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한부모가족의 날, 한부모가족 지원 정책을 생각해본다>
[방송대본]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김보영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죠. 5월 10일은 세 번째 맞는 한부모가족의 날입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어려움을 공감하고 국가와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를 담아서 2018년에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는데요. 부산에서도 한부모가족들이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펼친다고 합니다.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부산한부모센터 이임조 대표를 모시고, 한부모가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MC 1/ 5월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을 맞이하며 이날만이라도 한부모가족들이 당당해지기를 바란다며,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계신 부산한부모센터 이임조 대표님 자리하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임조 (이하, 이) : 안녕하세요. 부산한부모센터 대표 이임조입니다.
MC 2/ 네, 반갑습니다. 먼저 부산한부모가족센터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해 주실까요.
이/ 부산한부모가족센터는 증가하고 있는 한부모가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으로 한부모가족의 자립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부산 여성 한부모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NGO단체로 설립된 지 20년이 됩니다. 당사자들의 주체적 활동으로 한부모의 인권과 정책들을 제언함으로써 평등한 가족가치 확산 및 양성 평등한 사회적 변화를 추구합니다.
주요 활동으로는 상담 및 사례관리, 자조모임- 동아리 활동 지원사업이 있구요. 한부모가족에 대한 정서적, 경제적 자립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혼자서 많은 역할로 시간 빈곤을 호소하는 한부모들에게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정리수납교육과 문화지원사업으로 세미뮤지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C 2/ 다양한 지원과 사업을 추진하고 계신데요... 5월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이 법정기념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날인가요?
이/ 네. 2018년 한부모가족지원법이 개정되면서 ‘한부모가족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는데요. 2018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한부모가정은 153만이 넘는다고 해요. 하지만 늘어나고 있는 한부모가족들의 수에 비해 아직도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은 심하죠. 한부모의 날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부모가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더 높이기 위한 부산을 비롯 전국 한부모사업 단체들의 주관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MC 3/ 그렇군요. 한부모가족이라고 하면 어떤 형태의 가족을 말하는 건가요?
이/ 이혼, 별거, 사별, 유기, 미혼모∙부, 조손, 다문화 가족을 아울러 부모 중 한 사람과 자녀로 구성된 가정으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유리와 같은 선택적 비혼 가족도 포함하죠. 행정적 용어로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대상에 선정된 한부모를 말하지만, 비법정한부모의 개념은 더 넓어요. 부양 자녀가 있지만 지원을 못 받는 한부모, 성인자녀와 동거를 하지만 법정 지원이 필요한 한부모도 아우르고 있습니다. 한부모가족이라고 하면 한가위할 때의 ‘한’을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은 하나라는 의미와 함께 ‘가득하다’, ‘온전하다’의 뜻을 가진 순수한 우리말이죠. 제일 크고 온전히 차오른 달처럼 한부모가족도 그 가족 형태는 다양하겠지만, 하나로도 모자람이 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을 말합니다.
MC 4/ 말씀을 듣고 보니,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모자람이 없는 가족이고, 또 그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현실은 한부모가족이라고 해도 정부에서 다 지원을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네, 그렇습니다. 한부모가 되면 주민센터를 찾아 지원을 받기 위해 가족관계, 재산현황, 소득 등을 소명하고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52% 이하인 경우에만 법정 한부모가족으로 선정됩니다.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알고 있는 상식보다 낮아서 많은 분들이 실망하시더라구요.
MC 5/ 생각보다 지원이 적어 어려움이 크실 것 같은데, 실제 한부모들을 어떤 부분을 가장 힘들어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이/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받는 왜곡된 시선들을 꼽을 수 있는데요. 드라마에서는 한부모를 한없이 불쌍하게 묘사하여 자존감을 떨어지게 해요. 돈 많은 부자나 직장상사와의 로맨스로 신데델라로 만들어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남성에 기대어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스토리로 변질시키죠. 사건 사고의 현장에서도 부모가 뭐하는 사람이지? 뭘 하고 있었지? 등 사건과 관련 없는 헤드라인으로 노출시켜 가십거리로 만들죠. 자녀들도 학교에서 사고가 생기면 한부모가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적으로 조사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하구요.
직장에서 자녀들 돌봄으로 인해 지각을 하거나 조금 피로한 기색만 보여도 ‘지난 저녁에 뭐했길래?’란 시선을 보내고, 동네에서도 회식이나 야근으로 늦은 귀가를 하면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MC 6/ 편견의 시선이 힘들다는 말씀! 크게 공감이 됩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없나요?
이/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크죠. 여성한부모의 경우,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던 경우가 많아 가정해체나 사별 후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해도 많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요. 경력단절문제와 여성에게 차별적인 노동시장이라 취업이 쉽지 않아요. 게다가 양육을 책임지면서 노동을 해야하니, 보수가 충분하고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이 어려워 경제적 자립이 쉽지 않아요. 경제적으로 빈곤한 한부모는 자녀들 돌볼 시간적, 경제적,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기 마련인데 이는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쳐요. 한부모 가정의 자녀는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사회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MC 7/ 경제적인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네, 첫 번째로 아이들의 생존권과 맞닿는 양육비 대지급 법안을 시급히 제정해야합니다. 양육자가 양육비를 못 받을 경우,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추후 비양육자에게 반환을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인데요. 구상권은 채무를 대신 갚아준 사람이 채권자를 대신해 채무당사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두 번째로 한부모지원은 보편적으로 지원하되 한부모 가족 수에 따라 현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자립을 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계획하도록 하는 자격인정이 필요합니다. 법정한부모가 되는 자격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자립을 포기하는 한부모도 있고, 지원금액이 부족하여 지원을 포기하고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자녀 돌봄, 그리고 지원대상자들과의 비교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MC 8/ 부부가 함께 양육을 해도 그 무게가 참 큰데요, 혼자서 책임지고 일까지 하려면 정말 어려움이 클 것 같아요...
이/ 네, 대부분의 한부모는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겪죠. 가정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으로, 퇴근 후 양육을 위해 가정으로 출근하죠. 직장일에 집안일에 양육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요. 무엇보다 자녀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직장에 메여있으니 발만 동동 굴릴 수 밖에 없죠. 시간 빈곤의 해소를 위한 긴급 돌봄 확대와 가사서비스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MC 9/ 양육과 관련해서는 시간적인 어려움과 함께 의논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힘든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이/ 네, 한부모들은 가족해체를 경험하면서 배우자만 잃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회적 관계망도 함께 잃습니다. 또한 주위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과 자책감으로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불편과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사회적 관계를 통해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 존중, 심리적, 물질적 도움을 말하는 사회적 지지는 한부모들에게 중요한 보호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사회적 지지는 한부모가 자녀 양육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도우며, 주변의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보살핌이나 지지를 받음으로써 자신감과 자존감이 향상됩니다. 우리 센터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자조모임, 소모임과 서포터즈를 지원하여 관계 속에서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을 돕고 있습니다.
MC 10/ 한부모의 고충을 함께 해결해주는 센터가 늘어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요, 정책적으로 더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한부모가족들은 시설거주한부모와 재가한부모로 나뉘는데 재가한부모는 예산 등의 지원에서 소외되어 있습니다. 모든 한부모들이 그러하지만 재가한부모들은 혼자 감당하여 힘든 부분들을 격려와 지지를 받는 있는 의논상대를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관이 아닌 민간에서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부모지원 민간단체는 20여년 동안 한부모들과 소통하며 사례들을 모아 법개정,제정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부모들은 당사자가 아니면 경계를 쉽게 풀지 않습니다. 우리 센터처럼 당사자들끼리 조직하여 목표를 세워 단체를 만들거나, 기존 민간단체에 소속되어 서로 지지하고 정보 공유 및 소통하면 심리, 정서적 안정 및 자립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설과 재가를 구별하지 않는 예산 지원이 필요합니다. 당사자 운영의 한부모 고충 상담소를 설립하고, 민간 한부모지원단체 지원을 확대해야합니다.
MC 11: 네, 마지막으로 청취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한부모가정은 내 옆 집, 내자녀의 친구 집 내동료의 집처럼 그냥 평범하게 함께 살아가는 내 이웃입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감을 응원해 주세요.
부산시장님! 부산형 한부모정책 부탁드립니다. 중앙정부의 예산만 기대하지 마시고 좋은 정책이 부산에서 선행되어 전국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드립니다. 부산한부모가족센터는 한부모가족 여러분을 항상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5월 10일 한부모가족의 날 이 날 하루만이라도 가슴 펴고 당당해지면 좋겠습니다. ‘나는 한부모입니다.’
MC 12: 네, 오늘은 한부모가족에 대해 돌아보고 필요한 정책도 살펴봤습니다. 나와주신 부산한부모센터 이임조 대표님 고맙습니다.
이/ 네, 고맙습니다.
기획 | 퍼블릭액세스운영위원회
제작 | 부산한부모센터 이임조
제작지원 | 김영, 김주미
진행 | 김보영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듣기
[팟빵] http://www.podbbang.com/ch/8717?e=24045806
[부산MBC 홈페이지] busanmbc.co.kr/
출처: https://meditory.tistory.com/554?category=602349 [미디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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