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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예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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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예술인들>

 

 

● 방송 : 2025. 7. 5. (토) 08:38-09:00 (부산MBC 95.9Mhz)

● 제작/출연: 이동근 작가, 김경화 작가  

● 제작지원: 황지민 (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노주원

 

 

[오프닝]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최근 건설사의 참여 포기로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28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과연 부산의 미래를 위한 걸까요? 

오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예술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두 분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0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반대 예술행동에 나선 예술인들의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제 옆에 이동근 작가님, 김경화 작가님이 나와 계신데요. 두 분, 청취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동근 /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사진가로 활동하는 이동근입니다. 

 

김경화 /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예술 중에서 설치미술 작업을 하고 있는 김경화입니다.

 

MC 02 / 네, 반갑습니다. 우선 두 작가님께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에 예술가로서 직접 목소리를 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동근 작가님부터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동근 / 예전부터 가끔 가덕도에 들렸습니다. 제가 사진가이다 보니까 사진도 찍고 그러면서 가덕도에 들렀는데 가덕도에는 부산에 있지만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어 쵤영할 겸 한 번씩 들리던 곳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말들은 들어왔지만, 설마 이곳에 공항이 들어서기야 할까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때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폐기가 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정이 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갑자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고시가 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경화 / 저는 2023년 4월에 열렸던 <가덕본색>이라는 행사에 주변 작가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가덕본색>은 가덕도 국수봉 동쪽해안 절벽을 따라 자생적으로 자라난 약 2,500주의 동백군락지 숲에서 진행되었는데, 가덕도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공연, 가덕도 신공항의 문제점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가덕도와 안타까운 상황이 피부로 다가왔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MC 03 / 네,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지금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짚고 넘어가면 좋겠네요. 최근 시공사였던 현대건설이 사업 참여를 철회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이동근 / 얼마 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 기간에 대한 이견으로 사업 불참을 선언하였는데요. 저는 완공 후 책임의 문제가 그러한 결정을 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간사이 공항이 연약지반이 20미터임에도 완공 후 6년 만에 10미터 이상이 가라앉아 엄청나게 많은 예산이 더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가덕도는 수심 20-30미터에 연약지반 층이 60미터나 되며, 섬에 만들어지는 육상 구간과 매립지에 만들어지는 해상 구간이 다르게 침하하는 부등침하가 발생하여 안전상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아마 이런 안전 문제에 대한 책임 때문에 건설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MC 04 / 네, 부산시나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데, 그럼 두 분은 이 사업의 핵심적인 문제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또 가덕도 신공항이 부산에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경화 / 정치권은 가덕도가 마치 부산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안처럼 여론을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덕도는 최고 12m 높이의 파도가 밀려오는 태풍의 길목에 있고, 앞서 이동근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부등침하(不等沈下)가 발생하여 안전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덕도는 안개와 강풍이 잦고 조류충돌 위험이 무안공항보다 200배 이상 높기 때문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성이 어느 곳보다 높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국책사업이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이나 안전성을 무시한 채 포퓰리즘에 휘둘려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동근 / 덧붙이자면 주민들의 삶도 위협받고 있는데요. 주민들 안에서도 찬반 의견이 나뉘어 있지만 대항, 새바지, 외양포 세 개의 마을이 없어지는데 특히 외양포 마을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외양포 마을 지금 현재 32 가구가 살고 있는데, 땅의 소유권이 국가에 있기 때문에 보상금이 얼마 되지 않아서 전세를 얻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곳에서 80년을 살아왔는데, 신공항 사업으로 평생을 살던 집에서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외양포 마을의 어르신들은 넋을 놓고 있습니다. 120년 전에는 일본군에 의해, 지금은 우리 정부에 의해 삶의 자리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생업을 영위하던 이곳에서 나가면 어디서 어떻게 살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MC 05 / 말씀을 듣다 보니, 경제 논리라는 이름 아래 어떤 위험들이 외면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면 두 분께서 그 현장을 예술로 어떻게 표현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경화 / 저는 가덕도 하늘을 날아다니는 철새들의 모습을 깃발에 담았는데, 붉은색 천에 솔개, 왕새매, 솔부엉이 등 가덕도에서 관찰되는 맹금류들과 큰고니, 백로, 기러기 등 낙동강하구의 철새들을 바느질로 수를 놓았습니다. 인간이 듣지 못하는 새들의 외침과 자연의 경고를 깃발에 담아 펄럭이게 설치하거나, 예술행동에서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동근 / 저는 작년 여름부터 ‘가득한 가덕’이라는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일곱 명의 작가, 그리고 자연과 역사의 전문 자문위원들과 함께 탐방,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그 결과를 전시하였습니다. 그 전시로 많은 관람객들과 가덕도의 상황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정기적인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작업으로는 외양포 마을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낡은집-요새사령부로부터'라는 작업으로 외양포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낡은 집을 중심으로 80년 동안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와, 다른 한편으로는 100    년 전 그곳에 있었던 일본 군인들의 이야기를 자료를 중심으로 만든 작업입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4일에는 전국의 작가들이 모여 ‘가덕도 신공항 반대 예술행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전국에서 모인 60여 명의 작가들이 외양포 마을에서 다양한 형태로 작가들의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날 현장의 분위기와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왔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인서트] ‘가덕도 신공항 반대 예술행동’ 현장음(34초)

양진호 선생님 노래 + 참여 예술인 발언 + 구호

“공사를 시작한다 그러면 우리 예술가들이 여기서 점거 투쟁 들어가겠습니다. 우리가 실려 나올 때까지 점거할랍니다. 여기서 그림 계속 전시합니다.”

“가덕 백 년 숲 가덕도 신공항 반대” 

 

MC 06 / 네, 행동하는 예술의 의미는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데요. 김경화 작가님은 예술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김경화 /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만, ‘가덕도 신공항 반대 예술행동’에서 목포에서 참여한 홍성담 작가님이 “예술이 전시장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만약에 신공항 공사를 강행한다면 외양포 엄폐 막사와 탄약고, 포진지 등을 활용하여 ‘벙커미술관’을 만들어 전시를 하고, 온몸으로 막아내자”라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예술행동이 선보인 춤과 노래, 시 낭송, 걸개그림, 각종 퍼포먼스 등이 신공항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덕도를 구할 수 있을지, 예술행동의 저항이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예술은 계속 질문하고 발언하고 기록하고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MC 07 / 말씀을 들어보니 예술이라는 게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고, 묻히는 것들을 재조명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이 가덕도를 직접 오가며 마주한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이라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동근 / 가덕도는 생명이 숨 쉬는 땅입니다. 일제강점기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100년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백 년 숲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국내 최대 중의 하나인 자생 동백 군락지가 있으며, 그 일대는 수많은 동식물의 보금자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덕도는 역사가 깊은 곳입니다. 외양포 마을 인근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의 요새진지가 완벽하게 남아 있습니다. 조개패총을 비롯한 선사시대의 유적, 조선시대의 왜성과 진성, 그리고 그곳을 터전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넘치는 곳입니다. 

 

김경화 / 저희는 단순히 개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역사가 기억되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내일을 함께 고민하자는 요청입니다.

가덕도를 제발 한 번만이라도 꼭 다녀가시길 부탁드립니다. 

 

MC 08 / 네, 두 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예술이 사회문제에 어떻게 나설 수 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이동근 작가님, 김경화 작가님, 고맙습니다.

 

이동근, 김경화 / 고맙습니다.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팟빵] https://podbbang.page.link/FLAm8TMXsLoSacko9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2025년 7월 5일_[대담]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예술인들/[사람과 사람]손재주꾼 박순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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