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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월 초록영화제] 태준식 감독 <촌구석>, 촌구석에서 살아가는 혹은 살아남은 사람들

film /독립영화 리뷰

by 미디토리 2017. 6. 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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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록영화제] 다큐멘터리<촌구석>





평택안산

이 작은 두 도시에는 잊어서는 안될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미군기지 이전으로 수십 년 간 살아온 땅을 떠나게 된 대추리 사람들

한 순간에 이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해고되어 죽음으로 내몰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4.16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평택과 안산에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아픔 속에 살아가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촌구석> (The Backward Lands , 2016) ㅣ다큐멘터리ㅣ 95분ㅣ감독 태준식

 

 

 연출의도

 

우리는 왜 수많은 죽음을 단절로만 받아들이고 넓은 인간들의 연대를 이어가지 못했을까.

그래서 지금, 이 무책임한 세상을 만들게 되었을까.

지난 10년 동안 평택과 안산이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진 비극에 대한 한 편의 '반성문'을 써보고자 한다.

 

 

 

 

 

 

 

 

대추리, 쌍용자동차, 세월호 세 가지 이야기는 시간, 공간은 다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비극으로 그치는 게 아님을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변을 둘러보면 곳곳에 너무도 닮은 아픔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또 감독 자신의 진솔한 고백은

수많은 죽음에 대한 기억과 반성, 책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관객과의 대화

 

 

 

'일어서기 위한 과정'

 

관객: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의 아내 분이 돌아가셨다. 그런 점에서 영화 마지막에 대추리, 쌍용자동차, 세월호 세 대상자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장면 그리고 아내의 영상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세 이야기의 사람들이 감독 자신에게 의미있는 부분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아픔이 치유되지 않더라도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관객: 밀양 송전탑 투쟁 때 함께 했었다. 그때 밀양의 한 구석에서 생사를 다투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그곳에서 조금만 나오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보고 거리감을 느꼈다.  

이런 구석에서 일어난 일들이 예외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에는 구석이 전부다라는... 촌구석이 우리가 살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기억'

 

관객: 어떤 일에 있어서 산자와 죽은자가 나뉘고, 기억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절대 잊을 수 없는 사람들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어쨌든 그런 아픔을 다른 사람들이 기억해주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같이 기억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그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와 용기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감독 본인도 아내를 잃은 슬픔과 기억을 계속 끄집어 내었다. 가장 고통스러울 때 자신이 찍고 있는 대상자들 곁에서 오히려 치유를 받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희망이 필요한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관객: 대추리 사건 당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 현장에서 싸웠던 친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있다. '달리기 못하면 잡히는 거더라. 경찰들이 그 정도로 할 줄 몰랐다. 우리들이 거기 가서 한 건 뭘까.'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회의적으로 이야기했던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이후 공감이 뒤늦게 되면서 그때 그 친구가 어떻게 느꼈을지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싸웠던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지금 편하게 살 수 있는 거구나. 지금 노조에서 일 한지 몇년 되었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갈등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며 살 수 있게' 


 

관객: 영화 속 쌍용차노동자 인터뷰 중 용서조차 하지 않으면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이 인상깊다. 점점 더 짐작할 수 있는 고통들이 늘어나고 있고, 세 가지 이야기가 너무 옆에서 봐왔던 이야기 같다. 

촛불 이후 이제 우리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할 지 생각하게 만든다. 주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지켜나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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