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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석면피해도시 부산을 바꾸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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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2023. 3. 25(토) 08:30~09:00 (부산MBC 95.9)
  • 녹음: 2022. 3. 24(금) 10:00~11:00
  • 녹음장소: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3층 라디오녹음실
  • 출연/제작: 노주형(부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제작지원: 박지선(라디오시민세상제작지원팀/미디토리)

3월 24일에 방송된 <석면피해도시 부산을 바꾸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신 노주형(왼) 활동가와 노주원(오) 시민MC, 부스 너머에는 제작지원을 맡은 박지선 활동가와 라디오시민세상 복성경 간사님이 아른거리는 중

 

라디오시민세상 3/25 방송 다시듣기 

 

2023년 3월 25일_[대담] 석면 피해도시 부산을 바꾸는 시민들/[사사] 동네 책방을 연 동네 가수 이내

 

www.podbbang.com


 

[오프닝]

S.G. 라디오, 시민세상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건축 자재 중 하나인 ‘석면’, 한번쯤 들어보셨을텐데요. 한때 이 석면이 폐암, 후두암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되면서 1980년대부터 북유럽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전면 금지됐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 석면 피해자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가 바로 이곳 부산이라고 합니다. 더 놀라운건요. 아직도 석면이 제거되지 못한 건물들이 남아있고, 특히 아이들이 매일 등교하는 학교에도 철거해야할 석면이 남아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부산지역 석면 문제를 살펴보고, 오랜기간 석면 철거 모니터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의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MC 1/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부산지역 석면 문제를 짚어보고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산환경운동연합 노주형 활동가와 함께 합니다. 반갑습니다. 

노주형(이하 노)/ 안녕하세요~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주형입니다.

 

MC 2/ 네,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노/ 네, 저희는 2008년 결성된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에서 사무국을 맡아 활동하고 있구요, 피해자 구제와 석면추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회에는 민주노총, 전교조, 지하철노조, 법무법인 민심, 학부모단체, 석면피해자 등 여러 단체가 모여 석면으로부터 안전한 부산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MC 3/ 10년이 훌쩍 넘도록 많은 단체들과 함께 석면 추방활동이 이어져오고 있었군요. ‘석면’이 발암1급 물질이라고 들었습니다. 대체 무엇이길래 인체에 그토록 해로운건가요? 

노/ 네, 석면은 불멸의 물질, 기적의 광물로 불렸던 물질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석면은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내마모성, 절연성, 내열성, 섬유성, 방부성, 내화성이 뛰어납니다. 그러다보니 차량의 브레이크, 전선에 씌우는 피복재, 보일러, 슬레이트 지붕, 화재방지 등 일상의 다양한 부분에서 쓰였습니다. 특히 학교 교실의 천장텍스, 음악, 방송실의 흡음재 등 학교시설에도 많이 있다보니 거의 전 연령에 걸쳐 알게 모르게 석면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기름이 잘빠진다고 슬레이트에 삼겹살을 많이 구워드셨다고 하시더라구요. 화단에 가벽으로 세워놓기도 하고 멋모르고 부수고 다니기도 하셨습니다.

이렇게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있던 석면, 이 물질의 위험성이 2007년 12월 세상에 밝혀지게 됩니다. 바로 석면공장에서 일하셨던 고 원점순씨가 악성중피종 석면피해소송 승소판결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날카롭고 가벼운 석면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데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옵니다. 한번 들어오면 잘 빠지지 않구요, 내부에 박혀 암을 비롯한 폐질환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잠복기가 10년~40년에 이를 정도로 길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MC 4/ 듣고 보니 정말 위험한 물질이네요. 그런데 석면 피해자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가 부산이라고 해서 더 놀라운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노/ 네, 부산은 충남에 이어 두 번째로 석면피해 인정자가 많은 곳입니다. 충남에는 석면광산이 있어 광산개발에 의한 피해자가 많았었구요. 부산은 1969년부터 1992년까지 국내 최대의 석면공장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문현동 돌산마을, 좌천동 매축지마을, 범일동 안창마을, 감천문화마을 등지에는 노후 슬레이트 밀집지역이 많이 있었구요. 영도 깡깡이마을, 용호동 일대에도 석면 소재가 많이 쓰이는 조선소와 수리조선소가 있었습니다.

인구가 많기도 한데 석면이 있는 사업장과 공간이 많다보니 그만큼 직업성, 환경성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석면에 의한 질환이 호흡기질환과 비슷해 석면질환인지 잘 모르고 계신 피해자가 아직 많이 계신다는 겁니다. 

 

MC5/ 그럼, 앞서 말씀하신 ‘피해자 구제 활동’이라는게 바로 그런 분들을 찾아내는 활동을 말하는 건가요?

 

노/ 네, 맞습니다. 석면공대위의 첫 활동이 바로 피해자 구제활동이었습니다. 연산동에 있던 제일화학 석면피해 노동자 구제를 시작으로 피해자 운동을 진행했구요. 다방면으로 활동한 결과 2010년 ‘석면피해구제법’을 제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법을 바탕으로 피해자 발굴이나 지원이 더 활발해졌구요. 활동을 하다보니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석면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2017년부터는 학교 석면 철거 현장에 모니터링을 가기 시작했구요. 교육청과 함께 모니터링을 다니고 규정을 개선하고 더 꼼꼼하게 더 철저하게 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미흡한 곳은 시정조치를 요구하거나 보고서를 만들어 현실태를 언론에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MC6/ 그렇군요. 석면 철거 현장 모니터링을 학교부터 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 

 

노/네, 석면은 잠복기가 10년에서 길게는 40년까지 간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그러다보니 어릴 때부터 석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지 알리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라는 기관은 교육청이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학교를 추적·관찰하기에 용이합니다. 지속적인 보건환경교육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60대 이상의 인정피해자는 전체 피해자의 8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들도 많이 있구요. 석면피해구제법을 만들었지만 석면질환인줄 모르거나, 알아도 어디서 어떻게 지원을 받아야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학교라는 공간은 이런 제도를 소개해 예방과 구제가 가능하게 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C 7/ 그렇다면 학교에서의 석면 철거 모니터링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될까요? 

 

노/ 네, 모니터링의 주요 활동은 ‘점검’입니다. 점검은 사전청소 점검, 비닐보양 점검, 잔재물 점검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냉난방기, TV, 책장 같은 대형제품은 한번 설치하면 위치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처음 설치할 당시 주변에 떨어진 석면이 있을 수 있겠죠? 이러한 잔여 석면을 제거하는 것과 함께 교실 내 날카로운 부분을 제거한 뒤 점검을 받는 ‘사전청소’ 점검이 있습니다. 이 점검이 마무리되면 석면해체구간을 전부 비닐로 덮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석면 해체시 날리는 석면가루를 막기 위해서인데요. 이 작업이 마치면 비닐보양점검을 가게 됩니다. 이중으로 보양을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중간 중간 구멍이 나거나 외부 환경에 의해 비닐이 떨어지는 등 꼼꼼하게 점검을 하고 음압기를 가동해 외부로 비산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점검을 하게 됩니다. 

이 점검이 끝나면 해체작업을 하고 혹여나 떨어져있는 석면 잔재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점검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잔재물이 발견되면 재청소를 하거나 재점검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까지가 모니터링단이 하고 있는 일이고요. 이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나면 무석면텍스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석면해체공사 전 비닐보양작업을 꼼꼼히 체크하는 모니터링단(사진출처_부산환경운도연합 페이스북)

 

MC 8/ 석면 해체 현장을 점검하는 시민 모니터링단의 역할이 정말 중요겠네요. 이러한 모니터링단은 어떻게 꾸려지게 되나요?

 

노/ 네, 모니터링단은 학교장, 학부모, 감리, 외부전문가, 시민단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사관계자 외 외부인의 출입은 통제되기 때문에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석면 해체·제거 공사를 하는데요. 그 시기에 맞춰 모니터링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모집된 모니터링단은 석면의 위험성과 모니터링 방법에 관한 교육을 듣게 됩니다. 학교별 점검일이 나오면 각 학교를 방문해 점검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학교마다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점검에 소요되는 시간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평균 1~2시간 전후로 점검활동을 하게 됩니다. 

교육청 점검 메뉴얼에 따라 점검을 진행하고 있구요. 석면해체 과정에서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보완요청을 드리기도 합니다.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직접 해체하는 해체공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꼼꼼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MC 9/ 최근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도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요?  

 

노/ 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각 시기별 점검이 끝나면 보고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나온 결과보고서는 겨울방학 동안 이루어진 점검활동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언제 어느 학교를 가서 점검을 했는지, 각 점검별로 평가를 적어놓았습니다. 매뉴얼을 잘 지키는 학교가 있는가하면 소홀한 학교도 있는데 점검시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어떤 부분이 잘되었는지를 취합해 놓았구요. 안전을 소홀히 한 곳은 공사를 중단시키기도 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부산에 남아있는 석면학교의 경우 설립별, 구군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부산에는 616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고, 그 중 552개의 학교에서 석면을 퇴출시켰습니다. 이제 64곳의 학교, 전체 초중고 학교의 10% 해당하는 정도가 남아있는데요. 그 중 설립별로는 초등학교 38개교로 아직 많이 남아있구요. 구군별로는 부산진구에 11개교 정도가 남아있어 타구군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해체 비율로 보면 내후년쯤에는 부산도 완전 무석면학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MC 9-1/ 그렇군요. 이 방송을 듣고 계신 학부모님들은 더더욱 모니터링 결과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이 보고서는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노/ 네, 이 보고서는 부산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pusan.kfe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검색창에 ‘부산환경운동연합’을 검색하시면 쉽게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MC 10/ 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 석면은 분명 위험한 물질입니다. 하루빨리 치워야 될 물질입니다만, 저희는 신속한 철거보다는 안전한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사일정에 맞춰, 공사기간에 맞춰 급하게 작업하다보면 실수가 생기고 피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석면해체업체는 보다 안전하게 철저한 작업을, 교육청과 노동부는 안전성 평가기준의 강화로 안전한 작업을, 시민은 석면의 위험성을 알고 예방하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에서 직업, 환경성 석면질환을 검사할 수 있으니 질환이 의심되시면 꼭 이용해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MC10/ 네, 부산환경운동연합 노주형 활동가와 함께 부산지역 석면문제와 오랜기간 이 문제를 감시하고 해결하고 있는 시민모니터링단의 활동을 살펴보았습니다. 자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노/ 네, 고맙습니다. 

 


2023 겨울방학 학교 석면 해체·제거 공사 모니터링 결과보고서 가 궁금하다면?!

부산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https://pusan.kfem.or.kr/board/act03/detail/16111/page/1

 

부산환경운동연합

안녕하세요. 부산환경운동연합입니다.

pusan.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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