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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지속가능한 공동체아카이브, 그것이 알고싶다! (서울 편)

미디토리 스토리/미디토리 뉴스

by 미디토리 2021. 9. 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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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부터 맨발동무도서관의 제안으로 시작된, 마을기록연구모임(?.. 그러고 보니 모임 이름도 아직 없네요 ㅎㅎ )을 소개해드렸었는데요. 맨발동무-빨간집-미디토리...에서 아카이브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일찌감치 공감했던 네 사람이 모여 몇 차례의 회동 끝에 드디어 사례탐방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모임과 관련해선 지난 블로그 글을 참조하셔요 ㅎ 여기에요

화명동 생활문화센터에 마을기록관이라는 공간이 생기면서 시작된 고민!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지속가능한 마을기록관이 가능한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된 건데요. 결정적으로 부산연구원에 공모했던 연구과제가 채택되면서 여러 기록관 현장과 운영사례를 리서치할 수 있는 여건이 이루어져 떠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런데 약속된 일정에 하필 서울 사람들도 올해 처음 겪는다는 폭염주의보와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 시기가 맞물렸지 뭡니까. 허나 결코 기록 활동가들의 비행을 막지 못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마을기록활동을 가능케 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나름의 사전 조사와 질문 몇 가지를 품고 서울에서의 1박 2일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배은희 대표님이 수놓은 화려한 코스에 구성원들 모두 설레는 마음을 안고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각 사례마다 숨어있는 이야기와 연구팀이 발견한 인사이트는 추후 보고서를 통해 자세히 확인하실수 있으니, 여기서는 현장 사진을 중심으로 그날의 분위기를 전해드려 볼게요. 

(1일 차) 서울기록원 -성북문화원/성북마을 아카이브 (번외 코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전시 관람)  

(2일 차) 해방촌 마을 기록단-금천마을 기록관 (번외 코스: 스토리지 북앤필름)

 

** 스압 주의 **

 

아침일찍 비행기에 몸을 싣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서울기록원'입니다. 지나가던 분께 사진을 부탁드렸는데, 다리가 길어보이는데다 야심찬 아우라까지 찍어주셨어요. 

 

#서울기록원  https://archives.seoul.go.kr/

서울기록관 경관과 입구 공간안내 글입니다. 
서울기록원 원종관 과장님으로부터 서울기록원 설립준비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마을단위의 기록관은 어떻게 준비해야 지속가능한 운영이 될수 있는지 들어봤어요.  주옥같은 경험을 나눠주셨어요.한글자도 빼놓지 않으려는 저의 의지를 눈썹이 말하고 있네요. 
영상아카이브 작업에 대해 고민이 많은 미디토리에게 아카이빙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고, 전시할 것인가도 늘 고려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오래된 지역이 재개발되는 과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기록되기 이전의 기록물들은 고유의 색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기 스위치와 콘센트, 형광등, 타일, 명패, 녹음테이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 합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그곳에 살았던 다양한 세대의 주민들이 기록자가 되어 참여해서 그런지 기록하는 방식과 내용이 다채롭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는 '위례초 리코더연습'소리를 듣고서는 갑자기 저의 어린시절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전시관 한켠에는 다양한 기록화 작업을 엮은 출판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거운 백서 형태가 아닌 주제에 따라 감성적인 출판형식을 기획하는 센스가 부러웠습니다. 
서울기록관이 하는  일과 지역마을단위에서 기록을 하는 여러 기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록관 복도에는 '여공, 근대적 여성노동자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아카이브는 흔히 과거를 현재에 보존하는 수단으로 여기지만, 사실 현재를 미래로 운반하는 기계이다." (보리스 그로이스) 

#성북문화원 #성북마을아카이브  https://archive.sb.go.kr/isbcc/home/u/index.do

첫째날의 두번째 코스 성북마을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는 성북문화원에 도착했어요! (잘나가는 X세대 포즈를 자연스레 취하시는 배은희 대표님) 입구에서부터 기록활동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느껴집니다. 제1회 성북구 민간기록물 수집 공모전이 열리고 있네요. 도봉구는 지역문화조사위원 양성과정 모집이 한창입니다.
성북마을아카이브 주민기록단의 참여로 탄생한 구술생애사 시리즈. 주민기록단으로 활동하는 주민분들은 양성과정을 통해 참여하게 되셨는데요. 지금까지도 꾸준히 마을을 기록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 나중에 나올 저희 연구보고서에서 확인하세요! 
성북문화원의 오래된 현판 앞에서 백외준 연구과장, 오진아 마을아카이브팀 팀장님과 함께 기념촬영! 성북마을아카이브의 웹페이지가 정말 멋진데요.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하셨더라고요. 현재 온라인 상으로 아카이브가 운영되고 있지만, 조금더 주민들의 삶의 공간에서 아카이브가 자리잡으려면 오프라인 기록관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현재 성북구와 협의를 통해 기록관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런 말씀을 들으니 화명동의 마을기록관이 더 소중한 공간으로 느껴졌답니다. 

#해방촌 마을기록단 

탐방 둘째날, 연구팀 언니들은 아직까지 지친 기색이 없으십니다. 숙소에서 나와 해방촌을 향해 가는 길, 화려한 태양이 언니들을 감싸고, 지하철에 마을버스를 갈아타는 환승코스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십니다.
드디어 해방촌에 도착! 마을기록단 디자이너로 활동하신 선생님과 기획단으로 활동하신 주민분과 함께 했는데요. 이곳은 디자이너분이 새롭게 얻은 작업실인데 이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이야기 나눴답니다. 덕분에 더 정감있고 편안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방문 선물로 두루마리 휴지를 준비했는데, 잠시 책상으로 변신했네요. 해방촌 마을기록단은 도시재생사업과 문화재단 지원사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들로 운영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젋은 전문가집단과 주민들의 콜라보가 아주 잘 이루어졌다는 점이구요. 그 과정에서 개발된 여러가지 기록도구들이 다른 지역의 마을기록도구로도 활용되었으면 하는 요청이 많아서 아예 키트를 제작하고 관련한 컨설팅이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해방촌에 있는 시장은 현재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 조금은 썰렁했지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이 특별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즐거운 대화를 나눠주신 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저희가 무작정 탐방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지난 현장에 대한 소감도 나누고, 더불어 맛난 것도 먹고 그랬습니다. 해방촌에 있는 빈티지한 느낌의 피자와인가게에서 잠시 쉬어갔어요. 백복주 까치샘께서 멋드러진 한컷을 남겨주셨네요.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금천구마을공동체기록관 

금천구마을공동체기록관은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어떻게 주민협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등 지속가능한 요인 중 하나인 거버넌스의 주요 사례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이번 탐방의 마지막 코스이기도 한 금천구마을공동체기록관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금천구 지역 단위가 꽤 크기 때문에 다양한 비영리단체와 마을공동체, 마을미디어가 공존하고 각 지역의 의제와 주민활동들이 이곳에 모일수 있도록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라디오 금천'의 실시간방송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방송했던 대본을 비치해서 누구라도 언제나 마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센터의 가장 큰 벽면에는 금천구 마을지도가 있어 한눈에 공동체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클리핑해놓으셨더라고요. 생동감이 느껴졌습니다. 
공간 곳곳에는 이용하는 주민들과 함께 지켜야할 활동수칙, 성평등마을을 만들기 위한 약속문이 부착되어있습니다. 서로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성별과 세대로 인한 차별을 지양하는 문화를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네요. 
금천구마을공동체기록관 PM 엄샛별님으로부터 거버넌스 협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주민들의 기록활동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마지막 코스여서 그런지 내용과 상관없이 구성원 모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질문을 하고 있지만 무슨 질문을 하고 있는지 생각이 안나는 사태에 이르렀지요. 다행히 사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휴~  
금천구마을공동체기록관의 엄샛별PM님은 기록관 업무 외에도 미디어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을 베이스로 가지고 계셨어요. 마을청년들과 함께 더 재미난 일을 꾸려보기 위한 구상도 하고 계셨구요. 무엇보다 주민의 언어를 행정의 언어로 바꾸어 전달하고 행정의 요구를 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지신 분이었어요!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열린 마인드의 행정과 활동가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보너스컷 #번외코스 

빨간집 배은희 샘이 여기는 꼭 들러야한다며 추천한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스' 기념으로 책한권씩 샀는데, 아직 첫페이지도 못읽었어요. ㅜ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 들러 보고싶었던 전시도 봤지요.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마음은 예술로 몽글몽글해졌답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에도 사진동아리에서 활동한 여자선배님들이 한두명씩 계셨어요!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 전시도 큰 울림을 주었어요! 아침부터 밤9시까지 꽉찬 이틀을 보내고 부산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증평기록관 https://larchiveum.net/

2차 탐방은 충북에 소재한  '증평기록관' 이 예정되어있으나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로 전 지역이 격상되는 분위기에서 잠정 연기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ㅜㅜ 

 

증평기록관 - 증평의 지금을 기록합니다

증평의 지금을 기록합니다.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광장로 88, 증평군청 별관 1층

larchiveum.net

 

이렇게 사례 탐방이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모임에서는 몇 차례 회의를 통해 현장에서 발견한 지속가능한 마을기록 활동의 조건들을 다시 되짚어보고 화명동이라는 지역에 필요한 마을기록 활동은 무엇인지, '지속가능'하다는 것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지, 꼭 지속가능해야만 하는 것인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추후 발간될 연구보고서로 저희들의 이야기를 잘 갈무리하여 전해야 할 일만 남았네요. 마을기록관을 준비하는 공동체와 기록 활동가에게 유용한 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글 | 고탱 

사진 | 박지선, 백복주, 배은희, 김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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