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청소년의 목소리를 찾는 신나는 항해…13년 흐름을 짚고 여음을 찾아내며

local & community/미디어교육

by 미디토리 2015. 2. 13. 11:51

본문


지난 13년간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지원해 온 다음세대재단이 그간의 성과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유스보이스 컨퍼런스를 1월 30일, 31일 양일에 거쳐 문화역서울 284에서 개최했는데요. 2014년 한 해 유스보이스와 파트너 단체로 함께한 미디토리도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청소년의 목소리, 여음을 느끼다'는 주제로 진행된 이 컨퍼런스는 유스보이스와 함께 했던 다양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채워졌고, 발표 뿐 아니라 여러 전시와 공연들이 컨퍼런스 장소 곳곳에 펼쳐져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느끼기 충분했습니다


2014년은 유스보이스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던 한 해이기도 했는데요, 그간 청소년의 목소리를 직접 지원해 온 다음세대재단이 이번에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잘 들어줄 수 있는 미디어 교육자를 전국적으로 양성하고자 했고요, 그 과정에서 저희 미디토리도 부산지역에서 좋은 눈과 귀를 가진 청년들을 미디어 교육자의 길로 안내해 드렸습니다.




컨퍼런스 공간 전경. 자라나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옛 서울역을 보존한 공간 문화역서울284에서 듣는다는 경험, 

그 자체부터 의미 있었습니다. 



컨퍼런스 이야기 마당은 2층 그릴(옛 서울역 내 레스토랑)에서 진행됐고요, 

입구부터 부쩍부쩍. 청소년들이 직접 우리를 맞아주었어요.  



개막 축하영상에 유스보이스의 산증인!! 다음세대재단의 김재순 담당자가 전체 컨퍼런스를 소개합니다. 오.. 새롭습니다.



이어서 담당자가 진행까지 하네요^__^ 젊습니다!!

유스보이스와 성장해온 재순님의 경험담과 버무려진 따뜻한 진행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유스보이스와 함께 한 모든 참가자들과 살뜰히 관계 맺어온 재순님이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컨퍼런스 진행까지 욕심내볼만 하신데요?! 



유스보이스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 '새롭지 않아 새로운'의 Key Note 발표를 해주신 김탕님.

주제: 유스보이스엔 새로운 것이 없다



현재 미디어 교육자들의 한계와 고민지점을 명쾌하게 정리해주셨고요. 10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1. 13년 전의 미디어 교육은 백신의 의미였다. 미디어는 아주 무서운 것이라 판단했던 것. 여기에 미디어 교육이란 백신을 주면 사람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음. 사회운동과 시민단체 영역의 사람들이 미디어교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 그러나 10대의 반응은 달랐다. 
10대의 고민은 별다른 게 아니었다.

'6mm 테잎을 싸게 살 수 있는 데 아세요?'
'서버는 어디가 안전할까요?'


3. 사소하고 가벼운 질문 속에 10대들의 미디어 작업의 답이 들어있었다.


4. 내가 다큐멘터리를 시작하고자 할 때 들었던 고민과 비슷했다. 한 걸음 먼저 간 사람들이 경험을 나눠주는 것이 필요했다.


5. 그래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자.
교육자가 아니라 작업자를 연결하라는 취지로 2002년 유스보이스가 시작됐다. 스토리텔링, 다큐멘터리, 카툰, 웹, 게임, 시나리오, 애니메이션,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를 만났다.


6. 10대들이 즐겁게 미디어를 생산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격했다. 기존 미디어교육 씬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지 못했다. 리터러시 개념이 세게 들어와 있었던 것. 우리는 알게 됐다. 배움은 교실에 있지 않고, 작업실에 있었다.


7. 그러나 기금, 지원사업으로 운영되는 미디어 교육은 더 체계적인 방법론을 원했다. 방법론은 감각적이고 화려해지고 교육자들은 자기가 작업을 할 때 하지 않는 방법들로 교육자를 가르친다. 교육에서 만나는 10대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다.


8. "잠깐 딴소리를 하고 싶어요. 문화교육자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미디어교육자는 문화적인 사람일까요? 그런데 우리는 교수법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닐까요?"


9. 미디어교육의 전문성은 방법론을 쓰는 게 아니다. 처음 미디어를 접했을 때의 기쁨, 그것으로 교육자들을 만나라.


10.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은, 새로울 이유가 없었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내가 미디어를 만났을 때 설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거기서 시작하라.



 첫 번째 세션 '새롭지 않아 새로운'의 두 번째 발표, 강군님.

주제: 시절이 그래요



실패한 리터러시 수업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점을 던져주셨습니다. 시사점이 큽니다.


1. '미디어 가리사니 키우기'라는 제목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순우리말이고, 미디어에 대한 좋고 나쁨을 가리는 안목을 키우자는 뜻이다.


2. 2주마다 한 권씩 총 16주동안 8권의 미디어 고전을 읽고 토론하고 쓰자며 모집을 했으나 2명만 모집됐다. 그래서 수정했다. 읽는 책을 줄이는 것으로.


3. 8주동안 한 권, 2주 동안 총 4권을 읽는다고 모집했다. 8명이 모집됐다. 책은 <미디어 문화론>, <미디어의 이해>, <being digital>, <인터넷 갤럭시>


4. 도서수는 줄어도 읽고, 토론하는 방식은 이 수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5. 읽기 - 토론 - 쓰기 - 첨삭의 단계로 교육을 진행하려 했으나 읽기에서 나아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교육자들은 책을 읽어오지 않았다.


6. 답을 만드는 수업이어야 하는데 답을 배우는 수업이 돼버렸다. 안 읽어오니깐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7. 왜 못 읽어올까? 교육자들은 시간이 없다고 했다.


8. IT기기 사용량은 늘어나지만, 미디어로서의 책은 선택되지 않는다.


9. 점차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적극적으로 책을 읽으면 그 효용을 익히는 것이 하나의 능력이자 재주가 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그러나 이것은 일반 교양에 해당하는 능력.


10. 미디어 교육자로서 나는, 이런 것들을 잘 읽고 쓰는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 작업은 읽고 쓰고 토론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 요건은 자발성, 장소, 동료.



첫 번째 세션 '새롭지 않아 새로운'의 세 번째 발표, 허남석님.

주제: 단편영화 제작자와 미디어 교육자의 미묘한 차이



순천에서 철판 볶음밥을 볶으며 생계를 꾸리던(흐흐 이 부분 설명하시는데 참 재밌어서 인상에 남네요^_^) 영화 전공자의 청소년 영화교육 프로그램. 학생의 요구보다 커리큘럼이 앞서 있는 교육방식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아예 청소년들을 학생이 아닌 스텝으로 만나 단편 영화를 만드셨네요. 그 과정에서 미디어 교육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 보셨습니다. 


1. 미디어센터에서 영화수업을 하는 것이 재밌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수업 마지막이 되면 지쳤다. 센터에서도 마지막은 선생님이 하세요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아이들 작품인데 편집도 내가 했다.


2. 유스보이스를 통해 내가 했던 교육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교수법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3. 나도 내가 가르치는 방식으로 영화를 찍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영화를 찍을 때 언제가 제일 재밌었는지 돌아봤다. 강의실보다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웠던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


4. 아이들에게 영화 교육을 한다고 하지 않고, 같이 영화를 찍자고 하고 스탭으로 꾸렸다. 아이들은 학생이 아니라 스탭이 되었다.


5. 아이들과 어슬렁어슬렁 거리를 걸으며 촬영장소를 헌팅하고 파전을 먹으러 가곤 했다.


6.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변했다. 스스로 보충수업을 빠지고;; 미디어 교육에 왔다. 식사 시간엔 먹고 싶은 걸 말하기도 했다.(ㅋㅋ)


7. 반성했다. 청소년을 학생이라는 틀에 놔두고, 이렇게 하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교육하기 쉽게 만나온 것이 아닌가?


8. 그리고 영화가 완성됐다.



허남석님은 유스보이스를 통해 미디어 교육자 주강사로 데뷔했을 뿐 아니라 평생의 짝을 만나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컨퍼런스 도중 깜짝 프로포즈도 진행되었어요. 와---!! 

미디토리가 참 참하다고 생각했던 선생님을 허남석 선생님도 점 찍어두셨군요. 



다음세대재단표 맛난 점심이 유스보이스 컨퍼런스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네요.. 

아 1등으로 받아서 먹었습니다. 신선한 샌드위치와 샐러드, 과일, 그리고 고소한 주먹밥! 냠냠 기운이 재충전되었습니다.



점심을 여유롭게 먹고 1층에서 진행된 전시&체험 부스들을 돌아보았습니다. 

맨 처음 입구에서 참여자들을 반겨주고 있는 박스더미!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박스를 조립해 방명록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미디토리도 발도장 쿵!!


 

박스들이 모아져 이렇게!! 유스보이스를 만듭니다.



<드로잉 히어로 라이즈>에서 나의 영웅을 그려보고요.



<독수리 오형제 쉅~>에서 소년들의 자전거 여행 이야기를 듣고요, 

순수소녀 예랑이와 발렌타인데이 편지통을 만들어 보았지요.



<음식으로 기억하기> 부스에서 피자, 플레인요거트에 얽힌 추억들을 풀어놓고요.

재미나게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세션2가 열렸습니다.



두 번째 세션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의 변증법은'의 Key Note 발표 이헤린님.

주제: 미디어 교육자는 어떤 사람일까?



1. 어떻게 미디어 교육을 잘하면 좋을까라고 질문을 계속 해왔다.

--> 공부방에서 내가 만나는 10대들은 어떤 교육, 미디어가 필요할까?

 

2. 이어진 질문들

기획자와 교육자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할까?

기획자와 교육자를 분리하는 것이 가능할까?

미디어 교육자는 무엇을 갖춘 사람을 지칭하는가?

 

3. 오늘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미디어를 가지고 10대를 만날 때 교육이라는 행위를 통해 여러분이 기대하는 변화는 무엇입니까?


나의 답은, 교육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진행하는 행위. 가치와 변화는 교육하는 하는 상황만큼 계속 변할 수 있다. 변화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그 답을 정해놓고 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4. 내가 꿈꾸는 교육의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나의 답은, 배움의 이유를 스스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났을 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학습자 뿐 아니라 교육자도 가르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5. 교육자의 필요와 경험에 의해서 교육이 기획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나 기관의 의뢰에 따른 것이 아니라.

 

6. 교육은 만남이다. 사람을 만난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과의 만남이 의미가 있으려면, 만남의 이유가 있어야 하고,

나의 다양한 면이 서로에게 드러날 때, 접촉할 수 있을 때 관계의 여지가 넓어진다.

 

7. 교육자 = 기획자(설계자), 전문가(내용), 강의자(전달)...

 

8. 하나의 교육을 하더라도 기획부터 평가까지 모든 과정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면완벽한 커리큘럼보다 얼마나 수정보완 될 수 있느냐 열어두고 가야 한다.

 

9. 미디어 교육자의 생활, 활동, 작업은 교육기획과 내용, 방법으로 다시 어떻게 연결되는가

 

나는 어떤 마을에 살고 있는가

나는 미디어를 어떻게 누리고 활용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가

이런 것들을 물어나가라.

 

이런 질문을 주고 받는 것도 훈련이다. (혜린)9년간 하고 있지만 질문이 오히려 늘고 줄어들지 않는다.

 

10. 내가 여러 질문을 통해 얻어낸 미디어 교육자의 정의,

"교육과 생활, 작업 사이의 상호관계를 만들어 내며 지속적으로 배우고 생산하고 나눌 수 있는 존재로 10대들을 만나고자 하는 사람" 



 

두 번째 세션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의 변증법은'의 두 번째 발표 차해영님.

주제: 동네에서 만나기



삶터, 일터의 공존에 관심이 많은 해영님 혹은 곰아. 토끼똥 공부방에서 청소년과 소리 공부를 진행하며 느낀 점들을 풀어놓으셨어요. 미디토리 교육 담당자와 고민 지점이 비슷해 귀가 쫑긋 열렸던 발표였습니다. 


1. 라디오를 좋아했다. 청소년 때 위메프 인터넷 음악방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god 팬카페 활동의 일환으로 줄창 god 음악만 틀었다. 그리고 대학교에 갔는데 수업 중 대안 미디어에 대한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2. 지금 나는 지역에서 미디어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질문들이 들었다. 

왜 나는 동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을까?

왜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로 하길 바라는 걸까?

 

3.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살아온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예전의 나를 생각해보자. 


왜 어렸을 때, 집에서 찍은 사진이 많은 걸까?

-->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아버지의 일터와 삶터가 결합돼 있었다.


4. 그러다 아버지가 도회지로 직장을 옮겼다. 우리의 삶터에서 아버지의 일터가 멀어졌다. 그 뒤로 함께 찍는 사진이 없어지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일터와 삶터의 변화로 부모자식간의 관계도 변화시켰다.


옆집 친구와 종이컵으로 이야기하는 만화 장면 좋아했다.

나는 학교 친구와 동네 친구가 달랐다. 


5. 그러다 12일 서울 여행 편을 보았다. 출연자들이 무심코 찾은 서울의 공간이 예전의 부모님들의 추억이 있는 공간. 그 사연을 알게 되니 "내가 이전에 아는 곳이 아니게 된 거다. 의미 있는 곳이다."

그 방송을 보고 주변의 장소를 관찰하고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6. 그래서 옛동네를 찾아갔다. 

범서쇼핑센터가 예전 모습 그대로 있었다. 

처음 볼링을 쳤을 때, 어머니가 처음 햄버거를 사주셨을 때 그 맛, 소리, 냄새. 공간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들이 이번에 토끼통 공부방 아이들과 만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7. 예전에 미디어 교육을 할 때,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도구로 미디어를 선택했다. 재밌게 내 이야기에 집중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만나는 관계. 30번을 만났지만 내가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더 이상 만나는 게 어려웠다. 아이들의 일상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8. 옛동네에 대한 생각, 지금껏 내가 미디어 교육을 하며 느껴온 한계들을 토끼똥 공부방에서는 변화를 주고 싶었다.

동네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하자!

 

9. 내 삶터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아이들과 공부를 했다. 소리 채집을 했다. 

학교 가는 길, 발소리를 녹음함. 길고양이돌봄동아리. 시장 소들을 녹음했다. 

 

10. 지도에는 움직이는 것을 표시할 수 없다즐거운 것들은 모두 흘러간다흘러가는 것은 지도가 아니라 마음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세션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의 변증법은'의 세 번째 발표 술래님.

주제: 글은 쓰고, 랩은 달다


DJ의 랩 수업 진행기. 아, 정말 재밌었다. 발표 중간 say, ho!!를 외치고 싶었다.


1. 다양한 장소, 사람들과 랩을 하는 나.


2.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쿵쾅거리는 음악을 들었다. 그 음악은 펑크였다

그러나 충북 제천 레코드샵에는 펑크가 없었다. 아저씨에게 인디음악이 붙어 있는 레코드를 구해다 달라고 했다

아저씨는 한 장씩 구해다줬고 그렇게 레코드샾에 인디세션을 완성했다.


3. 나는 음악이 좋았다. 그러나 학생이었다. 

수업시간에 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고 해서 랩을 하게 됐다.

아이들은 내가 항상 자리에 앉아 무얼 쓰고 중얼거리니 공부를 잘하는 줄 알았다.

 

4. 그렇게 나는 랩퍼가 되었고, 이상한 부탁을 받는다.


"음악 수업시간에 랩 수업을 해주세요."


학교에서 랩 수업을? 상상도 못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5. 힙합의 역사, 웨스트 사이드, 이스트 사이드 등등을 피피티로 준비해갔다.

그러고도 시간이 10분이 남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사를 쓰자고 했다.


6. 그리고 발표를 했다. 

한 줄 두 줄에 자신의 꿈, 학교에 대한 생각, 가족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었다.

학교에서 또 연락이 온다면, 바로 가사를 쓰고 표현하는 걸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7. 이 수업은 과연 '음악' 수업일까? 음악이란 과목, 힙합이란 장르에 있어야 하는 수업인가?

보통의 장르보다 긴 가사, 운율, 창의적인 표현도 있음. 다른 과목 시간에 해도 되겠다.

국어시간이면 어떨까랩은 문학, 래퍼는 작가.

 

8. 아이들의 가사는 놀라웠다.


"나도 알아, 내가 지금 많이 뚱뚱하다는 거

그렇다고 놀리거나 수근거리지 마."


쑥스럼 타던 아이가 수건을 들고 노래를 함.

 

9. 모두가 그런 거 아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배고프다고만 했다. 2-30프로의 아이들이 그랬다. 짜장면, 햄버거 별 게 다 나옴.

 

10. 유스보이스 미디어 교육자 프로그램 붙은 뒤, 교육을 준비해야 했다. 

어린 시절 나는 랩을 어떻게 했나?를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간판 보며 랩을 했다.

처음 가는 길 갈 때, 소풍 갈 때 랩했다.

그렇게 커리큘럼 한 차시씩 만들었다.


11. 랩을 친숙하게 느끼고재밌게 표현하고용기를 얻는 아이들을 만났다.


"무신론자들도 내 랩을 들으면 Oh my god!"

놀라운 표현이다.


처음에 "아니요, 못 써요."하다가 ", 뭐 좀 써요."라고 했다. 

 

12. 얼마 전에는 가족캠프에서 가족끼리 랩 배틀 시켰다. 

손주는 할아버지를 욕했고, 할머니도 나도 할아버지 싫어라고 말했다.

 

랩은 또 하나의 재밌는 의사소통 도구다.

누구나 랩으로 즐겁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 DJ짱가와 술래와 내토의 콜라보레이션 공연.

짱!!



DJ짱가와 TKO가 제자의 첫 무대를 소개하고 양끝에서 흐뭇+긴장+걱정+은근한 미소로 바라보는데 울컥했다. 



정리/ 그랜드마더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