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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10회를 맞이한 부산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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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MBC 라디오시민세상

< 10회를 맞이한 부산여성영화제 >

 

  • 방송: 2023. 10. 14 (토) 08:35~09:00 (부산MBC 95.9)
  • 제작/ 출연: 김정화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
  • 제작: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

(왼) 10회 부산여성영화제 포스터   (오) 김정화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오프닝]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영화도시 부산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영화제들이 열리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인 부산여성영화제는 여성들이 영화를 통해 놀고 사색하는 영화제라고 합니다. 열악한 재정 상황에도 9회째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열어냈고,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이한다고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모시고 영화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방]

 

MC 1 /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10회를 맞은 부산여성영화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부산여성영화제 김정화 집행위원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정화 (이하 ’) / 안녕하세요.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정화입니다.

 

MC 2 / , 반갑습니다. 먼저 부산여성영화제, 어떤 영화제인지부터 소개해 주실까요?

 

/ 올해 부산여성영화제는 10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남포동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 극장에서 열립니다. 부산여성영화제는 2009년에 시작해서 몇 차례 2년에 한번 비엔날레 방식으로 열어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올해로 10회를 맞았습니다. 부산 지역에서는 어린이, 평화, 반핵, 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데요. 7회 영화제부터는 다시 매년 개최하게 되었으니 매년 가을에 열리는 부산여성영화는 여성주의 시각에서 성별 문제를 다루는 영화제는 부산여성영화제가 유일합니다.

 

MC 3 / 여성이라는 주제로 열린다고 했는데요. 부산여성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와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얘기해주시죠.

 

/ 여성영화제라는 이름 때문에 여성문제에만 관심 갖고 여성들의 이야기만 관심 갖는 영화제라고 보실 수도 있을 텐데요. 부산여성영화제의 핵심은 성별 평등입니다. 물론 오랫동안 여성이 정치, 경제, 문화와 같이 많은 분야에서 소외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산여성영화제에서는 여성이라는 이름의 한계를 넘어 성별을 빌미로 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차별 문제를 날카롭고 예민하게 바라보고자 합니다. 특히 영화계는 남성 감독, 남성 배우, 남성 서사 중심이라 여성이 만드는 여성서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넓게 바라봐야 할 이야기는 남성’ ‘여성의 이분법적 양성평등을 넘어 성별을 통한 모든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합니다. 젠더가 다만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우리는 영화제를 통해 더 평등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대안을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고 바라보고 싶습니다.

 

MC 4 / 성별 평등, 우리 일상과 깊숙이 연결된 문제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영화제에서 이런 차별과 갈등의 문제를 조금 더 쉽게, 또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겠군요.

 

/ , 평소 우리는 성별 평등이나 성별 때문에 일어나는 차별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논문이나 칼럼을 쓴다거나 강연, 포럼을 개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살짝 지루할 수도 있다는 거죠. 사람들에게 더 재밌고 친근하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영상, 그러니까 영화는 매우 매력 있는 매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제는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어렵고 지루한 영화도 많습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부산여성영화제에서 거장 샹탈 아커만의 <잔느 딜망>이라는 영화를 보고 씨네토크를 진행하는 커뮤니티 비프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무려 러닝타임이 3시간 21분이었어요. 1970년대 벨기에 중산층 가정의 여성, 잔느가 꿈꾸는 완전한 가정이라는 이상과 그 속에 숨어있는 불안과 균열 그리고 여성의 노동과 성의 문제를 다룬 매우 흥미로운 영화입니다만 혼자서 보다가는 십중팔구 졸 수밖에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3시간 내내 잔느의 가사노동을 반복해서 아주 길게 보여주거든요. 영화 한 장면에, 대사 한 줄에 진실이 오롯이 담기기도 하는데요. 영화제가 아니라면 이런 보석 같은 시간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짧은 쇼츠 영상에 익숙한 관객들을 어떻게 영화제로 극장으로 이끌어 영화의 매력을 나눌 수 있을지 고민이기도 합니다.

 

MC 5/ 짧은 영상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을 영화제를 통해 분명 만날 수 있을 텐데, 말씀처럼 많은 분들이 영화제로 오셔서 함께 영화의 매력에 빠져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그럼 10회를 맞은 올해 부산여성영화제에는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 올해는 특별히 경쟁 부문을 마련했습니다. 320여 편의 영화가 응모했고, 그 중 장편 3, 단편 8편이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출품해주신 모든 감독 스태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본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 작업을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출품한 300편 넘는 영화 중에 겨우 11편을 틀 수 있으니 영화를 만들어 놓고도 상영관에서 아예 틀지 못하는 경우도 많겠지요. 어쨌든 300편 넘는 출품작 중에서 엄선해서 고른, 멀티플렉스 극장 시스템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쉽게 볼 수 없는 새롭과 따끈따끈한 영화를 경쟁 부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여성 라이더, 20대 청년층의 성, 가족과 돌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직접 점수를 매겨 관객상을 수여하는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 영화제가 올해 10회라서 야심차게 준비한 것들이 많습니다. 올해 슬로건은 기억과 연결인데요, 지난 10회 동안 쌓아놓은 역사를 잘 기억하고, 좀 더 나은 미래와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담았습니다.

 

MC 6/ 관객들과 재미있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던데..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소개해주세요.

 

/기억부문으로 지난 10회 동안 부산여성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를 다시 트는 회고전을 엽니다. 1,3,4회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영화와 역대 초청작 중에서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초대했는데요. 그 중 <원더우먼 슈퍼히로인>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등장한 원더우먼이라는 여성영웅 캐릭터가 역사와 시대 맥락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2014년에 경쟁부문에 상영됐던 김태훈 감독의 <명희>도 다시 틉니다. 탈북 여성 명희는 김태훈 감독의 친구이기도 한데요. 감독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실상  탈북자라는 꼬리표를 쉽게 뗄 수 없는 명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공존과 관용의 의미를 묻습니다.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명희>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몹시 궁금하다며 김태훈 감독이 직접 오셔서 GV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MC 7 / ‘기억과 연결이라는 슬로건에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들인데요, 방금은 기억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셨어요.. 그렇다면 어떤 영화로 미래와의 연결을 꿈꾸시는지도 궁금한데요?

 

/ 3일간 상영할 작품 수가 총 스무 편인데요. ‘연결전에 상영될 작품 수가 많지는 않지만 개막작은 꼭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다섯 번째 방>을 연출한 전찬영 감독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감독입니다. 지역 여성 감독에게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부산영화제에게는 그래서 더 의미 있는 개막작입니다. <다섯 번째 방>20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감독의 어머니가 상담사 일을 새로 시작하면서 가장 역할을 맡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온전히 독립된 자기만의 방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1929년에 영국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이라는 수필집에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연간 500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성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고,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충분히 자율성을 가지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여성이 완전히 독립해서 남편을 비롯한 파트너에게 의지하지 않아야, 모두가 독립된 상태로 평등하게,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습니다. 남성도 사회에서 어렵게 경쟁해서 얻는 것으로 여성과 자녀를 부양하니 버겁고 억울할 수밖에 없고, 여성도 어머니 역할과 아내 역할에 매여서 다른 경험을 할 기회가 줄어드니 불만이 없을 수가 없죠. 그래서 각자에게 자기만의 방은 중요합니다. 이건 20세기 초에 했던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독립된 사람들이 서로 갈등을 줄이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MC 8/ 요즘 우리 사회에 젠더 갈등과 성별 간 혐오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들 하시는데, 독립해야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처럼 여성영화제를 찾는다면 여러 가지 문제와 해법을 함께 찾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깁니다. 영화를 보는 것 외에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 소개해 주실까요?

 

/ . 부산여성영화제는 자체 제작 영화를 여러 번 상영했었습니다. 2011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 <전설의 여공>에서 부산이 제조업 전성기를 누렸던 1970년대부터 신발 섬유 산업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여성들의 구술사를 다루기도 했습니다. 작년, 재작년에는 페미니즘 영화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참여자들이 직접 영화제작 실습을 하고 만든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영편수도 많고 지역에서의 여성영화제 10년을 기념하는 것이 의미 있다 보니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자체 제작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여성주의문화예술기획가과정을 준비해 페미니즘과 영화, 문화예술 기획에 대해서 공부했구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분들이 영화제에서 영화해설가로 데뷔합니다. 영화제에서 감독이 직접 GV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 사전 해설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부산여성영화제는 그냥 영화를 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만나서 대화하고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또 위로받을 수 있는, 실천하는 담론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산 지역 다른 여성 단체와 같이 부대 부스도 운영하고 영화제하면 생각나는 굿즈도 판매하니 부산시민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MC 9 / 요즘은 편하게 혼자 영상을 보는 일이 너무 일반화되었는데요, 영화제에 직접 참여해서 다양한 영화도 보고 다른 관객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함께 느끼고 즐긴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정화 집행위원장님, 마지막으로 <라디오 시민 세상>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전해주시죠.

 

/ ^^청취자 여러분 부산여성영화제 열성 관객이 되어주세요ㅎㅎ 극장에 많이 오셔야 부산여성영화제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여성재단 지원을 받아서 공모전도 열고 적은 금액이지만 수상작에게 상금도 드릴 수 있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지자체로부터 어떤 예산을 지원받지는 않아 독립성은 갖고 있지만 여전히 가난하여 앞으로 계속해서 영화제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네요. 그래서 부산 시민, 그리고 관객들의 관심과 응원이 정말로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산여성영화제 꼭 기억해 주시고, 1020일에서 22일 남포동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MC 10/ , 잘 들었습니다. 1020일부터 22일까지 남포동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 열리는 부산여성영화제! 저도 기억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신 부산여성영화제 김정화 집행위원장님 고맙습니다.

 

/ , 고맙습니다.

 

<라디오 시민세상>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산센터 지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기획 퍼블릭액세스 운영위원회

제작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 권혜린, 이강영

제작지원 김영, 김주미

진행에 김보영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다시 듣기

https://podbbang.page.link/hEpS7fSeZdmELMrcA 

 

2023년 10월 14일_[대담]10회를 맞은 부산여성영화제/[사람과 사람]부산에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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