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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부산 투쟁현장을 예술로 담아내는 ‘투시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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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부산 투쟁현장을 예술로 담아내는 ‘투시화 프로젝트’>

 

 

 

[오프닝]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김보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설 연휴 편안히 잘 보내셨나요? 바쁘게 달려온 일상을 잠시 멈추고,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의 안부를 나누고, 숨 가빴던 호흡을 한숨 고르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이 잠시 멈춰있는 동안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오늘은 부산의 노동 투쟁현장을 예술로 담아내는 <투시화 프로젝트>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왼쪽부터 김기영, 배가영

 

 

[본방]

MC 01 / 우리 사회는 누군가의 노동이 있기에 서로를 지탱하며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노동자들이 그들의 노동에 대한, 인간에 대한 존엄을 위협받고 있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힘겨운 투쟁에 나서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러한 부산의 투쟁현장을 기록하고 예술로 담아내는 <투시화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에 김기영 씨, 배가영 씨 자리해주셨습니다.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릴까요? 

 

김기영 / 반갑습니다. 신진문화예술행동 흥 현장제작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기영입니다. 

 

배가영 / 안녕하세요. 현장제작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가영입니다. 반갑습니다.  

 

MC 02 / 네, 반갑습니다. <투시화 프로젝트> 이름만 들었을 때는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프로젝트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김기영 / <투시화 프로젝트>는 투쟁현장 가시화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우리 사회를 진보시키는 투쟁을 기록하고 담아내는 흥의 새로운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활동기간은 21년 전체였다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먹고 살기 위한 타 사업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현장과의 소통과 만남을 이어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고 일단락된 사업장도 있구요. 그렇지 못한 사업장도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론 흥의 현장제작팀이 중심이 되어서 참여를 했어요. 타 예술인들에게 제안을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체질을 바꾸자라는 작년이었던 것 같아요. 올해는 더 많은 예술인들이 투쟁현장을 찾을 수 있도록 판을 키워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MC 03 / 네, 투쟁현장을 가시화 한다는 의미이군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이유가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이유입니까?

 

배가영 / 흔히 사회적 의미가 있는 것을 가시화시킨다는 이야기를 하죠. 그 다음 과정이 공론화의 과정이 될테구요. 저희 흥은 투쟁하는 현장이 분명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가혹하고 힘들다는 것도 꼭 알고 있고요. 문제는 세상 사람들이 너무 바쁘고 그렇게 때문에 현장에 관심을 쉽게 주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시급한 문제가 그 투쟁에 대한 기록과 보여주기 위한 가시화다. 라고 생각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기영 / 가영 씨 말씀에 덧붙이자면, 흥이 마냥 먹고 살려고 기획하는 것 아니라 좀 더 사회를 좋게 변화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예술 혹은 기획을 하는 집단이라면 사고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진정성은 더더욱 중요하겠죠. 일종의 탁상공론을 계속 하다가 그것을 부수고 다시 현장으로 나가고자 마음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MC 04 / 네,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인 것 같은데요. 앞서 가장 시급한 것이 ‘투쟁에 대한 기록과 가시화’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노동 투쟁의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기록하고 드러내고자 하셨을까요? 

 

김기영 / 투쟁현장에 인간적인 처지가 잘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언론과 미디어가 노조와 노동자의 활동을 왜곡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특히 파업이나 장기투쟁으로 나서면 더더욱 노동자들과 노조를 불편한 존재로 만들어버리죠. 사실 만남을 가질 때 처음엔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고 ‘현장이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개인적인 스토리도 상상하고 만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몇 차례의 만남과 여러 현장을 보다 보니깐 결국 그들이 가진 그대로의 스토리로도 충분히 설득력있고 진보적이다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아요. 기록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의 이야기인데 너무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주목받지 못 하는 곳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바라는 세상에 대한 상상은 거시적이고 담대할 수 있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실천은 좀 더 세심해야하고 얇디 얇은 레이어의 축적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예술적 실천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MC 05 / 네, 세상의 변화를 위한 예술적 실천, 알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어려운 것 같기도 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진행하는 건가요? 

 

배가영 / 먼저 주변에 사람들한테 어떤 사안들이 있는지 현장 리스트를 받거나, 저희도 검색을 해보고요. 현장과 연락을 취한 뒤에 미리 알고 갈 사안들에 대해서는 나왔던 뉴스라든지 미리 검색을 해보고 갑니다. 보통 농성천막이나 주요 투쟁현장으로 가서 프로젝트 소개를 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하고요. 그날 저녁에 있을 집회에 참석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가 문화예술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활동가이고 예술적 언어로 이런 현장들을 알리고 싶다고 그래서 시작했다고 하면 대부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십니다.

그리고 흥 구성원별로 역할이 주어져 있는데요. 구성원 중에 여기 없는 배보성 씨는 인터뷰를 하며 서기를 하구요, 저는 일러스트로 표현할 사진을 찍습니다. 현장에서 돌아오면 옆에 계신 기영 씨가 녹음파일과 서기내용을 바탕으로 녹취록을 작성하고 편집해서 블로그에 정리해요. 지금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쓰고 있고요. 앞서 말한 보성 씨는 여러 현장의 이야기를 함축한 음악을 만드느라 요즘 창작의 고통을 앓고 있구요. 제가 찍은 사진은 흥의 공식 웹툰작가 윤석현 씨한테 부탁을 해서 일러스트로 그분이 그려주시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한 게 없는데요.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는 진짜 지도를 디자인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글, 그림, 음악을 모아 커다란 지도로 디자인할 계획입니다.

 

MC 06 / 네, 창작물이 궁금해지는데요. 투쟁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김기영 / 아무래도 생전 모르는 사람들이잖아요. 저희가. 청년들이 연락이 와서 만나자고 하면 저라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경계심이 들 것 같아요. 한참 싸우고 계시고 있는 분들이다 보니. 특히 몇몇 사업장은 일면식이 아예 없는 사업장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엄청 경계하시는 눈빛이나 행동들이 좀 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흥이 여러 사업장에 연대공연도 가고 문화제에 나섰고 이 바닥에서 유명한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시간을 함께 가지다보면 그래도 믿을만해 보였는지 자기 이야기를 쏟아내 주시고 꼭 잘 전달해달라고 신신당부 하셨던 모습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흥 또한 앞으로 몰라뵙는 사업장이 없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되었습니다. 

 

MC 07 / 네, 사실 가장 궁금했던 게 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떤 투쟁현장과 함께 하셨을까였거든요.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배가영 /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록한 현장은 다섯군데인데요. 서면시장번영회 / 마트노조 홈플러스 가야점 / 현대자동차 판매연대 / 한진중공업지회 / 김해공항 미화노동자 까지 이렇게 5곳입니다.

서면시장 번영회는 노동자가 서면시장 회장단의 부정한 운영을 폭로하고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고요. 지금도 수요일 마다 집회가 열리고 있어요.

마트노조는 다행히 잘 해결되었는데요. 홈플러스 본사가 전국적으로 주요 지점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이 보였고, 부산에서는 제일 큰 가야점을 폐점하면서 노동자의 일자리를 없애고 개발이익을 독점하려는 사건이었어요. 지금은 가야점을 재건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판매연대 역시 대리점을 다발적으로 폐점하면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구요. 특수고용노동자이다 보니깐 현대자동차는 본사의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포함되어 있어요.

한진중공업은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노동자의 복직과 조선소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수십년간 벌이고 있구요. 릴레이 단식을 지금도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해공항은 문재인정부의 말만 번지르르 했던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폐해였는데요. 직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를 만들어 고용하다보니 오히려 용역 때보다 못한 정규직이 되어버렸고 노조에 대한 탄압도 멈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MC 08 / 네, 투쟁현장을 기록하면서 공통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되셨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기영 / 투기라고 부르는 ‘가진 사람들의 돈 놀음’이 생각보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부분의 현장이 부동산에 대한 투기와 연관이 되어있더라구요. 현장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꾸준히 노동하기 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그리고 불로소득이라 불리는 것을 조장하는 사회를 같이 지적하게 되었어요. 금융과 주식은 결국 돈 놓고 돈 먹는 거예요. 새로운 게 아니라 내가 벌기위해 남이 잃어야하는 무한경쟁의 시스템이죠. 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거나 혹은 잃을 처지에 있어도 일확천금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거부하고 계셨어요. 그 분들은 공평한 시스템과 제도로 이 세상이 바뀌길 원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MC 09 / 네, <투시화 프로젝트>를 통해서 말씀하신 사회적 문제와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많은 분들께 진실되게 전달되면 좋겠네요. 이 프로젝트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시나요?

 

배가영 / 사실 이 프로젝트는 실행하는 저희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그저 사무실에 앉아있다고 해서 흥이 추구해 나가야 할 현장성을 가질 수가 없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현장을 만나러 가보자, 덧붙여서 우리가 가진 능력들을 현장에 쓰임새 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된 거라서 이 하나의 프로젝트로 사람들에게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해요. 흥이 하고 있는 활동들도 마찬가지구요. 하나의 개별프로젝트로 보는 게 아니라 흥이 만들어가는 가치를 담은 여러 예술 콘텐츠,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과정과 결과물이 쌓이다보면 언젠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바꾸고 조그만 물결을 계속해서 퍼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C 10 / 네, <투시화 프로젝트>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됩니다. 오늘 나와주신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에 김기영 씨, 배가영 씨 고맙습니다. 

 

김기영, 배가영 / 네, 고맙습니다. 

 

 

[엔딩]

<라디오 시민세상>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산센터 지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기획 퍼블릭액세스 운영위원회

제작 신진문화예술행동 흥, 김민령, 천재경

제작지원 황지민, 김주미

진행에 김보영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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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2022년 2월 5일_부산 투쟁현장을 예술로 담아내는 '투시화 프로젝트'/마을 북카페를 운영하는 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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