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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초록영화제[버블 패밀리]

film /독립영화 리뷰

by 미디토리 2019. 5. 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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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월 초록영화제] 버블 패밀리, 부동산으로 흥하고 망한 가족의 역사

 

<버블 패밀리>(Family in the Bubble2017)다큐멘터리ㅣ77분ㅣ한국ㅣ감독 마민지

 

 

"80년대, '집장사'를 했던 나의 부모님은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중산층’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한 방 터뜨려 재기하겠다는 부모님은 15년째 월세 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날 집주인은 부모님의 월세 집을 원룸으로 재건축할 예정이라 통보한다. 노심초사하는 나와 달리 부모님은 기약 없어 보이는 부동산 투자에만 관심을 보인다. "

 

<사진출처 : 초록영화제>

'버블' 패밀리라는 제목처럼 이 영화를 연출한 마민지 감독의 부모는 눈 깜빡할 사이 몇 배의 시세 차익을 손에 쥐는 80년대 부동산 거품을 등에 업고 큰 돈을 법니다. 승승장구하던 그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경제 거품이 완전히 꺼지면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십수 년간 현실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절망적으로 변해 가지만, 그들은 여전히 '대박'의 욕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지긋지긋한' 집에서 탈출해 혼자 생활을 시작한 가족은 그런 부모를 향해 카메라를 듭니다.

 

이번 상영회는 특별한 이벤트가 두가지 

1. 주거공동체 [공유집 따또]에서 함께 준비해주셨는데요. 영화상영을 할 수 있도록 거실에 초대도 해주고, 간식도 준비해주셨는데요. 더군다나 미리 영화를 보고 선관람평을 올려주시기도 했어요.

 

2. 감독님을 초대를 하진 못했지만 [공유집 따또]팀과 함께 몇가지 질문을 뽑아 전화로 미리 인터뷰를 진행하여 영화를 보러오신 분들과 녹음된 감독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후기를 나눴습니다. 

 

따또 식구들이 초록영화제 관객들을 위해 맛난 음료와 팝콘도 준비해주셨어요.

<관객 소감나누기>

 

사회자- 감독의 마음이 공감이 갔다. 부모님의 일에 불만도 있지만, 자기도 돌아갈 수 있는 땅이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받는 점이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서 마음에 들었다. 나는 언제 저렇게 부자가 될까? 실제로 부동산으로 나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지 않나하는 솔직한 욕망의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저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마음이 부모님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망이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제도가 만들어낸 욕망, 한편으로 내 땅이 있었으면 하는 욕망도 있고,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욕망이 있다는 것을 감독의 마음에 담아 낼 수 있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카드에 적어냈다."

영화가 끝난 후 어김없이 이어진 영화 소감나누기

 

 

관객1 마풍락의 한맺힌 노래/ 마민지가 서있는 부발읍 땅 장면/ 노해숙씨의 아름다운 럭셔리 홈드레스

전반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잘 살 수 있었는데 상황이 저렇게 되었구나라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보았다. 캐릭터들의 마음에 공감이 되면서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떨까하는 마음에서 장면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 아버님의 피폐한 삶, 어머니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대개 힘들었을 텐데 말하는게 긍정적이고 위트가 있더라. 마지막 감독님은 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았을까? 저도 그 땅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 저 가족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과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 분명 잘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텐데,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하는 것보다 안타깝다라는 마음이 더 들더라. 

 

관객2 엄마 조력자의 힘을 발하는 느낌 

- 사실 독립영화가 처음이라 리얼인지 연기인지 궁금했다. 영화중반부에서 리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 마풍락을 연기하는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한다고 감탄하고 있었다. 나는 노해숙어머니의 행동과 말에 포커스가 맞춰지더라. 나랑 같은 연배이기도 해서인데 무한긍정심과 딸을 조력해주는 무한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했다. 어머니가 아니면 이 영화가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 엄마처럼 아이를 긍정적으로 바라고고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힐난하지 말고 잘 해줘야겠다.

 

관객3 잘나가던 중산층 가족의 삶이 IMF시기가 없고 자본친화적 세상이 건재하면 부동산의 열망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각종 부동산 정책은 계속 나온다.  개발을 해서 투기를 잠재우겠다고 했지만 부동산 버블이 더 생기고, 투자가 투기였다. 부동산불패신화라고 믿었는데 그런 게 다 거짓말이란게 드러나고 앞으로 자본주의가 조금씩 공유와 협력의 사회로 가고 있지만, 아까 영화에 나오는대로 자본친화적인 세상이 있는 동안 부동산 거품이 식는다고 해도 계속 거품이 갈 수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4   97년도에 멈춘 홈비디오

- 홈비디오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97년에 멈췄다. 그렇게 멈춘 촬영이 딸의 카메라를 들고 다시 찍는 어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고 사회가 빚어낸 문제이기도 한 데, 사회적인 문제라고 하기도 그런 거같고, 가족의 모습에서 자신들이 빚어낸 문제같기도 한데 그런 부분이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

 

관객5  인터넷으로 가족 땅찾기 해야겠다

-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터넷으로 가족 땅찾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 6 

- 이기는 게임과 지는 게임을 두고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우리는 과연 지는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어있는가?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가큰 자본을 가진 사람은 언제든 이기는 게임, 어중간한 사람 아예 없는 사람은 아차 실수하면 중산층도 아니고 아예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라는 얘기를 감독이 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관객 7 

마풍락씨가 말한 사람이 욕심이 있어야 돼'라고 했다가 다시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안돼“ 라고 말한다. 이런 부모님을 자라면서 겪은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너덜너덜한 씽크대를 보면서 ...지금 현재를 살지 못하고 어떻게든 돈이 들어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감독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관객8   (고양이왈) 핑퐁 저 인간들 왜저려냐? ”

부동산이나 집을 산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낯설어서 영화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았다. 제가 생각하는 건 집을 사는 경험이 없어서...19년동안 계속 살아온 공간이라고 와 닿는데 저에게는 다른 이야기 - 고양이에게 말하는 말이 인상이 와 닿았다.

 

관객 9  

감독님이 결말에  -개인적으로 끝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문제로 가야하지 않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족들이 고기 굽는 모습을 통해 영화는 가족주의로 마무리한다마풍락 선생이 부동산 죽지않는다. 라는 말을 계속했는데, 아버지를 변호하는 모습이 있지 않을까?

 

관객 10 

- 저희가 살고 있는 이 구조가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넘어설 수 없는 문제인데, 주거의 문제가 있어도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는 문제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문제를 넘어서서는 말하기 힘들지 않는가? 감독도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이니 건설적인 문제를 제시하기에는 사람으로서 힘들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더 와 닿는다.

 

관객 11 

- 감독님의 후회한다는 부분은 1) 자 살아보니 프리랜서로서 대출받기 어려운 부분을 담지 못한 게 후회되지 않을까? 2)가족영화이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같이 담지 못한 게 아쉬운게 아닌가? 두가지 문제를 다 얘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사회와 개인의 문제에 경계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이면에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해결해나가고 있고, 한발더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청년월세지원, 공시지가 현실화 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그런 문제를 다루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것 같다. 

 

 

<감독님과의 전화(녹음)인터뷰>

 

Q1. 부발땅은 지금 현재?

- 관객들이 꾸준히 땅값 시세를 알려주신다. 지금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 

 

 

Q2. 영화를 만든 계기는?

-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 않아서 연락처도 모르고 지내다가 종로에서 아버지를 우연히 마주치면서, 가족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IMF를 거치면서 흥망성쇠를 겪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영화로 제작하였다. 처음에 영화를 제작한 2013년에는 IMF를 겪은 청년들의 담론이 없었는데 어떤 마음을 가지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Q3. 구조적인 주요 키워드 부동산, 욕망인 것 같다. 보통 일반적인 분들도 내 집, 내 땅 마련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부동산과 차액을 추구하는 행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리되어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복잡하다. 영화찍으면서는 제가 제 땅을 보면서 즐거워하잖아요. 저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땅을 보러간다고 촬영한 건데 제가 행복해하더라. 처음으로 미래의 전망을 그릴 수 있는 안정적 토대를 만난 느낌. 영화전반적으로 비판을 했는데 막상 내 문제로 왔을 때 양가적으로 복잡한 심정이 있었다. 내 안에 있는 욕망을 얘기하려고 했다. 남의 문제일 때는 객관적일 수 있는데, 나의 문제일 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안타까워하더라. 안정적인 집의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투기의 마음은 줄지만 내 마음속의 욕망에 대해 관객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관객분들이 부동산투기나 땅의 투기에 대해서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비판을 할 수 있겠지만, 관객들이 부럽다라는 마음을 더 솔직하게 표현해 주시더라.

 

Q4. 가족들을 담은 다큐이지만 가족과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

- 부모님 두분을 설득하는 과정이 한번에 되지는 않았고 시간이 걸렸다. 어머니는 집에서 편하게 있는 모습을 촬영하는 걸 대개 싫어했고, 설득하고 카메라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서울머니쇼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어머니가 촬영가자고 해서 늦잠 자는 나를 깨우고, 아버지는 시종일관 무관심하게 있었는데 카메라를 매개로 같이 촬영다니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셨다. 2014년부터 3년 정도 촬영을 하니깐 나중에는 카메라를 인지도 못할 만큼 카메라와 가깝게 느끼셨다. 가족이라서 편하게 찍은 부분이 있어서 감독의 윤리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어머니 직장부분 등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영화를 냈다.

 

Q5. 가족분들은 영화를 보고 어땠는지?

- 어머니께서 일단은 떨려하면서 보러 오셨는데, 나와 비슷한 세대들이 영화를 보고 어머니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자신의 이야기와 같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얘기하더라. 우리가족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친척들도 모시고 오더라. 트위터에서 중년부인이 물개박수를 쳤다고 트위터에 올렸는데 그 분이 우리 엄마이더라. 혼자서 많이 보러 다니셨더라아버지도 자랑스럽다 하고 저한테 물어본 첫 질문이 그래서 땅이 몇평이냐?”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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