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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월 초록영화제] 도시 속 우리를 돌아보다 <개의 역사>

film /독립영화 리뷰

by 미디토리 2017. 9. 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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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월 초록영화제] 다큐멘터리 <개의 역사>



<개의 역사> (Baek-gu , 2017) ㅣ다큐멘터리ㅣ 83분ㅣ감독 김보람



다큐멘터리 <개의 역사>는 

동네를 떠돌아 다니는 개 '백구'로 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남산 아래 살 때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나말고 백구비둘기고양이참새들...매일 오는 존재들도 그랬다.

어쩌면 이 동네를 잘 아는 존재들이었는지 모른다.

내가 살던 공간에서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기 바빴었다."


영화에 이름 모를 떠돌이 개 '백구'가 중요하게 등장하는 이유는

그 당시 박보람 감독이 머물었던 동네, 머물던 시간들을 누구보다 잘 마주하고 있는 존재로 보여서였을까요?


(이 날 초록영화제에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나눈 박보람 감독)


박보람 감독은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14번의 이사를 겪었다고 합니다.

이 동네 저 동네를 옮겨다니면서 느꼈던 소외감과

도시 안에 사람들이 서로에게 무관심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영화도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관객과의 대화


관객A. 술을 줄여야겠다. 찬찬히 기억해야겠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걸 잊고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의 풍경과 내 심리 상태가 맞아 떨어졌다.

-> 잘 기억 한다는 것과 잘 잊는다는 것의 의미를 많이 생각했었다


관객B. '생각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백구를 돌봐주신 아저씨가 남긴 메시지가 인상에 남았다. 잊는 걸 아직 잘 못하는 나에게 인상에 남는 말이 되었다

->과거에 어떤 기억에 묶여있던, 머물러 있는 나를 보면서 현재의 삶을 공허하게 느끼고 있지 않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백구 아저씨의 메시지는 내 마음 속에 품고서 영화를 찍어 나갔다.


관객C. 가장자리, 파편화

광화문 광장과 정자 밑에 모여 있는 사람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다른 곳으로 떠나가야고, 모여있어도 서로 힘들어하고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내 첫 마음은 붕 떠있는 것 같은 느낌, 살아있다 않다는 느낌이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상태에서

다들 중심부로 가고 싶어 하는 열망 안에서 사실상 내가 그 중심부에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곳이 현재 내 위치였고,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상에 내려 앉아 있는 이 감정을 일상에서 찾고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다 '백구'를 만나게 된 것 같다


관객D. 나도 내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어요.

그냥 말 그대로 그것이다. 감독의 이야기가 나에게 전달이 되어서, 나도 내가 잘 하지 않던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본 영화가 있었다. 백수시절에 봤던 '개청춘'이라는 다큐멘터리였다. 회사를 다니다가 충동적으로 다큐멘터리 워크숍을 등록하게 되고, 회사를 확 나와서 한 것이 지금의 일이다.

생활은 빈곤하시고 어려워졌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면서 살고,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를 떨어뜨려놓고 보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게 되어서 그런 점이 좋다.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만드는 사람을 성숙시키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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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기억과 현실 사이의 부유하나의 풍경이 되어버리는 사람들....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영화 속 장면 하나 하나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이 영화는 어디까지 이야기하고 있을까?'하는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9월 초록영화제는 9월 22일 금요일 7시 30분에 부산온배움터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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