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수업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미디토리 아닌가? 미디토리에겐 불가능은 없다, 일단 지르고 보자!
하루 3 개반, 45분 수업 연달아 세번하기 신공으로 일주일에 한 번 씩 4주간 진행, 4차시 만에 국어책에 나와있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 시사회까지 해야하는 불가능한 미션, 체력의 한계에 도전했던 금사중학교 국어-미디어 교육, 그 현장 속으로!
수업은 중학교 1학년 1학기 교재에 나오는 시나리오, '초승달과 밤배'로 진행했다.
나는 이 시나리오 중 한 장면을 선택해 아이들이 직접 각색하도록 했다.
주어진 시나리오를 그대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영상을 만드는 건 지루할 것 같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창의력을 조금이나마 이끌어 내고 싶었다.
2차시가 오기 전 (3개조*3반)9개로 각색된 시나리오를 받았고,
담당 선생님과 조율 끝에 3개의 시나리오가 선택되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잘 각색된 대본들이 나왔다.
2차시 부터 본격적인 시나리오 읽기가 시작됐다.
45분 만에 3개조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하지만 빠르게 진행한 뒤 한 조를 선정해 먼저 촬영에 들어갔다.
3차시, 45분만에 3개조를 모두 촬영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3차시는 하루종일 시간이 어떻게 갔는 지도 몰랐다.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그래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빠듯한 촬영과정을 즐겁게 소화해냈다.
그리고 4차시, 드디어 시사회 시간.
<시나리오 A>
<시나리오 B>
<시나리오 C>
아이들은 하나의 시나리오가 세 개의 시나리오로 각색되고, 9개의 영화가 나온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친구들이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웃으며 깔깔대기도 했고
촬영할 때 최선을 다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친구도 있었다.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정말 정신없이 치뤄내며
이것이 과연 우리가 바라고 꿈꾸던 미디어 교육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항상 소수의 인원들을 대상으로 몇몇 학생들과만 할 수 있었던 수업을
이렇게 많은 학생들과 짧지만 즐겁게 공유하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교과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선 한 번쯤 고민해 봤던 수업이었고
실험해보고 싶었던 수업이었고 힘들었지만 즐거운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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