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노트] 당신의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전하는 일을 합니다

미디토리는 2018년 12월부터 지역의 케이블 방송sk브로드밴드와 함께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인  '부산탐구생활' (현재 케이블 방송에서는 <방방곡곡 동네TV>라는 이름으로 방영중)을 제작지원하면서  부산 곳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25분 분량 속에 한부모가족, 장애인, 여성, 노동 등 부산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노동자의 일과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을 시청자여러분들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노동 콘텐츠 기획배경 

2019년 5월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노동 상담과 노동 현장 인터뷰, 브이로그까지 다양한 장르 속에 노동 콘텐츠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공중파 방송이든 케이블방송이든, 노동 관련 이슈를 다루거나, 구체적으로 상담해주는 방송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방송과 유튜브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는 주로 재테크에 관련된 내용들이 많았고, 뉴스에서도 노동자 파업과 산업재해같은 큰 뉴스만 다뤄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고 일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일하는 사람의 노동과 생계와 직결되는 콘텐츠는 없을까!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시청자들이 그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청률보다는 우리의 삶과 가까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방송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퍼블릭액세스 방송을 지원하는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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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부산본부'와 함께  제작한 <노동법 읽어주는 노동자> 

저희가 진행했던 혹은 진행중인 노동 콘텐츠들은 노동상담소, 노동 현장 인터뷰, 부산사람브이로그 등이 있었는데요.  

먼저 대표적인 코너 노동상담소를 소개해 드릴게요 ~ 2019년부터 2021년 3월까지 방송되었던 민주노총부산본부와 함께 제작했던 노동 상담소 '노동법 읽어주는 노동자' 입니다.  

 

역할분담과  주제선정 과정 

고정 출연자였던 추승진 상담실장님은 출연만 하신게 아니라 주제 선정부터 대본 작성까지 많은 역할을 담당하셨는데요. 월별로 이슈가 되는 노동 주제를 선정해주셨어요. 예를 들어 5월은 노동절이 있으니 노동절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정보를 전달해주셨던거죠. 

▲[노동상담소] 2019년 5월에 처음 방송된 주제 ' 노동절 일하고도 수당 못 받으면 억울하시죠?' 

댓글로 소통하는 유튜브 노동상담실

민주노총부산본부 노동상담소에서 받았던 실제 상담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노동현장에서 임금 불이익이나 휴가제도, 수당 등에 억울한 일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특히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케이블로 방영된 이후에는 유튜브 [부산탐구생활]을 통해서도 업로드가 되고 있는데요. 댓글을 통해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댓글 상담도 진행했습니다.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했기때문에 양방향 소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노동자들은 더 열악한 노동환경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 역시 댓글 상담을 통해 피부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이에 코로나19와 관련한 내용을 주제로 여러 차례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장인 육아 문제 심각! 전국민고용보험이 필요한 이유

 

코로나 핑계로 경영상 해고! 가능할까?

 

학원강사, 헬스트레이너 프리랜서 계약에 속지마세요

코로나19로 프리랜서, 경영상 해고, 육아 등 사회적 돌봄 공백과 노동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요.  특히나 이런 어려움은 계약관계가 취약한 분들에게 많이 또 자주 일어난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노동 상담 댓글들

 프리랜서 계약으로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상담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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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더믹 시대의 노동 현장을 담다 

코너 [노동현장인터뷰]와 [부산사람브이로그]에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도 뺴놓을 수 없는데요. 택배노동자의 노동 환경은 정말이지 숨이 막혔습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결합해 노동 현장을 같이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거였는데요. 유튜브 댓글에는 비난의 글들도 있었습니다.

 "건당 배송료를 계산하면 실제로는 많이 벌어간다.", "택배기사들 월급많다." 등의 댓글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노동 현장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댓글을 볼 때면 속상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촬영때문에 함께 결합하면서 확인했을 때는  잠잘 시간, 화장실 갈 시간도 아껴 하루 12시간 이상씩 일하면 버는 돈이 결코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1년만 일해도 죽을 수도 있겠구나! 아니면 병이 생길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배기사님이 직접 휴대용 카메라를 들고 생생한 노동 현장을 담은 영상의 전파력은 방송을 넘어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배송 물품만 300개, 시간과 싸움 하며 정신없이 바쁜 하루

택배 노동자편에 달린 댓글들

택배기사 브이로그에 달린 댓글들

라이더의 하루, 배달시간보다 대기시간이 긴 요즘?

택배노동자분들뿐아니라 플랫폼 배달 노동자분들도 만났습니다. 코로나19시대 대표적으로 업무 폭증을 겪는 일이 바로 배달 노동자 분들인데요. 늘어난 일만큼 처우도 개선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기존의 불공정한 계약 관계, 플랫폼 경쟁으로 인한 배달료 인하, 열악한 노동환경 등 

기업들이 돈을 버는 사이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그대로였습니다. 

노동 현장 인터뷰 제작 현장 _택배 노동자 편 

노동현장 인터뷰 제작 현장 _플랫폼 배달 노동자 편 

노동 현장 인터뷰 촬영 전 인터뷰 중 _플랫폼 배달 노동자 편 

 

부산노동권인센터와 함께하는 <노동닥터키우기 프로젝트>  

2021년에는 노동콘텐츠의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제작하게 되었는데요. 부산노동권익센터와 함께 직접 노동현장을 찾아가서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궁금하면 잠 못 자는 부산시민돌직구 까탈이 노동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플랫폼 배달 노동자 편 /말 못할 고통 안고사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 현장 인터뷰] 택배 노동자 편/ “분류 작업 줄면서 2시간 더 잘 수 있게 됐어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은 처음 택배 노동자분들을 담았던 작년에 비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 배경에는 좀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위해 싸우고 투쟁했던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까탈님(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 정책실장 최진경)은 매번 노동 현장 인터뷰를 가면 눈시울을 적시곤 합니다. 실제로 일하는 현장을 방문해서 촬영하므로 이분들의 일하는 시간을 최대한 배려해서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시간이 나는 데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렇기때문에 더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라대 청소 해고노동자 편] 51명 청소노동자 전원 해고? 아침부터 밤까지 농성

경영상의 이유로 가장 먼저 해고 되는 분들은 바로 꼭 필요한 필수노동자라고 할수 있는 분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신라대학교 청소해고 노동자분들의 이야기도 담았는데요. 신입생이 줄어든 이유와 책임을 청소노동자분들에게 물어 해고 시킨 신라대 이야기였습니다. 연세도 많으시고 정년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 하루 아침에 해고돼서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청하며 투쟁하는 모습을 직접 담아오셨는데요.  "내 자식도 노동자가 되면 삼시세끼 밥을 먹으면서 일하는 노동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를 말씀하셨을 때 방송을 통해 꼭 필요한 목소리를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성한지 114일만에 전원 복직하기로 학교측과 합의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더 뿌듯하기도 했고, 퍼블릭액세스 방송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기쁜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중소상공인, 예술노동자,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 활동가, 전포종합사회복지관 해고노동자, 국립해양박물관 해고노동자 등 부산 곳곳의 노동자분들께 미디토리 카메라가 전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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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자 여러분~ 

저희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동인권을 위해 애쓰고 계신 파트너 기관과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노동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의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니구나! 곧 나의 일이 될수도 있겠구나.' 라는 걸 시청자여러분들이 많이 느끼실 수 있도록 노동자의 목소리 그대로 전달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노동은 소중하며 그 가치를 전달하는 일을 하는 저희는 노동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노동인권감수성(?)이 샘솟고 있음을 느낍니다.  나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 이해가 더욱 필요할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노동 현장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쭈 ~~욱 

 

글. 밤톨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