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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여성 대리기사의 현실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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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 여성 대리기사의 현실을 말하다 ]

 

 

 

방송: 2025. 1. 18(토) 08:38~09:00 (부산MBC 95.9)

녹음: 2025. 1. 16(목) 20:00~21:00

녹음장소: 센텀시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3층 녹음실

제작/출연: 카부기공제회 이미영 공동회장

제작지원: 이세은(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팀 010-9509-6616)

 

 

<오프닝>

S.G. “라디오, 시민세상”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어둠과 벗하고, 술 취한 사람들을 상대로 일하고, 여명이 밝아오면 없어지는 사람들. 밤의 유령.'

어떤 사람들에 대한 영국의 한 일간지의 표현인데, 누가 떠오르시나요? 그들은 바로 대리운전 기사입니다.

취객을 상대해야 하는 대리운전기사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되어 있죠. 특히 여성 대리운전기사의 경우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차를 거부당하고 성희롱, 폭언 등으로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대리운전 기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송>

MC 1: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대리운전 기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카부기공제회 이미영 공동회장님이 갑자기 일이 생기셔서 직접 스튜디오에 모시지 못하고 전화로 연결해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미영 회장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이미영 : 안녕하세요.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는 이미영입니다.

 

MC 2: 네, 반갑습니다. 대리운전 기사님들은 주로 밤에 일을 하실 텐데, 근무시간이 어떻게 되나요?

 

이미영: 네, 대리기사분들은 보통 저녁 6~7시쯤 출근을 해서 다음날 새벽 3~ 4시쯤 퇴근합니다.

멀리 콜을 받아서 가는 경우는 퇴근 시간이 많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낮콜을 타기 때문에 오후 두세시쯤 출근을 하긴 하는데, 요즘은 거의 낮콜이 없습니다.

 

MC 3: 그러시군요. 장시간 야간노동을 하다보면 힘든 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떠세요?

 

이미영 : 아무래도 그렇죠. 야간노동이 심혈관계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기능성 위장장애 등 소화기 궤양의 위험도 높인다고 알려져 있어요. 대리기사들이 그런 질병을 갖고 있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추위, 더위도 무척 힘이 들고요. 콜이라도 많으면 운행을 하느라 그나마 추위나 더위를 견딜 수 있는데, 요즘같이 콜이 없는 때에는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더 힘든데요, 부산은 4군데 이동노동자 쉼터가 있긴 한데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MC 4: 질병의 위험부터 추위와 더위까지.. 야간 노동이다 보니 역시나 힘든 부분이 많으시니데요, 그런 부분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나요?

 

이미영 : 2023년부터 산재가 적용돼서 업무중 사고에 대해서 산재보험 적용을 받고는 있습니다만, 대리기사들은 상시, 장기 야간근무노동자들입니다.

국제보건기구에서는 장기 야간근무를 발암2급 물질로 규정하고 있고, 실례로 심혈관계 질환. 뇌경색이나 급성심경경색 등으로 근무 중 쓰러지거나 돌아가시는 분도 계십니다.

경제적 약자가 대부분인 대리기사들에게 이런 병마가 찾아오면 그날로부터 경제적인 파탄이 시작됩니다. 이를 우리들 스스로 해결해보고자 카부기 공제회라는 공동체를 만들었는데, 역부족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MC 5: 혹시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지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미영 : 저희들이 항상 주장해왔는데요. 표준요금제나 표준계약서는 부산시 조례에도 있습니다. 강제성이 없다보니까 업체마다 거의 실행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산에는 이동노동자쉼터가 4곳이라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컨테이너식 간이쉼터가 몇 군데 있을 뿐이고, 아예 쉼터가 없는 곳도 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프고 다쳐서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상병수당이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MC 6: 그럼 이번에는 여성 대리기사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데요, 현장에서 겪는 차별이나 불편한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까요?

 

이미영 : 제가 대리운전을 시작한 지 12년이 되었는데요. 그때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가끔 여성대리기사라 함부로 대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주 가끔은 성추행을 하시는 분도 계시구요. 여성이기에 운전을 못할 거라 생각하시고, 취소를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심야 화장실 문제도 힘든 부분입니다. 특히 여자 기사들은 거의 물을 마시지를 않습니다. 소변을 너무 참아서 방광염에 걸리거나 방광염이 심해서 신우신염에 걸리거나, 그런 것을 경험한 여자 기사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속해있는 카부기 공제회에서 심야개방화장실 어플인 <한밤의 해우소>를 만들어서 무료로 배부하고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에서 모든 분들이 다운받아 사용 가능하십니다.

 

MC 7 : <한밤의 해우소> 어플, 기사분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겠네요. 이런 활동을 하는 카부기공제회가 어떤 조직인지도 궁금합니다.

 

이미영: '카부기'는 '카드라이버 부산울산경남 대리기사'의 줄인 말로 부울경 대리기사들의 공동체입니다. 카부기공제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앞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대리기사들은 실직이나 사업 실패 등의 요인으로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리 일을 선택하게 되는 분이 대다수입니다. 그러다보니 독거기사분도 많고 연령대가 5,60대가 전체 60%이상을 차지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건강보험조차 납부하지 못한 분들도 계십니다. 2016년 대리기사들의 커뮤니티인 카부기밴드를 개설해서 대리기사들의 소통의 장으로 이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수시로 안타까운 사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사고 소식, 고독사 소식 등 참으로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 전해졌습니다.

그런 분들을 도와보자 해서 모금을 시작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7명에게 4700여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우리끼리라도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2021년 1월 90명으로 카부기 공제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MC 8: 어려움이 너무 많다 보니 자발적으로 공제회를 만드셨다는 말씀이네요. 카부기 공제회가 3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그간에 해왔던 활동들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미영 : 저희 카부기공제회는 월 회비가 15000원입니다.

그 회비로

-입원이나 수술등에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고

-사고 면책금 20만원 지원

-경조사 각 10만원과 조화 그리고 전회원대상 모금통장을 개설해서

기쁨과 슬픔에 함께 동참하고 위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입원.수술비(99명)47,810,000원

사고면책금(83명)15,550,000원. 경조사비(36명)3,600,000원과 32,000,000원 모금액해서 전달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부산형 사회연대 기금과 협약해서

-소액대출 50명에게 100만원.

또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의 도움을 받아

-소액대출 35명에게 15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혹서기에는 무료생수나누기. 혹한기에는 장갑과 핫팩나누기.

5월에는 봄소풍 12월에는 김장나누기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모임을 만들어 매월 모임을 가지고 소통하고 있으며

개인차를 서로 공유하여 이동하기, 무료 합류 등으로 콜타는 것과 퇴근하기 등에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또 지역회원들의 어려운 소식이 들리면 위로하고 격려하고 모금으로 작으나마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MC 9 :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부터 위로와 격려까지 정말 같은 일을 하는 사람끼리 만든 의미 있는 공동체 같은데요, 그런데 카부기공제회가 여성대리기사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밤의유령>도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셨나요?

 

이미영 : 2023년 3.8일 세계여성의 날에 노회찬재단과 카부기 공제회 공동으로 부산 서면 등지에서 여성시민들에게 장미꽃을 나눠드리는 행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노회찬 재단에서는 안전에 취약한 여성대리기사들에게 바디캠을 지원해 주셨는데, 뭔가 의미 있는 작업을 해보자라는 뜻에서 바디캠으로 여성대리기사의 일상을 다큐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여성대리기사로 살아가면서 힘든 점도 많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우연찮게 부천노동영화제에서도 상영이 되었고, 지난해 부산독립영화제 개막작에다가 심사위원 특별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답니다.

 

MC 10 : 와~ 수상까지 했다니 대단한데요, 안전을 위한 바디캠 촬영이 다큐멘터리로 탄생하게 됐다니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요즘 엄청 불경기잖아요. 이미영 회장님이 느끼시는 요즘 업계 상황도 궁금합니다..

 

이미영 : 장기간의 불황으로 인해, 대리기사 유입은 급증하고 있고, 콜수는 극감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다 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대리요금이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3만 원짜리 대리요금이 2만 원이 되고 심지어는 반값이 되어도, 금방금방 사라집니다.

또한 업체는 수수료 외에도 출근비. 프로그램 사용료. 취소비 심지어 카드수수료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표준요금제와 표준계약서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합니다.

 

MC 11 : 정말 어려운 현실인데요, 말씀하신 요구 사항들이 하나하나 해결돼서 기사님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카부기공제회의 앞으로의 계획과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있다면 해주실까요.

 

이미영 : 저희가 90명으로 출발해서 현재 450여 명이 되었습니다.

사단법인화를 준비하고 있고요. 수익사업으로 '동행콜'이라는 대리콜 사업을 잘 활성화해서 공제회 자본이 늘어나면, 공제품목도 늘리고 지원금액도 높여서 대리기사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어려운 분들께도 작은 도움이라도 될수 있는 공제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는 법적인 문제로 표준요금제나 표준 계약서가 꼭 실행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동노동자들의 쉼터가 곳곳에 설치돼서 덥고 춥고 비올때 서럽지 않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회원 1000명을 목표로 전진합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요즘 너무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희 같은 취약노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잘 이겨내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기도합니다.

 

MC 12: 네, 오늘은 이동노동자, 대리운전 기사의 현실에 대해 직접 들어봤는데요, 말씀 나눠주신 카부기공제회 이미영 공동회장님 고맙습니다.

 

이미영: 고맙습니다.

 

<라디오 시민세상>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산센터 지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기획 퍼블릭액세스 운영위원회

제작: 카부기공제회 공동회장 이미영/ 박찬진

제작지원: 이세은, 김주미

진행에 노주원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팟빵] https://www.podbbang.com/channels/8717/episodes/25077791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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