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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축지 사진 교육 " 정겨운 동네 우리가 찰칵 " - 부산일보 2012. 11.14

미디토리 스토리/언론이 본 미디토리

by 미디토리 2012. 11. 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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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마을.' 지난해 한 공중파 방송에서 부산 동구 범일5동 매축지 마을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붙인 제목이다. 바다를 메워서 만든 땅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2m도 채 안 되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곳.


매축지 마을은 숨바꼭질놀이 하듯 철길과 부두도로 사이에 웅크린 채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공동화장실 등 시간을 거슬러 달린 듯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미 20여 년 전 재개발지구로 지정됐지만 언제 사업이 진행될 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까닭에 매축지 마을은 주민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전국의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현대사회와 어울리지 않게 60~70년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기 때문이다.


사진애호가 찾는 명소 

늘 찍히기만 하다가 

카메라 들고 직접 촬영 

오늘부터 사진전 열려


하지만 이들의 사진 속 매축지 마을 사람들은 늘 객체일 뿐이다. 실제로는 마을에 살고 있는 주인들이지만 외지인들의 카메라 속에서는 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14일 오전 매축지 마을 안 '사랑방 마실'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전시회 개막식이 열렸다.


'우리가 사는 곳, 우리가 담는 곳'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에는 60~70대 마을 주민 6명이 지난달부터 6주 동안 직접 카메라를 들고 매축지 마을 골목골목을 훑고 다닌 결과물 12점이 선보인다. 늘 대상에 머물던 주민들이 자신들의 삶터를 겨냥해 직접 찍은 작품들이다.


아들과 함께 마을을 지키고 있다는 김만금(74) 할머니는 작은 가게에 주민들이 둘러앉아 푼돈벌이 삼아 수공예품을 만드는 정겨운 모습과 길가 화분에 핀 빨간색 꽃에 초점을 맞췄다.


단짝 정조귀(76) 할머니는 매일 이른 아침 마을 골목길에서 소박하게 열리는 새벽시장 풍경을 담았다. 잠깐 스치듯 왔다가는 외지인들의 카메라에는 절대 잡힐 수 없는 장면이란다.


정 할머니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지만 내가 살았던 정든 동네를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사진교육을 맡은 사회적기업 '미디토리' 임소영(26) 강사는 "비록 서툴긴 하지만 그동안 스치듯 지나간 수많은 전문가가 포착하지 못한 마을에 대한 애정과 정서가 듬뿍 담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후원하는 사진전은 오는 28일까지 2주간 열린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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