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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갱생] 점심시간만 2시간…몸으로 얻는 밥심

미디토리 스토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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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토리는 '식구'입니다. 다시 말해 함께 밥을 먹는 사이입니다. '사먹고 땡!'이 아니라 장을 봐오고 손수 요리를 하고 그리고 정겹게 나눠먹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밥을 먹을 때 조금 전투적으로 변하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는 식신토리니깐요. 그럼 우리가 밥 해먹고 사는 얘기 조금 해보겠습니다.


점심값 1000원으로 따뜻한 밥 한끼

우리가 밥을 직접 해먹는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한끼에 5000원씩 매일 사먹으려면 활동가 월급으로 부담이 많이 됩니다. 남들만큼은 못해도 푼 돈 저축도 해야되고, 손이 시리면 장갑도 하나씩 사서 껴야 하니깐요. 그래서 우리는 밥을 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대신 몸으로 떼우며, 원재료값 1000원씩만 부담합니다.

1끼에 얼추 8~9000원이 모입니다. 그걸로 찌개 하나, 메인 요리 하나(대개 계란말이나 어묵볶음 정도?), 밥도둑 밑반찬으로 먹기 충분합니다. 몸도 움직이고, 인공조미료도 쓰지 않으니 자연히 건강한 밥상도 따라옵니다. 기쁩니다. 지구환경을 위해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지향하며, 완전한 비건은 아니더라도 재료를 구입할 때 한번 더 생각합니다.


회사 건너편 부전시장…어느덧 5개월 단골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더불어 부산의 3대 재래시장 '부전시장'은 미디토리의 핫 플레이스입니다. 채소값이 무척 싸며 또 싱싱합니다. 장보러 가면 "학생, 자치하냐?"며 관심을 가져주시고, 할머니의 요리 설명법도 친절히 들을 수 있습니다. 서면부근에 하나로 마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거대한 마트와 SSM이 있지만, 부전시장이 건재하게 버텨줬음 좋겠습니다.

요즘 봄동, 미나리, 달래가 제철입니다. 시장을 한번 훑으면 계절의 변화를 쉽사리 느낄 수 있습니다.

국산 브로콜리도 많이 나와있습니다.


시장에 갈 땐, 장바구니를 사용합니다. 애호박으로 된장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어머님들도 비닐봉투 사양하고 직접 장바구니에 담아가면 좋아하십니다.


풋마늘, 햇배추, 봄동이 푸르릅니다.


점심시간만 2시간…몸으로 얻는 밥심

시장을 봐오고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하고 밥을 먹고 수다도 떨고 설거지까지 끝마치면 얼추 2시간은 걸립니다. 미디토리언 슈크림이 11시 30분에 쌀을 앉히면 점심시간이 시작된거죠. 그리고 조용하지만 분주하게 식사 준비가 진행되고, 한바탕 신나게 밥을 먹고 설거지를 마치면 1시 30분은 넘어있습니다. 

"밥 2시간 먹으면 일은 누가해"

그렇지만, 구성원들이 직접 밥을 하면 서로의 스타일도 알 수 있고 대화거리도 많아집니다. 매일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 보다 양파를 썰며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거죠. 밤톨소녀는 함바집 열어도 될만큼 많은 양의 음식을 순식간에 만들어 내고, 타조알은 식초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를 만들 수 있는 섬세함을 가졌다는던지요, 그런식으로 우리만의 서사가 탄생하는 거죠.

우리는 밥과 함께 '이야기'도 만들어 냅니다.
미디토리의 군침도는 밥상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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