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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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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토리 구성원들은 회사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알리는 퍼블릭 액세스 활동을 해왔는데요, 사회적기업을 꾸리고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미디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퍼블릭 액세스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5년 올해부터는 미디토리가 라디오를 통해 만나고 있는 다양한 부산 시민들의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알려드릴 겁니다. 여기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모아지는지, 또 어떤 일들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퍼블릭 액세스(Public Access)는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상과 소리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활동과 그 권리를 말합니다. 부산에도 다양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미디토리는 부산 지상파 방송 중 최초로 만들어진 부산MBC <라디오 시민세상>에 제작지원단으로 결합하고 있습니다.



5월 둘째주 라디오시민세상은 작년 12월 해고돼 거리로 나올수 밖에 없었던 보건소방문건강관리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부산 MBC 라디오 시민세상 대본 


<해고된 방문건강관리사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방송일시: 2015년 5월 2일(토) 08:30-09:00

녹음일시: 2015년 4월 30일(목) 14:00-15:00

제작/출연 :방문간호사박덕/유우인

  제작지원 : 김은민 

  진행 : 오세자  


OPEN MENT

안녕하십니까. 부산 시민이 직접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오세자입니다.


어느덧 완연한 봄을 넘어 한낮에는 가벼운 옷차림이 어울릴 만큼 기온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5월 1일은 노동자의 날로 첫 시작을 알렸습니다. 노동자의 날은 노동자의 땀방울을 위로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인데요, 부당하게 해고돼 거리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해고된 지 5개월째 거리에 나와 있는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들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독거노인과 의료취약계층을 집집마다 찾아가 건강관리를 해오던 방문건강관리사들이 왜 한 번에 170명이 해고돼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본방내용

MC/ 지금 이 자리에는 동래구보건소에서 방문간호사로 일해 온 박덕, 유우인 간호사가 나와 계십니다. 반갑습니다. 

 박덕,유우인 / 네, 반갑습니다.


MC/ 보건소에서 방문간호사로 일해 왔다고 하셨는데 ‘방문건강관리사’라면 

  취약계층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을 살피는 분들을 얘기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요? 


    / 네, 저희가 하는 업무는 매일 독거노인과 의료 취약계층 가정에 방문하여 혈압과 혈당과 같은 기본적인 건강 체크를 하고, 약 드시는 방법이나 질병에 관한 설명도 자세히 해드리고, 진단을 해보고 의사 치료가 필요하면 병원으로 연계하는 일을 합니다. 건강 서비스 외에 도시락지원, 보청기 지원도 하고요. 취약계층을 발굴해 지역사회의 복지서비스 지원과 연결해 드리는 등 업무도 도맡아 해왔지요. 


MC/ 네, 간호사처럼 방문간호업무를 보는 전문가들을 방문건강관리사로 채용하는 거지요?


    / 네.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방문간호업무는 간호사와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취위생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에요. 운동처방사나 물리치료사 같은 경우에는 허약한 어르신들과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운동과 재활로 일상생활 활동에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치위생사는 입 운동 교육과 치아 관리 및 구강건강관리, 불소 도포와 틀니지원 등의 관리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영양사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영양 상담을 하며 일상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MC/ 네. 그렇군요.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사회 복지차원에서 필수적인 일을 하고 계신 것 같군요. 왜 오랫동안 일한 직원들을 170명이나 갑자기 해고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집니다.


     /네. 그것이 저희도 가장 의문스러운 점인데요. 방문건강관리업무는 2007년 전국 보건소에서 시행되었어요. 국가예산과 지방예산을 합해 시행하는 사업인데요. 2012년까지는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기간제한 없이 매년 근로계약을 연장해오다 2013년부터는 기간제법에 적용되어 2년이상 근무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요. 동래구 보건소는 만 2년이 되는 시점인 지난 12월31일자에 무기계약 전환 대신 계약만료 통보를 했습니다. 저희는 갑자기 해고 당한 거지요. 그래서 저희들은 매일 시청에 나가서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매일 시청으로 가는 이진욱물리치료사, 임현식운동처방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MC/ 네 그렇군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할 관리사들을 해고한 것인데요. 동래구 보건소 외 다른 부산의 보건소는 어떤 실정인지 말씀해 주시죠. 


    / 네. 부산 외 다른 지역은 2년이 되기 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곳도 있어요. 하지만, 작년 말에 부산시의 각 보건소 무기계약직 전환율은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요. 부산시에서는 연제구와 기장군이 지난해 3월과 9월에 방문인력을 무기직으로 전환했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도 당연히 무기직으로 전환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하지만 작년 10월에 구군청장 협의회 회의 이후에 모든 지역구가 같은 결정을 하기로 했다면서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어요.


MC/ 공무원이라고 하면 무기계약직보다 더 나은 일자리인거 같은데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 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은 오전 9시부터 오후5시까지 일하며 계약기간은 1년에서 2년에 불과하고 최고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계약직의 또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임기제는 기한이 정해진 사업에 적합한 인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방문사업에는 임기제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에서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상시 지속적인 업무이다'라고 보고 있는데, 이렇게 계속 유지되어야 일에 업무기간을 정하는 임기제를 맞추려고 하는데 그 자체부터 맞지 않습니다. 


MC/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시작되며 주민이 받는 복지혜택도 많이 변했을 거 같은데요. 지난해와 비교할 때 현재 부산시의 방문건강관리 사업의 현황은 어떠한가요?


    / 네. 연제구와 기장군에서는 무기계약직 전환된 기존 7-8년 일해 온 인력이 방문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그 외 대부분 구에서는 1월 한 달 정도 인력 충원을 위해 사업을 정상적으로 시행하지 못했어요. 지금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해 방문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방문사업의 특성상 새로운 인력이 접근하긴 쉽지 않습니다. 지역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한 사람 한 사람 대상자의 건강상태 및 전반적인 상태를 숙지해야 하며, 무엇보다 대상자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래구에선 방문인력을 기존 14명에서 9명으로 인원을 감소해 방문서비스를 받는 대상자수 또한 절반으로 줄여가고 있어요. 간호사 한 명이 한 동을 책임지던 1인 1동제에서 2동을 책임지는 1인 2동제를 하고 있어요. 결국 복지를 강조하면서 복지의 서비스의 질 저하를 만드는 결과가 돼버렸어요. 

박소연 방문간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MC/ 네. 방문건강관리 업무의 특성 상 지속적인 관리와 주민들과의 신뢰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무리하게 시간 선택제 임기 공무원으로 전환돼 결국 취약계층의 건강관리에 구멍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스러운데요. 이렇게 복지혜택이 축소되었다면 예산이 축소되진 않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정부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지자체의 의견만으로 사업방향이 결정되긴 어렵다고 보이는데요. 


     / 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국가예산 50%와 시 예산 25% 구 예산 25%로 시행되는 매칭 사업입니다. 물론 올해 예산은 축소되지 않았어요. 사업비 내에서 인건비를 사용할 수 있지만 복지부에선 기간제와 무기직의 인건비만 사용할 수 있다고 공문으로 명시했습니다. 지금 부산시 14개구에서 시행하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의 인건비를 사업예산에서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와 14개구에서는 국비와 매칭해 인건비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추후 감사와 패널티 부분에 대해 감수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그 경우 사용금액을 환수하거나 내년 사업비 삭감부분이 생각되어집니다. 결국 인건비 부분에서 내려오는 국가예산도 사용할 수 없고 시와 각 구에서 예비비를 사용할 경우 구 행정에도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복지 혜택을 부산에선 제대로 시행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됩니다. 국가예산 매칭 사업임에도 내려오는 예산을 사용 할 수 없는 인력을 무리하게 고용하려는 부산 지자체의 의도가 궁금할 뿐입니다. 


MC/ 네. 이런 상황에 대해 보건소 측과도 여러 차례 대화를 해보셨을 건데, 타협점이 없는 건가요?


     / 네. 2013년부터 고용불안을 해소 하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여러 차례 교섭을 통해 대화를 했었는데요. 보건소측과 구청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미루었고 예산문제와 사업의 지속성 여부를 문제제기했던 보건소 측은 더 이상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구군협의회에서 정해진 일이라 번복할 수 없다는 게 구청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부산시 또한 각 구청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책임을 피하고 있습니다.


MC/ 네. 해고된 후 5개월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네. 저희 방문건강관리사들도 이 문제가 많이 걱정이 됩니다. 방문건강관리 업무 자체가 지속적인 관리와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8년 동안 주민들을 만나왔기 때문에 거의 가족이나 다름 없습니다. 매년 고용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대상자 어르신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갔고 최선을 다해 일해 왔기 때문입니다. 하루빨리 일해 온 직장으로 돌아가 힘들어하는 어르신들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저희는 복직을 이루고 안정된 일자리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끝까지 노력해서 우리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MC/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박덕 간호사님 유우인 간호사님 두 분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덕,유우인  / 고맙습니다.




네 현재는 해고된 방문건강관리사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부산시청앞에 나와 있는데요.

부산시만 시행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사실상 이름만 다른 또다른 계약직! 의 폐기를 시행하고 해직 방문건강관리사들이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가 일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저 부산MBC 방송국 홈페이지에서 다시듣기를 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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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팟빵 팟캐스트 서비스를 통해서도 다시 들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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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토리의 퍼블릭 액세스 활동은 쭉 계속되고요, 부산 시민들과 공유하고픈 이야기가 있거나 제작에 참여해보고 싶으신 분은 

meditory@meditory.net, 070-4349-0910으로 연락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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