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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초록영화제 [바다로 가자] 상영후기

film /독립영화 리뷰

by 미디토리 2020. 3. 2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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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월 초록영화제] 바다로 가자

"아버지의 고향은 함경남도 단천군 여해진. 바닷가 마을이다."

 

감독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이후 홀로 부산에 정착한 실향민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동적인 시간을 겪은 아버지와 항상 세대차이를 느꼈지만

함경도 단천군 바닷가 마을인 아버지의 고향을 상상하며, 

아버지와 실향민들의 삶을 담아냈다.

 

바다로 가자 | Forbidden Fatherland, 2018 | 연출 김량 | 다큐멘터리 | 한국 | 7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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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영 장소였던 부산 중구 '오붓한'

한국전쟁 당시 내려 온 피난민, 실향민의 애환이 담긴 중앙동 '40계단'과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관객과의 대화  

당시 상영 준비 중인 영화였지만, 부산이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고, 실향민의 도시이기도 한 부산에서,

부산 관객과 만나고 싶어서 상영을 응해주셨다. 

김량 감독
"우리 이야기로 받아들이길 바라면서 만들었다. 이 영화는 그 시대 당사자들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막상 보신 분들은 고생한 자신들의 삶을 북돋아 주고, 힘을 실어주는 영화를 기대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실망하기도 하신다.
오히려 20-30대 층에서 이 영화를 보고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재미 교포 3세 이런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향민 3세 라는 말을 들으니 굉장히 낯서네요."

감독) 영화를 보다 보니 ‘나도 그쪽에 관여가 되어 있네?’라고 반응하시는 분들도 봐왔다. 그래서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이웃이 또는 이웃의 이웃이 가족의 단절의 역사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이산가족의 문제를 내 문제로 여기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통일로 가기 전, 이산가족 문제 어떻게 풀고, 해결해나가야 할까요?"

감독) 탈북민은 가족들을 북에 놔두고 온 상황이라서 가족들을 다 데리고 오고 싶은 마음도 있고, 노력해서 다 데리고 온 사람도 있었다. 저는 유전자가 그쪽에 있기 때문에 항상 궁금해 한다. 그런 것들이 3세에서도 나타나기도 한다. 이산가족 문제는 70년이 지나서 참 안타깝고 비인간적인 상황이라서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비이상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의  비극적인 문제들이 분단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차원으로 바라보고, 분단이란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면서 아버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으셨을 것 같아요. 아버지의 역사, 인생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지요?”

감독)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달라진게 많다. 명절에 모이면 우린 별로 행복하진 않지만, 그 순간에 가장 행복해 하셨던 분은 아버지였을 것 같다. 아버지가 우리를 다 붙잡고 계셨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명절도 모였을 때 가장 행복해하던 사람이 없다보니 너무 허전하고 썰렁했다.

 

“아버지 단천으로 자동차 타고 함께 가요. 희망을 가지고.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었습니다. 희망을 가지라는 말이 가능성을 가지는 것에 품는 것인데, 국가 간의 장애물에서 희망을 가지라는 말이 주는 괴리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

공간과 사람에 관심이 많다는 김량 감독.

특히나 '접경 지역'에 집중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부산에서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3년 후에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자는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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