이자,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기획 의도는, 민주공원이 그날의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수집하고, 보존하고, 또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공공기록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확장하는 데 있습니다.
MC 04 / 그러면 전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이봉미 / 전시장에는 당시 시위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던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날의 흐름을 따라볼 수 있는 타임라인과 활동가 인터뷰,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큰 깃발, 그리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오시면 가장 먼저 ‘민주주의’라고 적힌 커다란 깃발을 만나게 됩니다. 전통 단청 문양으로 쓰인 이 큰 기는 가로 5미터가 넘는데요, 실제로 그날의 광장에서 휘날리며 시민들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던 상징적인 물건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큰 기를 중심으로 개막식 퍼포먼스도 함께 기획했습니다.
‘부산 지역의 광장, 역사 타임라인‘부분은 17미터의 타임라인과 활동가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2월 3일부터 기록된 사회 변화로서 부산을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의 연대와 기록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비치된 깃발에 나만의 깃발을 그려보거나, 아크릴 응원봉으로 굿즈를 만들어 전시장에 전시하거나 가져가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MC 05 / 네, 타임라인 구성에서 이봉미 씨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이봉미 / 타임라인에는 정말 많은 중요한 순간들이 담겨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나를 꼽자면 2024년 12월 14일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이었고, 저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당시 광장의 분위기는 가결된 이후 말 그대로 콘서트현장 같았습니다. 저 역시 그 분위기에 섞여서 함께 뛰고,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집회 현장에서는 특히 케이팝이 많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만큼 젊은 세대들이 거리로 많이 나왔고, 집회 주최 측에서도 그 흐름을 반영해 케이팝을 틀어주셨습니다. 제 주변에는 특히 젊은 여성 시민들이 많았고, 다들 응원봉을 흔들며 음악에 맞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사회자가 ‘이제 마지막 곡이니 끝나면 돌아가 달라’고 말할 정도로, 현장을 떠나기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SNS를 통해 접했던 이야기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집회 문화와 에너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MC 06 / 시위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던 물품들로 구성된 부분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나머지 전시구성도 소개부탁드립니다.
이봉미 / 네, 전시장 중앙의 커다란 좌대 위에 시민들이 시위에서 사용한 수많은 물건들을 보실 수 있는데요. ‘광장의 오브제’ 부분으로 깃발, 손피켓, 응원봉, 조끼, 가방 등 당시 시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물건들은 부산에서 직접 수집한 자료와, 서울 용산에 위치한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시민 기증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 식민지역사박물관은 현장에서 직접 명함을 돌리며 물품을 기증받아 사료로 기록해 왔습니다.
저는 이 공간을 하나의 ‘광장’으로 구상했는데요.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열망이 교차하는 장소이자, 시민의 행동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놓인 물건들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당시의 목소리가 담긴 시민 기록물이자 민주주의 현장을 증언하는 실물 자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장에는 다양한 깃발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서, 깃발에 적힌 시민들의 문구를 하나하나 읽어보는 재미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123일 시민의 기록’ 파트에서는 시민영상 프로젝트 <뭐라카노>채널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그날 현장의 온도, 거리의 표정, 함성의 순간들을 담고 있습니다. 영상에 담긴 현장의 소리를 짧게 가지고 와봤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인서트] 집회 현장음(00:23)
MC 07 / 현장 소리를 들으니 저도 그날 현장 분위기가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위에 사용된 수많은 물품들을 모으는 일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이봉미 / 사실 이번 전시는 오롯이 시민의 기증과 후원으로 이루어졌는데요. 기증품을 찾기 위해 민중연대 창고를 직접 뒤지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찾아 나섰던 시간이 기억납니다. 창고뿐 아니라 사무실도 찾아갔는데요, 바쁜 와중에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함께 물건을 찾아주고, 또 흔쾌히 기증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사실 전시 준비 과정에서는 전시 물품이 끝까지 확정되지 않아 불안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래서 ‘이 물건도 필요할 수 있다’ 싶으면 거의 고민하지 않고 전시물품으로 확정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절박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불안과 기대 속에서 물건을 모으고, 결국 시민들의 도움으로 전시가 하나씩 채워져 갔던 그 우여곡절의 과정 자체였다고 생각합니다.
MC 08 / 네, 고생많으셨겠습니다. 그러면 전시가 종료되면 시민들이 기증한 전시품은 어떻게 보존되고 활용될 예정인지도 궁금합니다.
이봉미 / 이번 전시에 소개된 전시품들은 전시를 위해 기증받은 자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자료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시가 끝난 이후에는 기증된 자료를 중심으로 사료로 등록해 관리할 예정입니다. 민주공원에는 민주주의기록관이 작년에 건립되었는데요, 아직 개관전이지만 이곳을 중심으로 정리와 분류 과정을 거쳐 아카이브로 보존할 계획입니다. 광장에 나왔던 물건들은 시민이 직접 만들고 사용했던 거라 그 자체로 당시를 증언하는 중요한 기록이 된다고 판단되기에 역사 자료로서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는 연구나 교육, 전시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MC 09 / 이 기록들이 부산 지역 민주주의 역사 자료로 잘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의 의미와 부산 지역 시민 저항의 역사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봉미 / 역사적으로 봤을 때, 부산은 늘 중요한 순간마다 시민의 힘이 드러났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번 불법계엄 이후의 시민 저항 역시 그런 역사적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법계엄이라는 위기 속에서 시민들이 광장에 나섰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결국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아직 청산되지 않는 문제가 남아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민주공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의 민주주의’를 기록하고 이어가는 장소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민주주의는 현재진행형의 과제이고 민주공원은 그 과정을 시민과 함께 기억하고 질문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공동의 기억, 그런 자산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MC 10 / 네,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시민헌정 아카이브전 <시민의 빛, 부산에서 타오르다>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전시는 4월 4일까지 부산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으니 꼭 한번 관람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오늘 자세한 이야기 해주신 부산민주공원의 이봉미 씨, 고맙습니다.
이봉미 / 고맙습니다.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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