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병원 공공화, 어떻게 되어가나?>
● 방송: 2025년 9월 13일 (토) 08:30~09:00 (부산MBC 95.9)
● 제작 : 건강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이성한
● 제작지원/ 출연: 김영 (부산 MBC 라디오시민세상 시민제작지원팀/시민리포터)
● 진행: 노주원

라디오 시민세상!
안녕하세요. 부산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한밤중 아이가 갑자기 열이 펄펄 끓거나, 부모님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여러분은 어디로 가시나요? 아마 망설임 없이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떠올리실 겁니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지켜주는 우리 동네 응급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데요.
만약 우리 동네에 유일하던 종합병원이 문을 닫고, 그 응급실이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부산 금정구 주민들은 지난 8년 동안 이런 막막한 현실을 견뎌왔습니다. 바로 2017년 파산한 침례병원 이야기입니다.
그 후 침례병원은 공공병원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시민들의 바람이 모아졌는데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0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금정구의 유일한 종합병원이던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김영 시민리포터와 함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영 시민리포터,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MC 02 / 네, 반갑습니다.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사업에 대한 내용, 김영 리포터가 취재를 진행한 건강사회복지연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김/ 건강사회복지연대는 2005년 부산시 사회복지예산 20%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사회복지연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초 총회를 통해 건강보건의료 분야 정책까지 분야를 넓히기로 하고 단체명도 건강사회복지연대로 바꾸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부산의료원 정상화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위해서 부산시에 문제제기와 대안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MC 03 / 네, 우선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2017년 문을 닫게 된 침례병원 폐업에 대한 이야기부터 짚어볼까요.
김/ 네, 제가 실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건강사회복지연대 이성한 사무처장으로부터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침례병원은 단순히 병원 하나가 문을 닫은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951년 중구 남포동 ‘천막진료소’로 시작해 60년 넘게 부산 시민들 곁에서 함께해온 대표적인 종합병원이었습니다. 1999년 금정구 남산동으로 이전한 이후에는 인구 20만 명이 넘는 금정구 유일의 종합병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응급상황이 터졌을 때 지역 주민이 가장 먼저 기댈 수 있는 ‘필수의료 안정망’이었던 거죠. 하지만 무리한 확장 이전과 경영 악화로 2017년 7월, 1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와 300억 원대의 직원 임금 체불로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MC 04 / 위급 상황에 찾을 수 있던 유일한 종합병원이 사라졌으니, 주민들의 불안감이 정말 클 것 같은데요.
김/ 침례병원 폐업으로 금정구는 응급실 없는 의료 취약 지역이 되었습니다. 금정구 주민들은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30분 이상 떨어진 양산부산대병원이나 동래구 대동병원 등으로 가야만 하는데요.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심각한 의료 공백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역 상권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과 부산 시민사회는 경영침체로 파산한 침례병원을 ‘공공병원’으로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시민의 강력한 요구에 2018년 부산시도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추진 TF'를 구성하여 공공병원화 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부산시는 침례병원 부지를 2022년 499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매입하고 공공병원으로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부지매입 후 3년 동안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MC 05 / 2017년 폐업 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부산시가 부지를 매입 한지도 3년이 넘었는데, 어떤 문제로 공공병원화 사업에 진전이 없을까요?
김/ 그래서 제가 건강사회복지연대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8년 동안 모든 선거에서 후보들이 공공병원화에 대한 공약을 내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저는 크게 두 가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2018년부터 문재인 정부 때 침례병원을 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제2보험자병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으로 모아지면서 공공병원화 추진방향이 ‘보험자병원’ 한 가지 모델로 국한되어 버린 것으로 봅니다. 박형준 시장도 공공병원화를 ‘제2보험자병원’지정이라고 명문화 했습니다. 그러나 부지 매입이후 지난 3년간 부산시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자병원추진을 위한 협상과 협의과정을 보면 역설적으로 제2보험자병원 만들기가 지방의료원 만드는 것보다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제2보험자병원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줄여서 ‘건정심’이라는 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부산시가 건정심 심의를 통과하거나 제대로 설득시켜낼 만큼 충분한 준비가 안 된 계획안을 제출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의 건정심에서 왜? 부산에 보험자병원을 지어야 하느냐? 부산에 보험자병원을 만들면 다른 지역에서도 보험자병원을 지어야하는데 왜? 부산에 필요하고, 부산에 만드는 보험자병원이 다른 지역과는 어떤 차별성과 보편성을 가진 병원인지를 부산시가 제대로 계획안으로 만들지를 못해서 지금까지 침례병원 보험자병원추진이 제자리걸음이라고 분석해 주셨습니다.
MC 06 / 건강보험정책심위위원회를 설득하지 못했다... 그동안 부산시가 제출한 계획안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면?
김/ 부산시는 2023년, 2024년 두 번 건정심에 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모두 보류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500병상 규모의 급성기 병원으로 추진하겠다는 안을 제출했고, 2024년에는 300병상 회복기 병원으로 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구)침례병원부지는 560병상에 부지면적은 14,680평으로 사직운동장부지와 비슷할 정도 큽니다. 그런데 문제는 2021년 연구용역결과보고서의 부산시가 리모델링해서 총사업비 2,594억 원을 투입해서 공공병원으로 추진하겠다는 안을 바탕으로 2023년 계획안에는 부산시가 부지, 리모델링비, 의료장비비를 부담하는 500병상 급성기병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계획안에는 부지와 신축하고, 의료장비비 2,502억 원을 부산시가 부담하고, 운영비도 4년간 운영비 50% 121억 원을 부담하는 300병상 회복기병원 계획안이었습니다. 건정심 이후에는 부산시가 4년간 운영비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4년 계획안에는 제2보험자병원 설립 후 운영 5년부터는 수익이 난다고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부산시가 제2보험자병원을 만드는데 4년간 운영비까지 합하면 3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쓰면서까지 제2보험자병원을 고집하거나, 강행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이정도 예산이면 부산시가 동부산의료원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예산이고, 부산시민과 금정구민에게도 훨씬 더 도움이 되는 공공의료를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측에서는, 이를 위해서 부산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전문가와 시민사회와 함께 제대로 된 공공병원 추진계획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오히려 올해 6월부터는 특정정당의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지지부진한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와 응급실을 내세우면서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자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어서 시민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MC 07 /공공병원화를 공약으로도 내세우던 지역 정치인들이 민간 매각 주장을 하니까 우려하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 왜 ‘민간’이 아닌 ‘공공병원’이어야만 하는지 궁금해하기도 할 것 같은데요.
김/ 침례병원 폐업으로 인한 의료 공백은 역설적으로 부산 공공의료의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민간병원은 수익성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죠. 돈이 안 되면 응급실이나 감염병 병동처럼 필수적인 시설과 필수의료 진료과목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필수의료 안정망 강화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가와 지자체가 지역필수의료와 공공의료를 책임지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MC 08 / 수익성과 무관하게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김/ 그렇습니다. 부산의 공공의료 현실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부산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합니다. 전국 17개시도 중에서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 건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침례병원 부지는 부산의 취약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합니다. 이걸 민간 건설사에 아파트 부지로 넘기거나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명백한 사회적 자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MC 09 / 말씀 중에 부산의 공공의료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고 하셨는데, 이걸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가 있나요?
김/ 네. 최근 8월 27일 금정구 국회의원인 백종헌 의원실에서 언론에 공개한 자료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10년간 치료가능사망률 지역격차’라는 자료입니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었던 사망자의 비율을 말하는데요. 부산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습니다. 특히 최근 3년간 치료가능사망률이 계속 증가하는 도시도 전국에서 부산이 유일합니다. 그리고 작년에 건정심에 제출한 부산시 계획안에도 나오는데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2.5%, 전국 5.5%의 45% 수준이며, 공공병상 비율도 6.0%로 전국 평균 9.6%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서울을 제외하면 병원과 의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부산입니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건강지표는 좋아지지 않고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은 어느 동네에 사는지에 따라서 건강기대수명 격차가 큰 상황입니다. 제대로 된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확충이 시급한지를 잘 보여주는 통계들이라고 합니다.
MC 10 / 앞서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일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이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자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 표면적인 이유는 ‘속도’입니다. 지난 8년간이나 응급실 없이 고통 받는 금정구 주민들을 위해서, 지금 추진된다고 해도 2030년 이후에나 개원되는 공공병원보다는 민간에 팔아서 빨리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을 열게 하자는 논리죠. 올해 6월 금정구를 지역구로 둔 이준호 시의원이 금정구 백종헌 의원의 요청으로 ‘침례병원 정상화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했는데요. 여기서 최초로 침례병원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7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과 하반기 시민건강국 업무추진계획 보고 시간에도 계속 주장되었습니다. 실제로 BHS 한서병원이라는 곳이 적극적으로 매입 의사를 밝히고, 지난 8월 박형준 시장이 병원 관계자를 만나서 매입 계획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자’는 주장과 같다고 봅니다. 당장의 응급실 문제 해결하자고 부산 공공의료 전체의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MC 11 / 그렇다면 침례병원 공공화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김/ 네, 지난 8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위한 부산지역 노동, 시민사회 일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주장을 세 가지로 밝혔는데요. 정리해드리면
첫째, 침례병원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자는 주장은 ‘밥을 시키고 늦게 나온다고 화를 내면서 밥상을 걷어차는 것과 같다. 부산시가 부지를 매입한 것은 공공병원을 위한 것이지, 부동산 투자를 하려던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둘째, 부산시는 재정적자 때문에 공공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민간병원은 기존의 자기 병원 2곳을 팔아서라도 민간병원 운영에 뛰어들려고 합니다. 이건 부산시의 재정 추계나 운영 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산시가 솔직하게 혼자 힘으로 공공병원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역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침례병원 공공병원 추진위원회’나 전담 TF팀을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시민적 동의를 구한 뒤에, 보험자병원을 포함한 공공병원 모델을 보건복지부에 제안하고 협상과 협의과정에서 부산시가 주도권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C 13 / 시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침례병원 공공화! 공론장에서 더 활발하게 논의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특별히 취재해주신 김영 시민리포터, 수고하셨습니다.
김/ 네, 고맙습니다.
라디오 시민세상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산센터 지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기획 퍼블릭액세스 운영위원회
제작 건강사회복지연대/ 천명준
제작지원 김영/ 김주미
진행에 노주원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팟빵] https://dlink.podbbang.com/13af40ac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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