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를 맞은 대연우암공동체 -
부산MBC라디오시민세상
녹음일 : 2025. 8. 22.(금) 10:00 ~ 11:00
방송일 : 2025. 8. 23.(토) 08:30
장소 :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3층 녹음실
출연: 대연우암공동체 손이헌 집행위원장
제작: 대연우암공동체
제작지원 : 김은민 (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팀 미디토리협동조합)



S.G. “라디오, 시민세상”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오프닝멘트
3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가족처럼 어울려 살아온 이웃들이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함께 마을을 깨끗이 정리하고, 둘러앉아 정겨운 아침 식사를 나누는 대연우암공동체 주민분들인데요.
하지만 국유지였던 땅이 부산외국어대학교로 넘어갔다가 다시 민간사업자에게 팔리면서 대연우암공동체가 자리한 터전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대연우암공동체 손이헌 위원장님 모시고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듣고 시작하겠습니다.
MC1 : 오늘<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공공개발을 약속했던 부산시의 입장이 달라지고 민간시행사에 사업이 넘어가면서 평균연령 73세의 주민들이 35년간 살아온 마을에서 떠나게 될 위기를 맞았는데요. 대연우암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주민들의 바람은 또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손: 안녕하세요
MC2 : 대연우암공동체가 위치한 곳은 부산 남구에 있는 옛 부산외국어대학교 우암 캠퍼스 뒷산인데요. 현재 약 55세대가 거주중인 마을의 역사부터 소개해주시겠어요?
손 : 대연우암공동체는 부산시 남구 대연동과 우암동에 위치하고 있고요. 옛 샘물터 산에서 집은 우리가 짓고 땅은 우리 땅이 아닌 점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마을이고 일명 철탑마을이라고도 합니다.
민주화운동시기인 1987년에서 1989년 사이에 마을이 형성되었고 당시에는 68세대의 큰 마을 이었는데 지금은 약55세대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며 공동체 활동을 하는 세대는 34세대 50여명의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고 홀로 세대가 대부분이며 평균연령은 약73세 이상의 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마을이 형성된 이후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었는데요. 처음주민들이 이주 할 때의 토지는 국유지였었는데 외대가 88년도에 매입을 했고 학교 땅이라고 1990년10월에 예고. 계고 없는 강제철거를 한 적이 있고 그 후 명도소송 시달리고 경비원들을 이용한 감시로 많이들 시달려서 주거권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전국의 철거현장을 지원 가서 보고 듣고 배우기도 했습니다. 특별한 것이 있는데 우리공동체는 활동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전혀 없이 주민스스로 조직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속적인 활동으로 자조 자립하는 마을입니다
MC3 : 그렇다면 대연우암공동체는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손 : 대연우암공동체는 작은밥상공동체인 자율반 6개로 구성되어 있고 한 달에 두 번 15일 ,30일에 주민회의를 하고 매주 일요일 마을청소 후 같이 아침을 먹습니다. 봄에는 벛꽃 축제, 가을에는 2001년부터 매년해온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주민한마당 잔치 등 주민수련회와 워크샵 등으로 끊임없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재정은 각 세대 1만원의 회비를 모으고 빈병. 헌옷, 고물, 파지 등 재활용품 수집을 해서 기금을 마련하고 작은 공판장, 커피자판기, 노래방 기계대여 등으로도 재정에 보태고 있습니다.
MC4 : 네 주민들이 공동체를 만들어서 30년 넘게 살아오신 건데요.
2014년에 부산외국어대학교가 금정구로 이전한 후 이 땅의 개발을 둘러싸고 여러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어떤 과정을 겪으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손 : 네, 2014년 외대가 남산동으로 이전 후 외대자체에서 뉴스테이 사업을 계획하고 건설본부까지 만들었으나 취소되었습니다. 2019년 부산시는 외대부지일원에 공공개발을 발표하고 Lh와 MOU까지 체결하고 현거주민들에게는 순환형임대주택에 우선입주 시킨 후 사회적 주거시설을 지어서 제공하여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시와 외대의 소극적인 의지로 외대는 민간개발업자에게 토지를 팔아버리고 현재는 우암PFV개발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이 49층 12개동 2458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 부산시의 특혜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MC5: 애초 공공개발 계획에는 대연우암공동체 주민을 위한 순환형 임대주택 등이 포함되어 있었고 부산시도 약속했었는데, 현재는 없던 일이 됐다는 거네요. 현재 주민들이 공동체 지속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계신데,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손: 부산시와 민간개발이 공동체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아주 간단합니다
주민들은 화려하고 삐까뻔쩍한 집을 바라지 않습니다. 35년을 함께한 공동체 주민들이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모여서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방법은 공공 개발을 접목 시키는 것입니다. 민간개발이 부산시에 약1353억 가량의 공공기여금을 주는데 그 돈의 일부로 현부지 일부에 사회적주거시설을 지어도 되고 아니면 민간개발이 토지를 매입하여 집을 지은 후 임대사업을 해도 되고 아니면 부산시와 협의하여 가이주단지를 건설 후 입주시켜도 됩니다.
그런데 전혀 의지가 없어서 부산시는 민간개발에 미루고 민간개발은 아직 주민들과 한번도 만난 적도 없으니 주민들은 자구책을 마련하여 대항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화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부산시와 민간개발은 주민들을 무시하고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MC6: 결국은 공동체를 지속해달라는 요구사항인데요. 공동체 지속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의미하는 건가요?
손: 아무런 지원 없이 주민들의 피땀으로 일구어놓은 공동체를 쉽사리 해체 시킬수가 없습니다. 평균 연령이 73세인 주민들이 백년대계를 꿈꾸고 35년간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각자도생은 절대 안되지요, 세상은 경쟁과 단절로 신음하고 정부에서조차 공동체 활성화를 위하여 혼신의 힘을 쏟는데 이익을 위한 개발로 인하여 공동체가 해체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떻게 되었던 하늘아래 방 한 칸이라도 함께 살 수 있고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MC7: 그렇군요. 민간 시행사에 땅이 넘어가면서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는데,
공동체를 지속하고자 하는 주민분들의 목소리를 좀 들어보고 싶은데요.
손 : 네 제가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누구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고, 남의 집 제삿날이 언제인지까지 아는 사이예요. 궂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항상 함께하고, 같은 입장 같은 생각으로 살아왔거든요. 멀리 있는 식구들보다도 더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데, 갑자기 개발 때문에 뿔뿔이 흩어진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아요."
또 다른 분은 "매주 일요일이면 주민 모두가 나와서 대청소하고, 아침부터 둘러앉아 함께 밥 먹는 밥상공동체를 없애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고 하셨고요.
"협동조합 만들어서 공동작업으로 곰국도 끓이고, 장아찌도 담그고, 와송을 심어서 와송주도 정성스레 담가요. 둘러앉아서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도 하고 성공담도 나누는데... 이 소중한 공동체가 해체되면 일장춘몽이죠."
어떤 분은 아주 강하게 "우리 공동체 절대 못 없앤다. 철탑 위에 올라가서라도 고공농성 투쟁할 거다"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말씀은... "우리 아들딸 결혼식 때 온 동네 식구들이 와서 하객 없는 우리에게 큰 힘을 줬어요. 그때 옛날 상포계가 생각나면서 정말 사람냄새 나는 살 만한 세상이구나 했는데, 이걸 뺏긴다고요? 악착같이 싸워서 공동체 지켜야죠.“
MC8: 주민분들에게 대연우암공동체는 가족만큼 끈끈한 공동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가고 싶으신가요?
손 : 우리 대연우암공동체의 자랑은 주민스스로가 만들고 어떤 지원도 없이 꾸리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회의하고 누구라도 발언을 할 수 있고 의견을 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전국의 많은 공동체 와 좋은마을 만들기. 건강마을 만들기 등의 마을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태국 심지어 미국 등의 학자나 주민들이 견학을 오는 공동체이므로 이런 장점을 살려서 공동체를 방문하는 분들에게 공동체의 중요성과 운영을 배우고 느끼게 하고 “내가 아닌 우리” 라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73세 이상인 연로한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이용한 경제활동으로 많지는 않지만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활동해서 건강을 얻고 거기다가 수입까지 낼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노후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MC9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손 : 특혜성시비가 있는 개발의 이익을 위해서 주민공동체를 홀대하고 해체시키는 그 사회는 이미 실패 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부산시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15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였고 정부 각 부처에서도
마을만들기와 공동체 건설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실시하였고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이것은 정부나 지자체가 공동체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건설업체의 이익을 위해서 조건 없는 지원을 하고 공동체를 해체시키고 개발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공동체 주민들의 주거의 문제는 서로 나 몰라라 하고 결국 공동체가 해체되면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간개발과 지자체는 개발에만 몰두하여 공동체 주민들의 주거. 이주.공동체 존속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불안하고 막막한 주민들은 철탑을 세우고 공동체를 지지하는 시민들과 단체에서 보내준 현수막으로 동네전체를 도배 해놓을 만큼 상기해있고 불법적인 시도가 있을 때는 연대하는 단체와 강력한 저항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런 비상식적인 것보다 서로대화하고 고민하고 연구하여 사생방안을 찾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민간개발과 부산시. 남구청 그리고 공동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면 큰 어려움
없이 공동체를 존속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의 주체들은 즉각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바랍니다
MC: 평균연령 73세 주민들이 35년간 피땀으로 일궈온 대연우암공동체의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개발과 공동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 해답은 결국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오늘 나와주신 손이헌 위원장님 고맙습니다.
손: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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