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양도시 베트남 다낭에서 20분이면 닿는 마을, 매년 음력 2월이면 마을 곳곳에 향이 피워진다. 1968년, 한날한시에 죽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살아남은 이들은 위령비를 세우고 50여 년간 제사를 지내왔다. 그날의 사건으로 가족들을 모두 잃은 탄 아주머니, 그날의 현장을 똑똑히 목격한 껌 아저씨, 그날 이후 전쟁의 흔적으로 두 눈을 잃은 럽 아저씨는 지금껏 숨겨온 기억을 꺼낸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특별언급]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은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하고 잊히면 심지어 부정되어 왔습니다. 영화는 베트남 전쟁 다시 한국군의 무차별적인 살상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에 귀를 기울입니다.이번 달 초록영화제는영화 ‹기억의 전쟁›을 통해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 관해 기억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과거의 참혹한 전쟁으로부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영화라서" 초록영화제를 보러 오신 관객분들이 많았습니다. 영화 주제에 관심이 많은 만큼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도 다양한 생각들을 얘기해주셨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1.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피해를 준 이야기라니... 전쟁은 무조건 일어나서는 안될 듯
2.제목이 주는 깊은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감독님이 GV를 한다면 묻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쉽다. - 법정에서의 이야기가 잘 안 들린다. 어떤 말이 오갔는지 궁금하다. - 전쟁의 기억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기억의 전쟁이라고 한 것은 어떤 의미? 참전용사의 목소리가 나오고 나서 베트남 학 살 피해자의 증언이 나온다. 없다는 이와 너희가 했잖아라고 말하는 기억의 충돌인데 이점에서 기억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가?
3.참전용사는 국가에 의해 파견된 또 하나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참전용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A.아무리 국가의 지시로 파견되었다고 하더라도, 베트콩이라는 이름하에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까지 총부리를 들이대는 것 은 개인의 잘못일 수 있다. 인간으로서 멈춰야 하는 순간을 알아야 하고,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 영화를 보고, 인문학적으로 사고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B.마지막 부분에 확인이 안 된다는 것은 조사를 안 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진상조사조차 하지 않으려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태도로도 보인다. 우리 정부가 책임 회피하는 것 같다.
*사회자. 저는 마지막 부분이 베트남 정부에서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되던데... 이길보라 감독의 전작이 농인 부모님을 그린 영화였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껌 아저씨의 손동작 장면을 잘 살려내서 인상 깊게 다가왔다.
4.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알린 것에 일본의 양심 있는 목소리가 큰 역할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국가는 어떤 책임을 지려고 하며, 우리도 베트남 학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사회자.수요집회, 위안부 할머니와의 결합, 영화에서 보면 통역을 해주시는 분이 이 문제를 여러 해 동안 함께 해결해나가는 분이라고 하더라...
5.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우리도 625의 끔찍한 기억이 있고, 일본에 사과를 요청하고 있다. 우리가 먼저 나서서 베트남 전쟁 학살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닐까?
6.먼저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 난 제주도 4.3, 5월 광주 이야기를 듣고도 혼란스러웠는데,베트남 전쟁까지 보니 우리가 배상하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배상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생각이 든다.
*사회자.정부에서 왜 사과를 하지 않을까? A.작년에 정부가 사과했다는 기사가 나왔다가 바로 뉴스가 사라졌다. 의아해하고 있다. B. 우리가 먼저 사과하고 배상을 해야 일본한테도 해야 하지 않나? 참전용사한테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다.
*사회자.영화에서 나온 분들은 실제 학살을 저지른 분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어 하지만, 우리도 전쟁 참전하신 분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있을 것이다.일본군도 중국 난징대학살의 사건을 고백했듯이 우리도 솔직하게 참회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7.피해자 입장에서 감독이 솔직하게 잘 표현하는 것 같았다. - 저는 개인적으로는 동굴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과거-현재 순간들이 오버랩되면서 과거의 비극이 현재의 관광물이 되는 것이 너무 끔찍하다. 증언자로서.. 다큐멘터리라는 미디어의 힘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1월 호찌민 전쟁박물관, 다낭 마을 다녀왔는데 영화 초반 사전 설명적인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이미지적으로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좋았다.
8.한국인으로서 가해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참전용사를 보면 전쟁이 한 개인에게 어떤 그릇된 생각을 심어주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다.
- 이런 영화를 보면 드는 생각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떤 입장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한국인으로서 위안부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고, 기억의 역사는 대개 중요한데 저는 결론적으로 가해-피해의 틀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누구나 가 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헐뜯고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고 서로에게 중요하지만 찬찬히 들여다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참전용사를 볼 때 국가의 책임이라고 해서 개인의 책임이 없지는 않다.피해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한국 군인에 대한 기억이 명확한데 개인과 국가의 문제로서 선명하게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 - 저들도 우리 위안부 문제처럼 계속 물을 것이다.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저들도 우리가 일본한테 요구하듯이 계속 요구할 것이다.
*사회자.어떻게 보면 선명하고 자명한 이야기로 볼 수 있지만, 당연한 것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각자의 질문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공부를 더 해볼 수도, 이런 활동을 하는 단체들에게 후원을 할 수도 있고, 단정 지을 문제는 아니고 여러 질문과 고민을 던져야 하지 않나?
9. 제주 43, 여순, 광주 518, 형제복지원 등 수많은 국가폭력과 규명되어야 할 일들을 우리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우리가 오늘 본 영화 [기억의 전쟁]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과거에 지나간 것은 그에 대한 기억으로 밖에 전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 가해자들이 증언을 하고 그 증언을 바탕으로 해서 실직적인 가해자에게 사죄를 요구하고 있지 못한 역사도 많다.(제주 43, 미국) 그런 것도 같이 돌아봐야 하지 않나? 우리도 갖지 못한 역사를 딛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 영화는우리가 역사 속의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역사를 보여주며, "한국인 너는 왜 이래?" 이렇게 꾸짖는 것 같지는 않다. 예전에 있었던 과거를 제대로 규명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베트남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는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나 많다.얼마 전에 진실과 화해 법-형제복지원에 관련된 법등-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죽음으로 몰려갔는데- 그런 문제도 우린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거 하나 가지고 한국이 잘못했다. 참전용사가 잘못했다.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니다.어느 한 역사를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린아이들에게 물려줄... 양심을 길러내는 우리의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나?
10.상영해줘서 고맙다.한국의 제국주의를 직시하라 - 역사교과서를 보면 정벌, 진출이라고 하지 요동반도를 침략했다는 말을 쓰지 않는다. 중국에서 들어오면 침략당한 것, 우리가 쳐들어가면 진출이고 영역 확장이다. 역사를 보면 우리도 제국주의였던 때가 있었다. 우리는 지금도 제3세계 국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통해서 우리의 잘못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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