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을 요구하다
부산MBC라디오시민세상
녹음일 : 2026. 10. 8.(목) 10:00 ~ 11:00
방송일 : 2026. 10. 10.(토) 08:30
장소 :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3층 녹음실
출연: 사단법인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 부설 살림 상담소 황혜영 팀장, 이윤서 소장
제작: 사단법인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
제작지원 : 김은민 (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팀, 미디토리협동조합)
S.G. “라디오, 시민세상”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오픈 멘트
지난 9월 15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오신 분들이 함께 했었는데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 요구의 배경과 어떤 지원과 변화가 필요한지 이야기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MC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법 개정이 왜 필요한지, 법 개정과 함께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짚어 보겠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 주실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의 이윤서 소장님, 살림상담소 황혜영 팀장님 나와 계신데요. 안녕하세요.
황, 이 : 네 안녕하세요
MC 2 : 지난 9월 15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죠. 부산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함께 집중행동에 나섰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전국이 함께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 : 이번 전국 집중 행동은 현행 성매매처벌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국회에 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 참사를 비롯해 성매매 현장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을 통해 성매매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는 구조적인 성착취의 문제라는 사실이 사회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여성단체들의 오랜 활동을 바탕으로 2004년 성매매방지법과 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20년이 넘은 지금도 성매매를 경험한 여성이 법에서 정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성매매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는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실제 성착취 구조 안에서 여성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피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의된 개정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매수 행위와 성매매를 알선·모집·광고하거나 장소와 자금을 제공하는 등 성착취 산업을 유지하고 이익을 얻는 행위에 보다 분명한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법을 바꾸자는 요구를 담았습니다.
이러한 뜻을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9월 15일 부산지방법원 앞 기자회견을 비롯해 지역별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지난 9월 17일에는 전국의 활동가와 당사자들이 서울역에 모여 성매매처벌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는 전국 집중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MC 3 : 그렇군요. 지금 법에서는 여성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오히려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도움을 요청하러 온 여성이 "말했다가 나도 처벌받는 건 아닐까" 하고 망설일 수도 있을 것 같애요.
황 : 네, 현장에서는 여성이 폭력이나 착취를 경험하고 상담을 받거나 신고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드는 걱정 중 하나가 “내가 이야기했다가 나도 처벌받는 것은 아닐까?”라는 것입니다.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처벌 가능성부터 걱정해야 한다면 상담이나 신고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행법에서는 법이 정한 ‘성매매피해자’에 해당하면 처벌하지 않지만,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성매매를 한 여성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나는 여성들의 삶은 법에서 정한 피해자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만으로 그 상황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채무, 주거 문제, 가족관계, 업주와의 관계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그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매우 제한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MC 4: 근데 한편에서는 성구매자와 여성을 처벌하지 않으면 성매매가 더 숨어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는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황 :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의 핵심은 단순히 누구를 처벌하고 누구를 처벌하지 않을 것인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착취 구조에서 누가 수요를 만들고, 누가 이를 알선하고 유지하며, 그 과정에서 누가 이익을 얻는지를 분명하게 보자는 것입니다. 발의된 개정안은 성매수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매수를 알선하거나 권유·유인·강요하는 행위, 성매수 대상자를 고용·모집하는 행위, 장소를 제공하거나 성매수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자금·토지·건물을 제공하는 행위 등 성착취 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행위에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여성들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담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성착취 구조와 알선자의 범죄도 더 드러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음성화 문제는 여성을 처벌함으로써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성매수 수요와 알선·착취 구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수사할 것인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여성들이 안전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MC 5 : 네, 성매매처벌법이 바뀌는 건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성매매에서 벗어난 여성이 새 삶을 꾸리려면 법 말고도 필요한 거 많을 거 같은데요. 어떤 변화가 함께 있어야 할까요?
이 : 성매매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에게는 처벌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문제만큼이나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당장 머물 수 있는 집이 있는지,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지,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채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또 안정적으로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함께 따라옵니다. 그래서 법 개정과 함께 주거, 의료, 법률, 생계, 자활 등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같이 가야 합니다. 저희가 현장에서 많이 느끼는 것은 성매매 상황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한 번의 결심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형성된 경제적·사회적 관계와 생활조건을 바꾸고 새로운 삶의 기반을 만들어가는 데는 시간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법이 “당신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상황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어떤 조건을 만들어줄 것인가”까지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법 개정과 피해자 지원정책, 그리고 성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경제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MC 6: 이번에는 이주여성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어도 다르고 체류 문제까지 걸려 있으면, 피해를 입고도 도움을 요청하기가 훨씬 더 어려울 것 같은데 이주여성들은 어떤 어려움이 발생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황 : 이주여성의 경우에는 성매매나 성착취의 문제에 체류자격과 언어, 경제적인 어려움, 고용주나 업주에 대한 의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해를 입어 경찰이나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언어가 다르면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고, 통역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으면 수사나 지원 과정에서 자신의 피해를 온전히 전달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체류자격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신고를 하면 체류에 문제가 생기거나 출국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면서 경찰이나 지원기관을 찾는 것 자체를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피해를 경험하고도 도움을 요청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주여성의 경우에는 성매매 문제만 따로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체류 문제부터 통역, 의료·법률 지원, 주거와 생계까지 함께 살펴보는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에서도 외국인인 성매수 대상자가 국적이나 체류 지위를 이유로 보호와 지원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하고, 수사기관과 법원이 필요한 통역과 번역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국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체류자격인지에 따라 피해를 이야기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MC 7: 네, 지금까지는 단속이라고 하면 현장에 있는 여성을 적발하는 모습이 먼저 떠올랐는데요. 법이 바뀐다면 경찰과 수사기관은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 : 법 개정과 함께 경찰과 수사기관의 접근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개별 여성을 적발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그 뒤에 있는 성착취 산업의 구조를 확인하는 수사가 더 중요해져야 합니다.
누가 여성을 모집했는지, 누가 성구매자를 연결했는지, 누가 광고했는지, 장소와 자금은 누가 제공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를 추적해야 합니다. 온라인을 통한 광고와 모집, 알선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상의 연결 구조와 자금 흐름까지 함께 살펴보는 수사 역량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에는 신고를 받은 경우 성매수 대상자를 성매수자나 알선 행위자로부터 분리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이나 지원시설로 인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성매수 대상자를 조사하는 전담 검사와 사법경찰관을 지정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법률적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제도만 만드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수사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피해자 중심의 조사 방식, 전문적인 통역과 지원기관과의 연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C 8 : 수사의 관점이 처벌에서 피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씀이셨는데요. 결국 이 문제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와도 맞닿아 있을 것 같습니다. 20년 넘게 현장에서 여성들을 만나 오신 입장에서, 우리 사회가 꼭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이 : 성매매 상황에서 벗어나는 문제를 여성 개인의 의지만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오고 싶다고 해서 바로 살 집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채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여성에게 “왜 나오지 않았느냐”고 묻기 전에, “그 여성이 나왔을 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우리 사회가 충분히 만들어 놓았는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발의된 성매매처벌법 개정 논의도 결국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MC9 : 네 오늘은 성매매처벌법 개정과 사회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나와주신 여성인권지원센터 이윤서 소장, 황혜영 팀장님 고맙습니다.
황,이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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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2026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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