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순 | 다큐멘터리 | 2019 | 한국 | 100분
흩어져야 살 수 있었던 그때의 이야기.
과거와 현재, 매 순간 수많은 날카로운 선들이 우리를 갈라 놓았다.
'독립운동가, 빨치산, 투쟁가'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하나를 꿈꿨던 위대하고 찬란했던 여성들의 대서사시
11월 초록영화제는 미리 예약을 받아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하였으며
방명록 작성, 발열 체크,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였습니다.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주제와 임흥순 감독의 전작 [위로공단]을 보고 느낀 신선한 충격으로 이번 영화를 상영하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소외되어가는 다양한 주제를 영화로 다룬 임흥순 감독은 전작 [위로공단]으로 한국 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을 만큼 영화계 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시각예술가이기도 합니다.
2019년 11월에 개봉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사 속 사건들을 김동일, 고계연, 정정화라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재조명하였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한 유연한 연출은 관객들이 다양한 관점의 감상평을 남기게 하였습니다.
자신의 실제 경험을 떠올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토론을 이어나가던 관객,
제주도 역사관에서 간접 경험을 통해 관심을 갖고 참여한 관객,
영화 속 인물에 감정이입하여 감탄하던 관객.
우리를 갈라놓았던 영화 속 주제는 갈라져 있던 관객들의 경험과 감정을 작은 공간에 모이게 하였습니다.
관객들의 목소리
목숨이 2개여도 나는 못할 거 같은데, 같은 사람임에도 어떻게 이렇게 다를까?
여러 운동가들의 이야기는 늘 경외와 감탄 외에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이전보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 같아 좋아요!
역사는 개인의 얼굴로 기억되고, 그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기에' 영화 속에서 눈여겨 봤던 문구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역사적 사건이나 이야기 자체에 주목해서 볼 수 있었지만 저는 영화 속에서 재현하는 방법이나 상황 속 느낌,
감정에 집중했어요.
영화 속 인물들이 사건을 하나씩 겪으면서 목숨을 부지했고 같이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했던 그게 역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우리 같은 얼굴들 하나하나가 역사입니다.
역사를 재현하는 유연한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김동일 할머니의 정리되지 못한 세간살이들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간접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주도에 있을 때 4.3사건에 대해 알게 되고, 더 공부하고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그 시대를 직접 살아낸 여성들의 이야기라서 더 와닿고 감동적이었어요.
4.3사건 등 동아시아의 역사(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더 관심 갖고 알고 싶어졌습니다.
-사라졌지만 존재하는 것-
스스로의 선택으로 남북이 갈라지지 않았다.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약소국에 태어난 이름없이 사라진 사람들이다.
어찌 되었건 지금 우리를 만든 소중한 사람들이다.
나는 세 분의 여성이 특별한 사상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자신의 양심에 맞게 인간의 도리와 정으로 그 험난함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흘린 피가 이슬이 되고 영원히 빛나기를'
영혼을 달래는 굿이라도 함으로써 위로를 받아야 함이 가슴 처절하게 아픕니다.
역사가 무엇인지 아픈 과거는 왜 수십년이 지나도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까요.
너무 또렷하게 보려고 하면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초점이 또렷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보여주는 영화
마지막 장면만 보면 호러물인가.. 싶을 듯 하지만 영화 내용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였습니다.
그 시절 수 많은 억울한 희생이 있었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먹먹한 사실이 있었지만 묵묵히 옳은 일만 하는
의로운 영화 속 인물들 덕에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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