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부산미래유산] <개성과 화합의 음식, 동래파전> 편

local & community/부산 미래유산 시리즈

by 미디토리 2023. 11. 23. 16:37

본문

[부산미래유산 콘텐츠 시리즈]  

 

개성과 화합의 음식, 동래파전

- ‘동래파전' -

 

부산미래유산은 근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사건, 인물 또는 이야기가 담긴 유·무형의 문화유산 중 미래세대에 남길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을 말하는데요. 부산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되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72건이 선정되었습니다.  미디토리는 올해  부산미래유산에 주목했습니다.  올해초 부산시 문화유산과에서 시행하는 미래유산 콘텐츠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고, 올해 부산미래유산과 관련한 세 편의 파일럿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미디토리가 주목한 세번째 부산미래유산은 2021년에 선정된  <동래파전>입니다. 

 

‘개성과 화합의 음식, 동래파전’ 이야기를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세요! 

 

 

 

다양한 재료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부산의 대표 향토음식, 동래파전

 

조선시대에 동래파전이 탄생했다는 설은 다양한데요.일제강점기에 동래가 일본인들의 관광지역으로 바뀌면서 대중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1960년대에는 대중식당, 동래시장까지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기존의 고급스러운 음식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로 유명해졌습니다.

 

· 2002년도 ‘동래할매파전’을 부산 향토음식점 제1호로 지정

· 2004년 ‘동래파전연구회’ 발족(동래구)
· 2007년 이후 동래파전의 상표 등록(특허청) 

 

 

 

 

100년을 이어온 부산의 명물

동래파전의 역사적 유래

 

‘동래파전’은 부산시 동래구 일대에서 조선 쪽파를 주재료로 하여 지져 내는 향토음식입니다. 

동래파전의 유래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은데요. 어르신들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조선 시대 금정산성과 같이 국가적으로 성을 쌓는 등 큰 일이 있을 때 부족한 밥 대신 끼니용으로 만들어 주었다거나 궁중요리를 하던 사람이 동래에 요리법을 전해서 기생들의 솜씨로 로 다시 전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동래파전의 유래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데요.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 침입한 왜군에게 파를 던져 물리치고자 했던 뜻을 살 려서 먹던 음식이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동래기생들이 운영한 요정의 술상에 늘 빠지지 않는 고급 요리로 올려진 까닭에 동래기생과 더불어 동래의 두 가지 명물로 꼽혔다고 합니다. 다양한 유래들에 대한 명확한 근거자료는 없지만, 지역의 스토리로 계속 전승되면 동래파전을 먹을 때마다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좋을 것 같아요. 

 

 

옛날 동래 금정산 주위에는 파밭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쪽파는 맛이 달고 향긋한 향이 좋았다고 해요. 그 품질을 인정받아 조정에 진상품으로 바치기도 했다는 동래 쪽파는 사계절 모두 향긋하지만, 특히 봄철에 나는 파가 가장 야들야들하고 단맛이 빼어났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풋풋한 봄철의 동래 쪽파에 부산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물을 잘게 썰어 넣어 불에 살 짝 구운 파전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동래읍성과 동래시장 

임진왜란 때 <동래부 순절도>에 보면 아낙네들이 기왓장을 던져 왜군에 저항했다고 나오는데, 기왓장 뿐 아니라 금정산 주변에 파밭이 많았거든요. 파가 맵잖아요. 그래서 파를 던지며 저항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지금 동래구는 금정구, 연제구, 해운대구, 기장군 등에 둘러싸여 있지만, 예전에는 이 모두가 동래구 관내에 있었다고 합니다. 동래는 부산의 뿌리 같은 곳인데요. 동래부라고 불리며 조선시대 외교, 경제 중심지로 일본과의 교역을 담당하고 막대한 국가 재정을 집행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보니 일대에서 생산되는 온갖 토산물들이 동래로 다 모여들었고, 외교와 군사상 요지다보니 조정 고관들도 자주 내려와서 그 과정에서 고급 술안주도 개발되고 접대 요리로 내던 음식이 바로 동래파전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육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바다의 싱싱한 해산물이 만나는 오랜 전통의 동래파전

이제 그 맛의 비결을 조금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동래파전의 맛

동래파전은 과거부터 지역 일대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인 조선 쪽파와 쇠고기, 해물 등 을 얹은 다음 찹쌀과 멥쌀을 갈아서 만든 쌀가루 반죽을 얹어 좀 질게 하여 차진 맛과 깊은 맛을 낸다고 합니다. 재료도 한꺼번에 반죽으로 섞는 것이 아니라, 불의 세기에 따라 각각 다른 재료가 연하고 맛있게 익도록 차례대로 넣어 그 재료가 주는 향내를 살리는데요.

 

 

동래파전은 다른 전들보다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가는 까닭에 바다의 재료가 주는 맛을 잘 살 리기 위해서 간장이 아닌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는걸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쌀가루에 비해 더 찰진 찹쌀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쫄깃하면서도 질척한 맛이 있습니다. 이러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도 바삭한 튀김 같은 음식에 어울리는 간장보다는 초고추장이 더 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답니다. 

먹는 시기도 삼짇날(음력 3월 3일)쯤에 만든 것 이 가장 맛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동래파전의 주재료 쪽파 

동래파전의 명인 김정희 대표를 만나 동래파전의 역사를 여쭤보았는데요!

과거에는 동래 파를 썼지만, 이제는 파밭이 기장 쪽에 몰려 있어 기장 쪽파를 주로 쓴다고 합니다. 

 

 

기장 쪽파를 쓰는 이유는

동래파전이 향토음식이라 본고장에서 나는 재료를 쓰고자하는 바도 있지만, 기장 쪽파는 비옥한 황토밭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커서 몸매는 작지만 색깔이 선명하고 맛이 달고 순하다고 합니다.  향과 식감이 좋아 예부터 다른 지역의 쪽파보다 비싸게 팔렸다고 하네요. 

파는 주로 속대만 쓴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비결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퉁퉁한 흰 뿌리 부분과 빳빳한 겉파는 다 버리고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속대만 쓰신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듬으면 버리는 게 더 많지만 아깝다고 뿌리까지 쓰면 동래파전 특유의 맛과 향이 나지 않는다고 해요.파가 향긋함과 식감이 중요하고, 그것이 해산물의 비린내도 잡아주고 기름의 느끼함도 잡아줘서 전과 궁합을 잘 이룰 수 있다고 합니다. 

 

 

동래파전의 멋

이탈리아에 피자, 일본에 오꼬노미야끼가 있다면, 한국에는 화려한 동래파전이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전 문화가 물론 있습니다. 경기도의 호박전, 경북지역의 배추전, 서해안 지방의 서대전 등은 지역의 향토에서 나는 단순하고 소박한 식재료로 전을 부쳐내는데요. 이러한 각 지역의 전들과 달리 동래파전은 풍성한 재료와 화려한 맛에서 다른 지역의 전들과 차별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래파전을 창조하는 역사적인 레시피

요리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면, 동래파전은 식물유 기름을 둘러 번철에 둘러 불로 가열한 다음,

다듬어 낸 파와 미나리를 다른 전들처럼 반죽해 넣지 않고 그대로 먼저 올립니다. 

그 위에 소고기와 해산물을 얹은 다음, 또 한 번 파와 미나리를 얹은 뒤에야 따로 만든 반죽물을 붓고 서서히 익힙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재료들이 익기를 기다려 계란을 풀어 얹고 뚜껑을 덮어 한 번 더 익혀내는 복잡한 요리과정을 거치는데요.

밀가루와 재료를 미리 반죽해 부치는 다른 전들에 비해 조리방법이 뭔가 특별합니다.

풍성한 식재료 외에도 반죽물 만드는 방법에까지 특별한 비법이 들어가 있는데, 쌀가루 반죽에 특별한 맛국물을 더해 반죽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밴댕이(디포리)와 다시마 등을 우려낸 것인데, 다른 전에 비해 반죽 하나에도 바다와 육지의 맛이 조화되도록 정성을 다하는거죠.

 

 

사실 예로부터 번철에 넉넉하게 기름을 둘러 부치는 조리법은 민가에서 자주 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고 해요. 귀한 손님을 맞이하거나, 부잣집에 큰 잔치가 있거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날이어야만 전유어(생선, 육류, 채소 등의 재료를 얇게 썰어 밀가루와 달걀에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의 총칭)를 맛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동래파전은 파와 미나리의 푸른색, 해산물의 흰색, 쇠고기의 붉은색과 계란의 황색이 어우러져 색감이 화려하고 영양소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맛과 영양도 좋지만 음식 자체 가 귀하고 화려한 까닭에 눈으로만 보아도 잔치의 흥을 절로 돋게 만드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요리의 마지막에 솥뚜껑을 덮어 조리를 마무리하는 것 또한 중요한 특징인데요. 그 이유는 신선한 햇파의 향이 휘발되지 않고 음식에 배이고 갖은 재료가 고루 익도록 뜸을 들이기 위해서라고 해요. 이렇게 부산(釜 山)이라는 의미가 담긴 솥뚜껑으로 마무리하는 과정은 동래파전이 왜 부산 음식일 수밖에 없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 같아요.  

 

 

 

대를 이어 그 깊이를 더해가는 

동래파전 식당

 

동래장에서 좌판을 열어 팔던 것이 

며느리에서 며느리로, 또 그 며느리에서 며느리로 4대째 이어져 와 

지금의 김정희 대표에게 이어져왔습니다. 

 

 

 

1930년 부터 기록이 남아있는 이곳은 처음에는 상호도 없이 시작하여 시할머니 시절에 '제일식당'이라는 상호를 내걸었고, 70년대 들어 향토음식의 맥을 잇겠다고 생각한 시할머니가 '동래할매파전'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현재 4대 주인 김정희(金貞姬, 전통문화보존명인 장) 씨는 파전 만드는 방법만큼은 시어머니가 지켜온 그 비법 그대로 고수하고 계십니다.

 

 

 

 

여전히 전통방법을 고수하며 조리하는 이유

30년 가까이 동래파전과 요리연구를 하며 몸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상차림을 내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김정희 대표는 이제는 전통문화보존 명인장으로 자녀들에게로 동래파전을 전수하며

5대째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서른살에 식당을 시어머니한테 물려받았는데 처음에는 잘 안 맞고 힘드셨다고 해요. ‘이왕 하는 거 즐겁게 제대로 해 보자’고 마음먹고 약선 요리 공부와 요리 공부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동래파전은 재료를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올려 만드는게 특징인데요. 이렇게 하면 재료의 모양이 다 살아있다고 하네요. 펼쳤다 모았다 하며 만드는 과정도 특이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솥뚜껑을 덮어 익힙니다. 쪽파의 향이 음식에 배이게 하고 재료가 고루 익도록 뜸을 들이기 위한 과정입니다. 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가 전이 두툼하다보니 음식을 잘 익히려 솥뚜껑으로 마무리한다고 합니다.  

 

 

동래파전, 초장 그리고 막걸리

 

“음.. 보통 전은 바삭한데 동래파전은 두툼하니 쫀득하고 찰진 식감이 특징이에요. 이 또한 동래파전만의 매력이죠.”

다른 전은 간장을 찍어먹지만 동래파전은 초장하고도 잘 어울려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해산물이 다양하게 들어가서 그 맛과 향을 더 끌어올려주는 것 같아요. 여기에 한가지 더! 막걸리가 빠질 수 없어요! 

 

 

미래유산으로서의 보존필요성 

 

동래파전은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지금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음식으로 부산의 역사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부산지역의 지명이 들어가 향토성이 잘 나타나고 재료에 육지와 바다의 식재료가 들어가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음식입니다.” 

 

 

 

 [참고자료 출처] 

부산문화재단, 2022,  「부산의 음식」, 호밀밭

부산광역시 문화예술과, 2021, 제2차 부산미래유산 심화연구, 경성대학교 산학협력단

 

부산역사문화대전(http://busan.grandculture.net/)
부산광역시 홈페이지(https://www.busan.go.kr/)
부산 스토리텔링 원형정보 시스템(http://busandabom.net/index.nm?contentId=198) ‘동래파전’
동래구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s://www.dongnae.go.kr/tour/) 

지역N문화 홈페이지(https://ncms.nculture.org/food/story/1731) “우리집의 맛과 향, 향 토음식 <조선의 경제외교도시 동래부가 낳은 '작은 산해진미', 동래파전>”
지역N문화 홈페이지(https://ncms.nculture.org/food/story/1943) “우리집의 맛과 향, 향 토음식 <달착지근한 쪽파와 해산물을 찹쌀 반죽으로 지져야 동래파전>”

 

 

(하단 기재) 

*이 프로젝트는 2023년도 부산광역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으로 제작하였습니다.

*SNS 콘텐츠 에디터: 임봉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