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2022. 01. 15.(토) 08:30~09:00 (부산MBC 95.9)
제작: 이세은(미디토리협동조합)
진행: 김보영
소개멘트 MC)
다음은 우리 이웃의 삶을 들여다보는 ‘사람과 사람’입니다.
추운 겨울 더욱더 쓸쓸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독거 어르신들 인데요.
이분들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들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습니다.
독서모임 ‘뚜벅이’의 현정란 씨인데요, 이세은 시민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Na 01) 독서모임 ‘뚜벅이’는 2018년 9월 토지 소설 강독을 시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Cut 01) 저는 부산 해운대에서 뚜벅이 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 현정란 입니다.
뚜벅이 모임은 소설 강독 독서 모임이고요.
‘뚜벅뚜벅 천천히 걸어서 간다’라는 의미로 뚜벅이 모임이라는 이름을 정했어요.
보통 박경리 선생님의 소설 토지가 20권이나 되는 대하소설이잖아요.
토지읽기를 대부분 하고 싶어 하는데, 뭐 5권까지 읽다가 그만두는 분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제 ‘완독하는 모임을 하자’ 그렇게 해서 이제 토지 완독 모임으로 처음 만들게 됐어요.
Na 02) 지난해 4월, 토지 완독이 끝나고 떠난 토지문학관 탐방 여행에서 어르신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로 결심하셨다고 하는데요.
Cut 02) 2년 반에 걸쳐서 20권을 전부 읽었거든요.
토지읽기를 전부 다 읽고 나서 ‘다시 우리가 무엇을 읽을까?’ 하다가
이제 ‘소설 책을 읽으면서 뭔가 의미 있는 활동을 같이하자’ 라고 해서 이 독거 어르신책 읽어주기를 시작했어요.
독거 어르신에게 책을 읽어주자라고 했을 때, 어르신을 어떻게 찾을까라는 게 제일 문제였거든요.
마침 회원 한 명이 몇 년 전에 성당에서 독거 어르신에게 도시락배달을 했었다는 거예요.
그 ‘아는 분이 있다’라고 해서 그 회원이 연결을 해주셨어요.
처음에는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 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이렇게 잡고 시작을 했는데 막상 가서 책 읽어주고 할머니와 이제 이야기 나누고 그러다 보니 2시간에서 3시간 이렇게 걸렸던 것 같아요.
Na03) 어르신들께 책을 읽어드리다 보면, 그 책과 연결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할머니.
현정란 씨는 할머니께서 풀어놓는 옛날이야기가 그렇게 좋았다고 합니다.
Cut03) 책 읽어주기를 하면서 이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할머니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는 게 좋을까
어르신이니까 그림책이 좋지 않을까
그런데 그림책이면 또 어떤 그림책을 가지고 갈까 하다가
옛이야기 그림책을 선정을 했거든요.
근데 그게 참 옳은 선택이었어요.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견우직녀 책을 한번 가서 읽어 줬어요
물레를 돌리잖아요. 그러니까 “아~나도 어릴 때 물레 돌렸는데” “어 그래요?”
그러면서 이제 자연스럽게 할머니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도 이제 그리고 또 성황당 이야기가 나오는 거는 “우리 마을에도 성황당이 있었어”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성황당 얘기 좀 해주세요”
그러면은 우리 마을에서는 정월 달에 줄다리기 남자와 여자 나눠서 줄다리기를 했대요.
그러면 “당연히 남자가 이기지 않나요?”라고 했을 때 “아니야, 여자가 이겼어”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여자가 이기는데요?” 했더니 남자들이 져준대요.
일부러 줄을 당기다가 놓는다는 거예요. 그래야지 그해 풍년이 든다라는 얘기가 속설이 있어서
항상 여자가 이겼다 라면서 그 어린 시절에 그 할머니가 살던 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게 돼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Na04) 현정란 씨는 할머니 댁으로 독서 봉사를 가는 길이 매우 행복했다고 합니다.
Cut04) 화요일 오후 2시에 책 읽어주기를 하러 갔는데 그림책을, 선정한 책을 가지고
둘레둘레 가면서 철길을 지나. 그 가는 길이 굉장히 좋았어요.
‘오늘은 할머니가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우리 이 책을 읽어주면 이번에는 할머니가 어떤 얘기를 하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런 얘기를 하면서 갔던 그 시간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할머니가 우리가 갈 때 되면 그때 여름에는 감자를 쪄놓고 뭐 참외를 준비하고 항상 커피를 끓이시는 거예요. “젊은 친구들은 커피를 마시니까” 이제 그러면서 커피를 준비하고 이 옷도 이쁘게 입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아 특히 진짜 어르신들에게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거든요.
항상 나오면 대문 앞까지 나와 가지고 고맙다고 와줘서 고맙다고 그런 얘기를 항상 했었거든요.
그런 게 얼마나 친구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NA05) 낭독 봉사를 하며 어머니가 생각나 더 자주 찾아뵙게 되었다는 현정란 씨는 주위의 어르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Cut05) 코로나가 오면서 할머니가 밖에는 못 나갔대요. 그냥 잠깐 뭐 물건 사러만 가고.
그전에는 미용실에 가서도 막 얘기하고 놀고 막 그랬었는데 이게 안 됐다더라고요.
집에만 내 갇혀 있는 거예요. 먹을 걸 사러만 잠깐 갔다 오고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오면 좋아하겠죠
우리가 보통 TV나 언론을 통해서 어르신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독거 어르신이 이제 죽은 지 이제 한 달 두 달 몇 개월 지나서 발견했다.
이런 얘기를 많이. 이제 나올 때마다 안타까움을 많이 자아내는데 이 안타까움이
그냥 안타까움으로 남는 게 아니라 이거를 몸소 실행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제 부산에 있는 시민단체나 다른 독서 모임에서도 어르신 책 읽어주기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봤으면 그래요. 그리고 또 실천해 봤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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