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원래 공동체 상영이 있었습니다.
황사와 세찬비가 내리던 날이라
많은 분들이 오시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비도 강,원래를 위해 저녁시간엔 잠시 멈추어 주었고.
관심이 깊은 분들과 어린 친구들이 제법 와주었습니다.
진지하게 보는 중입니다.
늦은 시간이 되어선, 아이들이 집에 가야한다고,
먼저 박배일감독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먼저 가는 친구들에게 소감을 물었으나,
쉬이 들을 수 있는 소감은 아니더군요.
끝나고 조촐한 뒷풀이도 하였습니다.
뒷풀이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어요.
4대강사업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던 저는 아니었습니다. 항상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더 급한 것부터 해결하자고 생각하는 버릇도 있었습니다. 당장의 눈앞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니깐, 이라는 핑계를 가지고 말이죠. 그런데 2009년의 어느 여름날 병산서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서 가는 탐방이었는데, 얼떨결에 따라가게 된 것이죠. 1박2일의 일정에서 첫째날은 병산서원앞 모래톱에서 영화를 보았고, 노래를 불렀고, 4대강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역시 당장의 시급한 문제로 느낄 수는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그곳에서 출발해서 하회마을을 거쳐 어딘가로 걸어갔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강을 파헤치고 있던 모습, 그리고 공사초기여서 그랬는지 한쪽에는 공사장 바로 옆에는 이쁜 모습을 간직한 강과 들판이 즐비한 그 곳에서 이것이 당장 시급한 문제이고, 정말 큰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난 이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었습니다. (물론 회피하고 있는지도....) 그래서 강,원래 프로젝트를 만드신 여러분들께 마음의 박수를 보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불편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이 변해가는 모습과 그 속에서 사람들이 갈등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말이죠.
<강길>을 시작으로, <땅>, <농민being>, <죽지 않았다>, <비엔호아>, <강에서>, <저문강에 삽을 씻고>의 순으로 보면서.
<강길>을 보면서 병산서원의 앞 마당을 보면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땅>을 보면서, 장진수씨의 땅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할까하는 의문과 함께, 우리는 서로에게 화내는 일에 익숙해져있다라는 생각, 그리고 언제나 그 방향은 수직으로 가지 못하고 수평으로 향한다는 것을.
<농민being>에 갑자기 출연한 김문수씨가 박수를 치는 것을 보면서, 희생은 언제나 약자에게 강요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입을 찢어 버리고 싶은 생각이 문득....), 그리고 마을공동체의 엇갈린 선택이 모두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 지를.
<죽지않았다>에서는 아직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살짝 비치는 듯도 하였으나, 그러기엔 너무 많이 나갔다는 것을, 무엇을 위해서 그들은 그 일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비엔호아>에서는 우리의 추억은 이제 진짜 되돌릴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렸다는. 그리고 이 사업이 단지 자연을 훼손하는 일만이 아닌 우리의 추억까지도 훼손하는 일임을.
<강에서>는 아이의 추억마저도 난도질하는 저들의 몰상식함을.
<저문 강에 삽을 씻고>에서는 자연의 훼손 뿐만이 아닌, 그들의 성과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그리고 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자, 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의 생활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누가 좋자고 이런 짓들을 하는 건지.
성과를 가져가는 건, 이명박씨와 그의 팀.
이익을 가져가는 건, 건설업계에서 힘 좀 쓰신다는 윗분들.
그에 반해,
우리는 강도 빼앗기고, 추억도 빼앗기고, 중간착취로 노동자들 돈도 빼앗기고, 지역 일자리 창출은 다 뻥이고,
0.00001%를 위해 대부분이 희생당하는 이 사업,
슈퍼 뻘짓!!!! 이라고 하는 수밖에 없네요.
아, 한가지 반가운 소식이라면,
4대강사업으로 인해, "강,원래" 팀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 정도 일까요.
생활기획공간 통, 공동체 상영은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영상이 나오면 그 때에도 공동체 상영으로 다시 만날께요!
글쓴이: 생활문화공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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