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음 : 2021. 7. 2. (금) 10:00-11:00 ● 방송 : 2021. 7. 3. (토) 08:30-09:00 ● 제작/출연: 이재은, 정지인 ● 제작지원: 정유진 ● 진행: 김보영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김보영입니다. 예술은 자신이 가진 고유의 신체적 특징이나 시선, 관심사를 표현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행위이죠? 그래서 장애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보장하는 '장애예술인지원법'이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또 부산에서는 장애 예술인의 성장을 돕는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이 3년 차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예술인의 협업을 돕고, 지역 내 장애 예술인의 자립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광고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1: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3년 동안 부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두 분을 모셨는데요. 먼저 청취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릴까요? 이1: 안녕하세요. 저는 에어리 무브먼트 대표 안무가 이재은입니다. 저는 공연 창작, 예술 교육, 장애 예술을 주로 하고 있어요. 현재는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의 입주 단체로 창작 공간을 지원 받고 있어요. 오늘은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그램' 무용 분야 팀장으로서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정1: 안녕하세요. 비영리 단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외침, '아침'에 정지인이고요. 이재은 선생님과 함께 무용을 하고 있습니다. MC2: 네 반갑습니다. 두 분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 간략하게 설명해주실까요? 이2: 네 저와 지인 선생님이 참여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하고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2019부터 2021년 올해까지 3년 연속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예술 장르는 무용, 연극, 음악 장르가 있고, 각 팀마다 장애 유형이 모두 다릅니다. 저희 팀의 경우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뇌병변 장애예술인과 비장애인 무용 전문가 세 명, 연극 치료를 공부한 배우 한 분을 포함해 총 9명이 함께 하고, 장애예술인과 비장애예술인의 협업을 지향합니다. MC3: 이재은씨는 장애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셨고, 그럼 정지인씨는 이 프로그램에 어떻게 해서 참여하게 되셨나요? 정3: 제가 어릴 때 발레와 한국무용을 배웠었어요. 그런데 한 20년 정도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무용을 접하게 됐거든요. 2013년에 제가 시각 장애를 가지게 되면서 사실은 더 이상 춤을 출 수 있는 기회나 여러 가지 환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장애인연대 밴드에 장애 예술인 육성 사업에 대한 홍보글이 올라왔어요. 그걸 보고 다시 춤을 추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MC4: 무용팀에 참여하고 계시다는 말씀해주셨는데요. 구체적인 활동 이야기 조금 더 들려주실까요? 이4: 저희 팀이 창작하고 있는 '안녕'이라는 공연이 있는데요. 이 ‘안녕’ 작품은 햇수로 2년째 함께하며 각자의 삶, 개성, 관심사 등을 신체 언어로 교류한 내용을 바탕으로 각 장면을 함께 구상했어요. 어떤 장면은 솔로가 되고 어떤 장면은 군무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나의 인생을 오브제를 통해 추상성을 더한 움직임 표현으로 드러내는 것도 있고, 연극을 해오신 김선영 씨는 움직임과 대사를 표현 도구로 활용합니다. 성실한 출석으로 무용 테크닉을 빠르게 습득한 분은 자유롭게 춤을 선보일 수 있도록 씬 구성을 했어요. 이렇듯이 안무 동작을 만들어서 전달하고 반복 연습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각자의 개성이 본인의 고유한 신체 언어를 가지고서 장면에 적절히 담아내는 연출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서로의 깊은 내면을 공감하면서 ‘우리’라는 공동체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MC5: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소통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5: 시각 장애인분께 동작 시범을 보이는 과정은 말로 설명한 후에 따로 신체를 잡아드리며 알려드리거나 강사의 몸 동작을 만져보게 하거나 반복해서 신체 각 부위의 위치를 하나하나 떼어서 상상하실 수 있도록 설명을 드렸어요. 이 방법들 역시도 저희가 한 번에 알아차린 것은 아니고, 연습실에서 꾸준히 만나고 다양하게 시도해보면서 조금씩 느리게 터득해나갔어요. 때떄로 소통하는 사이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도 있는데, 저희 강사들의 진심을 애정으로 바라봐주신 덕분에 큰 탈 없이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거 같아요. 정5: 처음 시작할 때는 서로 모르는 사이다보니까, 서먹 서먹한 면도 있었지만, 우리 선생님들이 제가 만난 다른 어떤 비장애인 선생님보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에 임해 주시고 계시고요. 저는 또 장애인 분들과 활동을 많이 하다보니까 많은 장애인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 이번 경우에는 청각 장애인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청각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이 분들은 입모양을 보고 의사소통을 하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청각 장애인들과 소통하게 되는 방법도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된 거 같습니다. MC6: 이 활동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개선할 점은 없으셨나요? 이6: 장애예술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특히 무용의 장이 많이 열악한 현실인데요. 특히 이번 창작 활동을 하면서 사업을 주최하는 부산문화재단 감만창의문화촌 연습실에서도 휠체어가 다니기 힘든 턱이 존재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개선이 되었다는 점이 얼마나 장애인분들의 이동권이 보장되고 있지 못하는지, 장애 예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문화 자본이 몰리는 것에 갑자기 관심을 갖는 분위기를 보면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MC7: 정지인 선생님은 그럼 장애 예술을 위해서 어떤 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세요? 정7: 장애인들이 가장 힘들 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뭐냐면 장소의 접근성입니다. 연습하고 있는 장소도 중심에 있는 장소가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한번 왔다가 하고는 싶은데 계속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 이동하기가 힘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포기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공연 연습장이 지하철에 가까운 그런 장소로 되어있다면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MC8: 앞서 잠시 언급하신 것처럼, 장애 예술인이 표현하는 예술을 '장애 예술'이란 장르로 부르고 있는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장애 예술'은 어떤 걸까요? 이8: 장애 예술은 비장애인이 가지지 못한, 장애인이어서 가능한 고유함과 특별함을 언어으로 삼아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담아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8: 장애 예술은 비장애인분들이 하는 예술과 비교되어서는 안되고요. 장애 분야의 한 분야로 받아들여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한 번 생각해봤어요. '장애라는 경험을 가진 독특한 개성'이 바로 장애 예술이 아닌가. MC9: 장애 예술이란 분야가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 예술인이 함께하는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나와주신 이재은, 정지인씨 고맙습니다. 함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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