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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록영화제] 다큐멘터리<핵의 나라2>, 일본 대지진 이후 파괴된 지역에서 이어지는 주민들의 삶

film /독립영화 리뷰

by 미디토리 2016. 6.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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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록영화제] 다큐멘터리<핵의 나라2>



6월 초록영화제는 양정 비밀기지에서 열렸습니다.

함께 콩국을 나눠 마시며 도란도란 담소도 나누고, 속닥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이번에 상영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후나하시 아츠시 감독의 <핵의 나라2>입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다이치 핵발전소가 위치한 후타바 지역의 모습과 주민의 삶을 몇년에 걸쳐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 냈습니다. 

방사능 유출 사고 후, 파괴된 땅에서 이어지는 피난민 생활. 임시 보호소에서 임시 주택으로 옮겨가도 주민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한편 아직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후쿠시마 지역으로 돌아가고 있고, 일본 정부는 사고가 난 후타바 지역에 방사능 폐기물 매립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표했습니다. 핵에너지를 둘러싼 정치적 문제와 자본주의 논리 속에서 후타바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위태롭게 보입니다.  





( 방사능 유출 사고로 폐허가 된 마을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


( 피난민이 거처하는 임시 주택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


(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 폐기물 /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









관객과의 대화 



진행자 : 후쿠시마 사고가 2011년에 있었고, 거의 5년이나 지났고, 차츰 머리에서 지워질 때고, 한번 상기시키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긴데도 몰입도를 유지시켜주는 게 감독이 기본기가 좋은 것 같네요. 지금 현재 후쿠시마 최근 소식을 얘기드리자면 후쿠시마 사고 수습이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핵연료 처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그 오염이 퍼져나가는 걸 막는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인데, 그게 지금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속 방사능 물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발전소 주변 땅 밑에 있는 지하수를 얼려 퍼지는 걸 막기 위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실패했습니다. 4,5백톤씩 물을 붓고 있지만 전 세계 세슘 농도 오염은 두 배로 올랐습니다. 후쿠시마 주변 지역에 들어가서 사는 건 법적으로 제재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범죄자, 빚쟁이 이런 사람들이 살다가 소재 파악도 안되는 게 태반인 경우도 있습니다. 방사능 폐기물 매립장인 중간시설을 사고난 지역에 짓자는 이런 발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문제가 지금 정보 공개 금지 규제로 인해 후쿠시마 소식이 거의 안 들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체르노빌 사고 때는 그래도 소련 정부가 책임을 지고 어떻게든 수습을 했습니다. 유럽 등 주변국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같이 수습했습니다. 그에 비해 주변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관객 : 영화에서 국가와 개인의 삶들을 비춰주었는데, 잘못한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처벌받는 게 하나도 없구나를 느꼈습니다. 핵 문제를 비롯해서 국가체제에 대해 생각할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는 국가체제 속에서도 주민들은 자신의 할 일을 책임지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관객 : 이 영화를 보니 핵이 터져도 수습이 안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가 제대로 안되는 걸 보면 일본도 그런데 우리나라는 얼마나 아비규환이 될까하는 우려가 듭니다. 그래서 국가체제나 민주주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영화에서 후타바 읍장이 불신임 당하고, 이런 정치적 상황들이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제도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 제도를 인간들이 개선할 수 있을까 그런 막막함과 무력감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제도가 우리의 숨통을 죄어 오는 게 아닐까. 개개인에게는 너무 힘이 없고 권한이 없습니다. 핵발전소 사고가 이 나라 한국에서는 절대 나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지만, 사고가 날 위험성은 항상 내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 : 재난 현장에서 어떤 마을이 와해되는 과정을 보면 공동체가 이런걸로 갈라지고 무너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현안에 대해서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런 재난 하나가 일으키는 엄청난 파급이 안타깝습니다.


관객 : 행정은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든 건데 그 제도가 오히려 개개인의 아픔을 돌보지 못하고 기능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냥 도구적으로 이용되는 것이죠. 행정적으로 해결해주는 게 결국 몇푼의 돈인데 그마저도 차등 지원 등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주민들 갈등만 유발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소비 구조부터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관객 : 주민 입장도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입장에서는 저렇게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밀양 송전탑 문제의 경우도 주민들의 상황에 공감을 하지만 전기를 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이런 생각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의 후타바도 이미 버린 지역이니깐 그냥 거기에 방사능 폐기물 중간시설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발전소를 계속 돌리면서 저장시설을 짓는다면 폐기물이 다 차서 또 저장시설을 지을 때 마다 이런 싸움을 계속 할거냐입니다. 발전소를 정지한다는 게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런 논의는 무용지물입니다.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날 때 마다 이런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결국 탈핵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모든 게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관객 : 싱크대 물이 계속 넘치고 있으면 물부터 퍼낼 것이냐 수도꼭지 부터 잠글 것이냐 이런 비유를 들은 적 있습니다. 일본에서 얼마 전에도 지진이 있었잖아요. 그때 거기서 가까운 원전이 계속 가동 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경각심이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관객 : 사고가 났음에도 계속 원전을 짓는다는 모습이 모순처럼 보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다시 후쿠시마 마을로 돌아가서 산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요?


진행자 : 먹는 걸로 따지면 사실 일본 열도 어느 지역이든 위험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현재 사고 지역에 사는 주민 대부분이 노령자라서 그래도 남은 여생 내 고향에서 살겠다 이런 경우도 있고, 진짜 지옥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살만하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갑상선암 발생률이 100배임도 자신이 안걸리면 당장 괜찮다는 이런 생각들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후타바 지역에 처음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왔을 때는 마을 경제가 활성화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지진 이후 마을은 모든 걸 잃었습니다. 

가족을 잃고, 이웃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정치와 경제 논리에 둘러싸인 사회는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기 보다 외면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여전히 언젠가 고향에 돌아갈 날을 꿈꾸며 피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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