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일주일 내내 비슷한 일상을 보낸다.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의 기록들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내려 간다.
초록영화제 X사이숨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6월의 초록영화제는 '사이숨'과 함께 중앙동 '오붓한'에서 진행했습니다.
6월의 초록영화제를 상영한 공간 '오붓한'
영화 <패터슨> 그리고 '사이숨'
6월의 초록영화제를 함께 기획한 '사이숨'은 사라지는, 혹은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개인 혹은 협동으로 지속 가능한 창작을 서로에게 지원하는 팀입니다. 사이숨의 이내 (local singer-writer), 소담 (local life designer), 규리 (local image creator) 세 분의 활약이 정말 눈부셨답니다. (인스타그램 @saysome_town , 사이숨 블로그 )
문구점 '응' 그리고 수리수리 푸드 스튜디오 공간 '오붓한'과 함께 영화를 더욱 멋지고 맛있게 즐겼습니다.
초록영화제를 준비하는 오붓한 은수셰프님과 사이섬 식구들, 그리고 초록영화제 명MC 허주영님공간 오붓한에서, 영화와 사람을 기다리는 초록영화제의 멋진 관객님들
영화 상영과 함께 사이섬 친구들이 직접 만든 브이로그 형식의 톡톡튀는 소개영상도 상영되었습니다. 패터슨 영화 속 주인공 패터슨처럼 마을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사이섬 구성원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재미난 영상이었습니다. ^^
초록영화제의 메인코너! 관객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영화를 보신 대부분의 관객들이 자리에 남아 각자의 감동과 사연을 나누었습니다. 영화가 끝나면 초록영화제 관객쪽지가 모입니다. ^^ 글과 그림, 시를 닮은 관객의 짦은 후기 글이 모였습니다.
초록영화제 관객쪽지에 담긴, 영화 <패터슨> (스포주의)
요즘흥얼거리면서악보프로그램을다운받아서곡작업을하고있는데흘려보내고마는것들을잡아서악보로만드니까나도예술하고있다는느낌이 들었다. 영화보면서일상속에서이런것들을할수있겠구나. 놓치지말고잘살려내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
쌍둥이의의미가 뭘까? 같지만다른쌍둥이들. 들은 반복적인매세지를가지는것같다.시상의재연이아닐까? 그리고 처음에는아기였는데, 점점나이가들어가는것을발견했다.
초록영화제는사랑이다. 같이보니까 또 재미있다. 영화제준비한다고세번을봤는데못봤던게튀어나오더라. 혼자볼 땐졸면서봤는데, 같이 보니까 또 새로운게많이보이더라.
"아하! 때론빈페이지가더많은가능성을선사하죠! " 제삶도돌이켜봤다.항상단조로운일상을살지만늘새로운뉴스가나온다. 흘려보내기도하고깊게보기도하는데.. 미뤄놓았던것들을조금씩해보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 혼자만의생각을적는것,,, 블로깅하는것... 주절거리는걸쓰기도하는데... 최근에 홍콩투쟁을관심있게보고있는데그것에대한생각을적고싶었는데피곤해서 계속 미루게 되더라.기록하지못해서아쉬움이많다. 저만의일기같은것들 다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연기가인상깊었다.영화를다찍고 1달뒤에죽었다고 한다. 영화나드라마에서갈등관계를즐기는 편인데,이 영화에서는패터슨과강아지가그런관계가아니었나싶다. 그게너무재미있었다. 본인이하기싫은일을하고, 맥주 한 잔하는것을보면서,하기싫은일을하면서가장하고싶은일을할수있구나.하는 걸 느꼈다. 비밀노트를찢는장면에서 보여준 강아지의복수가인상적이었다.
"사랑이없다면다른게다무슨소용이죠? 패터슨시를만나게해주셔서감사합니다. 아하! " 질척거리는흑인남자친구의대사가기억에남는다. 영화가시적인것같다. 영화 자체가시적인것같다. 감독이배우를등장시킨다던지하는장치들이함축적으로보여주려고한 거 같다. 영화를이렇게표현할수도있구나.. 하고신기하게본것같다.
(MC허) 짐감독은원래시인을꿈궜다고 합니다. 이영화의등장시중에한편이 짐자무쉬 감독이 쓴 시이며, 영화에서는 어린 소녀가쓴시라고 하네요.
(그림) 로라의기타치는모습 / 로라의기타치는모습이좋아보였다. 서로의꿈을믿고격려해주는모습이인상적이었다. 저는그림그리는게취미인데초등이후로그림을안그리고버리기도하고그랬다. 오빠가대학교들어가서제가그린그림을보면서테블릿을선물해줬는데, 그걸로 학교캐리터그리기출품을 했다. 떨어졌긴했지만격려해주고지지해주는사람이있는게아주좋은것같다. 이 영화가그런 점에서와닿았다. 친구들중에서도진로에대해고민하는친구가많은데, 믿고격려해주고싶다.로라나패터슨같이서로지지해주는사람의존재가그사람의예술활동으로직결되는거같다.
패터슨 시를 사랑하는 그의 아내 로라, 그녀도 늘 예술을 꿈꾼다.
패터슨시자체가시였던거같다. 앤딩크래딧이올라갈때창문밖에서 초록영화제의 영화와 관객들을 바라봤는데, 그 풍경도 시 같았다.
(MC허) 이영화를보고직업을버스기사로바꾼분이있다고 합니다. '문구점응'에서이분의사연을작은봉투에담았어요. <응, 삶은예술이야>, <예술적인주말보내세요>등 등의 작업물에서 느낄수 있듯이 모두가예술을안고살고있다고생각하는문구점응! (깨알홍보) 1인영화잡지 1호, 2호까지 나왔답니다!
빈노트는가능성을채워간다면채워가는노트는방향성을...
(그림) 마빈처럼안분지족의 삶을.. 영화를여섯일곱번정도봤다. 패터슨이가지고다지는도시락이 탐나더라. 그래서 그 도시락을 지르고, 아내에게전쟁났냐고타박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에서 행복한부부생활의비결을본것같다.분노. 짜증이있다는것이패터슨에게느껴지긴했는데끝까지화를안내는패터슨! 패터슨이 매일 들고다니는 런치박스! 탐난다, 탐나!
세탁소에서래퍼를 만나거나어린 시인 소녀 그리고일본인시인을만나는 장면들에서 '동네창작자'라는동료를만나는것이설레게 느껴졌다. 마음에와닿았다.
"쓸때없는것을쓸때없이많이하라." 빠에서일하는 사장님 '닥'이너무좋더라. 예전에 이 영화를 봤을 때는 그 분에대해서크게생각을못했다. 체스좋아하는분이라고만생각했는데, (오늘 다시 보니) 그 분도벽에자신만의창작활동을하고 있었다. 패터슨출신의인물을다알고있고.... 괜히나온게아니구나하는생각이들었다. 영화가참촘촘하더라. 닥이라는인물도와닿았었다.
미디토리 지선님의 쪽지를 전하며 패터슨 소개를 마칠까합니다. ^^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시와예술이스며들어차오르는경험을하는페터슨마을의주민들모두가이영화의주인공이었습니다. 이것은영화이지만 ‘패터슨’이라는시집을읽은느낌입니다. 사이섬의빈노트가너무나고마운어느초여름의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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