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제목: 안전한 부산의 밤길을 만들어가는 시민 모니터링단 밤길원정대>
[오프닝멘트]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김보영입니다.
여러분은 부산의 밤길,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2년 전 부산의 한 원룸촌 골목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지하상가에서 일어난 교제폭력 사건 등을 떠올리면 일상 속 불안도 큰데요. 특히 여성은 평소 내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두려움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부산의 안전한 밤길을 되찾기 위해 활동한 ‘밤길원정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본방내용]
MC 1/ 부산의 안전한 밤길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뭉쳤다고 합니다. 바로 시민모니터링단 밤길원정대인데요. 오늘은 이분들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김하경, 고하나씨 안녕하세요.
김하경, 고하나 / (함께) 안녕하세요.
MC/ 청취자분들께 자기 소개해 주실까요?
김하경(이하,김) : 안녕하세요. 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의 활동가,김하경입니다.
고하나(이하,고) : 안녕하세요. 밤길원정대 시민 모니터링에 참여한 부산 시민 고하나입니다.
MC 2/ 반갑습니다. 평소 성착취피해여성을 지원하는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에서 이번에는 밤길원정대에 참여하셨네요. 밤길원정대부터 소개해주신 다면요?
김/ 예,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라고 지역의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협업 플랫폼이 부산에 올해 생겼어요. 플랫폼에서 부산의 다양한 의제들을 제안하는 모디회담을 기획하고, 또 시민들이 시급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의제들을 선정했는데요.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에서 제안한 부산의 안전한 밤길 되찾기도 그 중 중요한 의제로 선정이 되면서 올해 사업이 추진되었습니다.
MC 3/ 부산의 안전한 밤길 되찾기가 의제로 선정되었다는 건 이 문제에 시민 관심이 높았다는 얘기네요.
김/ 네,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는데요. 너무나 일상적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는 일임에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같이 머리를 맞대 본 경험이 많지 않은 거예요. 밤에 길을 가면서 늘 112 번호를 찍어두고 간다든지, 택시 번호도 늘 외워둔다든지, 골목길은 피한다든지, 이런 일들이 당연하다고 여겨왔고 혼자만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일상의 안전을 위협받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안전은 인간의 가장 기본권이고 어떻게 보면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인데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을 미처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고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의제로 뽑혀 해결 방안까지 모색하게 된 거죠.
MC 4/ 무엇보다 시민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행정과 공공기관이 함께 나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부산의 안전한 밤길 되찾기라는 의제가 선정된 뒤 어떤 활동들이 있었나요?
고/ 실행계획과 관련해서는 살림과 부산여성회에서 함께 고민을 나눴고요, 우선 부산의 밤길 안전이 어떤지에 대해 일단 실태 파악이 있어야 할 거 같았어요. 가로등, CCTV 등 밤길을 위협하는 환경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볼 필요를 느낀 거죠. 그래서 제가 직접 참여한 바와 같이 ‘밤길원정대’라는 모니터링단 활동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어요. 모니터링단을 모집하고,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다음에 실제 활동을 진행하게 된 것이구요. 저도 밤길 원정대 모집을 보고 관심이 생겨 직접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김/ 예, 원정대 활동을 할 시민들을 모집했는데 단기간이었지만 반응이 뜨거웠어요. ‘딸 셋을 둔 엄마인데 안전한 밤길 되찾는 일에 꼭 동참하고 싶어요’라고 하셨구요. ‘예전부터 우리 동네 안전 지킴이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청년 여성이 마음 놓고 밤에도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분’, ‘아이가 학원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이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분 등 정말 다양한 시민들의 열의가 느껴졌어요. 총 20명이 제 1기 밤길원정대로 선정 되셨어요. 부산 남구 지역의 10개 행정동을 2인 1조 혹은 3인 1조로 나누어 조사했습니다. 골목골목마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았구요, 같은 장소를 낮에도 가 보고 밤에도 가 보면서 비교도 해 보았어요.
MC 5/ 굉장히 좋은 활동인 것 같은데 특별히 남구라는 지역을 선정하게 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김/ 부산시 전역에서 활동을 하고 싶었으나, 골목길, 내가 사는 동네 중심으로 촘촘하게 활동해야하니 시범적으로 실시할 구를 먼저 정해야했어요. 부산 남구 지역은 여러 건의 살인사건과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안전대책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남구청, 남부경찰서, 남구 소재 공공기관 중심으로 구성된 안전대책 협의체를 있었어요. 구 단위에서 안전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으니 시민들의 모니터링 활동도 적극적으로 경청해주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모니터링지역으로 남구를 선정하였구요. 이 후 지역문제해결플랫폼에서 남구 안전대책협의체와 업무협약도 맺고, 플랫폼에서 함께 활동하는 공공기관의 사회공헌기금으로 CCTV설치 등 안전 인프라 구축사업도 진행했어요.
MC 6/ 그럼 두 분은 밤길원정대 모니터링 활동한 곳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나요?
김/ 제가 간 지역은 우암동이었는데요, 대규모 공사가 오랫동안 중단되어 방치된 것만으로도 위험했는데요. 사람 한 명 지나가기도 힘든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공사현장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와 붙어있었어요. 공폐가도 많아서 정말 위험해보였구요. 어둡고 좁은 골목이 많고 어린이 보호구역과 연결되는데도 가로등, CCTV도 없어서 정말 밤에 다니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니터링 보고서에도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사안으로 가로등을 추가 설치하고 공사 현장에 방치되어 있는 공폐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적었어요.
고/ 제가 간 지역은 대연 3동에 있는 번화가였어요. 밤이 되니 유흥업소가 많아 불빛 때문에 밝았지만 간판들에 선정적인 제목, 사진, 그림이 많아 낮 시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우범지역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느껴졌어요. 또 저희가 모니터링한 길 끝에 노인요양병원이 있고 노인 안전 골목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인도가 전혀 확보되지 않고 차량이 끊임없이 다니는 거예요. 불법주정차도 많았고요. 전동휠체어를 탄 분 들이나 노인들이 다니려면 정말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적 약자들이 밤길 안전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실제로 느낄 수 있었어요.
MC 7/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모니터링 활동이 있기에 부산이 조금씩 나아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모니터링 활동 외에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김/ 살림과 부경대학교 지방분권발전연구소, 시민정책공방과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구요, 남구지역에 거주하거나 재학 중인 20대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남구지역 안전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여러 형태의 강력범죄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남구 지역의 밤길은 어느 정도로 안전한지, 밤길 안전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이 크다고 느끼는지, 그리고 유흥가 주변이나 원룸 밀집지역, 재개발 등 공사현장, 대학가 주변, 주택가 골목길, 공원 등 어느 지역의 밤길이 가장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경찰, 행정기관 등은 어느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한 안전 체감도를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요.
고/ 설문조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참여한 분들은 여성 57명, 남성 43명으로 여성분들이 조금 더 많이 응답에 참여하셨어요. 남구에 거주중인 분이 66명, 남구 소재 대학교, 그중에서도 부경대학교 재학중인 분들 34명이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셨고요.
MC 8/ 설문조사 결과도 무척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김/ 간단하게만 공유드리면, 강력범죄로부터의 안전과 밤길 안전을 비교해봤을 때 강력범죄에 대한 치안은 비교적 잘 되어 있지만, 밤길 안전은 아직 많이 위험하다는 답변이 많았구요. 밤길 안전에 있어 가장 위협을 많이 느끼는 경우는 성범죄 위험이 45%로 가장 컸어요. 그 다음으로 절도, 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 그리고 교통사고 위험도 느끼네요. 기타 의견으로 대학가 주변에 취객이 많아 시비붙은 장면을 많이 보았다고 응답도 있었어요. 밤길 안전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지역으로 원룸 밀집 지역을 제일 많이 손꼽아주었고요, 그 다음이 주택가 골목길, 그 다음이 유흥가 주변, 그밖에 재개발 등 공사현장과 공폐가 지역을 언급하셨어요. 안전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CCTV 설치와 가로등 조도를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1순위 였구요. 그 다음으로 주거지 건물 방범 설계 및 안전 강화와 경찰의 야간 순찰 강화 등을 꼽아주셨어요.
고/ 남구지역 20대만 한정해서 설문조사를 했지만, 이번 설문조사로 시민들의 밤길 안전에 대한 인식을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모니터링단과 지역 협의체가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해가는 장도 마련되면 좋겠구요, 건축을 설계하거나 골목길을 조성할 때 이런 다양한 활동의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지표나 안전기준선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상세한 분석을 거쳐 보고서 형태로 나올 예정이고, 남구 안전대책 협의체에도 전달할 계획입니다.
MC 9/ 네, 밤길원정대 활동이 여러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첫 시작을 함께 해주신 두 분, 앞으로의 활동을 위해 한 마디 해주시면요?
김/ 처음엔 몇 명만 모여서 밤길의 위험성을 얘기하고 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는데, 이게 의제로 선정이 되고 또 밤길원정대가 만들어져서 모니터링 활동도 하고, 또 남구의 행정이나 공공기관들도 협업하게 된 과정들이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각 구별로 이러한 모임이 활성화되었으면 해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도 평소 당연하게 감수했던 불편함이나 위험에 대해서도 한 번 쯤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좋겠어요. 안전신문고라는 어플을 통해 당장 개선되어야 할 사안에 대해 건의할 수도 있고, 답변도 들을 수 있습니다.
고/ 저는 중구 주민인데 이번에 남구 지역의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면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인 중구에도 이러한 모임과 활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밤길원정대 같은 활동이 부산 전체로 번져 나가서 내년에도 계속 활동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MC 10/ 네, 오늘 나와주신 김하경, 고하나 씨 고맙습니다.
김, 고/ 네, 고맙습니다.
라디오시민세상은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센터 지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기획 퍼블릭액세스운영위원회
제작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조민화, 김주미, 천재경
제작지원 김영, 김주미
진행에 김보영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시민여러분 고맙습니다.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다시듣기]https://www.podbbang.com/channels/8717/episodes/24227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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