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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주여성 팟캐스트 제작기 "너의 목소리가 들려"

local & community/팟캐스트 제작지원

by 미디토리 2012. 12. 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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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 이주여성

장소 : 미디토리, 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문화재단, 블루호텔

일시 : 2012년 10월-12월

교육 내용 : 라디오 팟캐스트 제작


"신짜오, 딩노이비엣"

델리스파이스의 노래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베트남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 세달 동안 베트남 이주여성분들과 라디오 팟캐스트를 만들다 보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베트남하면 어쩐지 친근하고  가까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베트남말이 귀에 웅웅거리는 증상도 생겼다.

"선생님, 제가 하고 싶은 기획이 생각났어요."

"선생님, 지난주 방송 제 목소리 이상해요."

밤낮없이 울리던 그녀들의 전화도 이제는 줄어들겠지. 크리스마스에도 전화해 선생님을 괴롭히던 애살쟁이 그녀들!

매력적인 그녀들과의 라디오 제작기를 공개한다.


1. 만남

2012년 10월 우리는 처음 만났다. 낯선 한국 땅에 남편만 믿고 건너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그녀.

부산문화재단의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라디오 제작에 관심있는 베트남 이주여성들을 섭외하고, 1대1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의견을 모았다. 

미디토리 사무실에 등장한 그녀들은 날씬하고 뛰어난 미모로 미디토리 선생님들의 기를 죽였다.

우리는 지나치게 일만 열심히 했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본격적인 라디오 제작에 들어갔다.

그녀들의 마음 속엔 어떤 이야기 주머니들이 있을까? 우리는 마주보았다.

"한국 처음 와 버스 타는 것도 몰랐어요"

모든 게 서툴렀다. 버스타는 것도, 은행 이용하는 것도 하나도 몰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낯선 땅에서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되는 점은 그녀들을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 때 그녀들에게 간절했던 건 '하나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줄 멘토'였다. 그래서 우리는 초보 이주여성들이 빠르게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그녀들이 겪은 정보들을 모아 쉽게 라디오로 설명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의욕만땅 절세미모의 베트남-한국 여성들이 모여 이주여성 모국어 팟캐스트 <베트남 목소리(Tieng Noi Viet)>의 문을 열었다! 

2. 리의 디오를 개합니다


생활정보

기본적인 한국생활 정보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대중교통 이용방법, 은행이용법 같은 거요. 나아가 한국생활 정착에 관한 이야기도 합니다. 한국국적 취득방법과 외국인 신분증 만드는 법, 이주민 여성 상담센터와 같은 거요.

문화비교

베트남과 한국문화는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소한 부분에서 이주여성들은 당황하고 소외감을 느낍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문화를 비교해 쉽게 설명합니다. 그녀들이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요. 제사, 명절, 결혼문화 등을 알아봅니다.

음악선물

잠시 쉬어가면 음악을 듣습니다. 베트남 사람들 음악을 무척 좋아하신다네요.  '베트남 목소리' 페이스북을 통해 사연을 신청받아 음악과 함께 방송합니다. 팟캐스트는 전세계에서 들을 수 있어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화소식

이주민들이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에 대해 소개합니다. 

요리교실

MC 번안이 한국요리 레시피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닭찜, 미역국, 갈비찜. 그녀들이 좋아하는 것 다 나왔네요.



https://soundcloud.com/stream

여기서 그녀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실까요? 무려 6성조의 매력적인 베트남어를 들어보실 수 있을 겁니다. 


3. 팟캐스트 11회 제작, 우리에게 남겨진 것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고 믿었으나, 한국인 선생님이 베트남 라디오를 제작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아유 어려워라. 그녀들이 쓴 원고가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문맥에 맞게 잘 띄어서 읽는가. 라디오 제작의 기본적인 것들도 가늠할 수 없었죠. 매주 베트남어 원고를 보고 편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헉헉!

다음에 저희가 다문화 문화사업을 할 때는 '이주민 중 리더를 발굴' 작업을 꼭 해야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나본 이주여성들은 베트남에서 오실 때부터 경제, 문화, 지역, 교육수준의 차이가 컸습니다. 한국인 선생님들과 이주여성들과 관계맺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이주여성들 사이에서 가치관의 차이가 큰 편이었습니다. 그녀들의 관계를 세심하게 캐치하고, 부족한 팀원을 끌어주고, 한국인 선생님과 이주여성들의 소통을 이어주는 그런 '리더'요. 선생님들이 베트남 언어까지는 아니더라도 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진심만 믿었어...)

조금 지친 선생님들과 달리 그녀들의 의욕은 식을 줄 모릅니다. 베트남으로 잠깐 돌아간 부이티탐이라는 친구는 현지에서 취재한 녹음파일을 보내주고 있고요, "라디오 연극 해봐요", "음악 전문 방송 해봐요" 등등등. 그녀들의 아이디어는 마구 샘솟고 있습니다. 함께해서 즐거웠고요, 당신들 덕분에 베트남 쌀국수를 즐기게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또 재밌는 기획으로 만나요. 신짜오~


"보고플거예욤"


글 | 허희붐

제작 | 번안, 람티보키우, 느이낙누으, 부이티탐

제작지원 | 미디토리

주관 | 부산문화재단

본 방송은 2012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다양성 확산 무지개 다리 사업으로 선정 추진되는 사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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