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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부산지역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 실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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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부산지역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 실태를 말하다>

 

  • 방송 : 2022. 12. 17 (토) 08:40~09:00 (부산MBC 95.9)
  • 제작/ 출연 : 부산여성회 / 유한별 (사단법인부산여성회 선전홍보국장 /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 프로젝트 ‘9099모다서다’ 담당자) 배가영 ‘9099모다서다’ 참가자
  • 제작지원: 김영 (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 김보영

왼쪽부터 유한별 (부산여성회 선전국장) , 배가영 (9099 모다서다 참여자)

 

[오프닝]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김보영입니다.

코로나 19가 시작되면서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욱 커졌는데요. 청년 여성들의 실업률과 우울감,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 부산여성회는 지난해에 한국여성노동자회와 함께 90년대생 청년 여성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구요. 올해는 부산지역 응답자의 설문내용을 심층 분석하였습니다. 또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들의 모임을 진행했는데요. 얼마전에 이러한 내용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청년여성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 프로젝트 ‘9099 모다서다를 진행한 부산여성회 담당자를 모시고 설문내용을 바탕으로 청년여성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당사자들을 소감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전하는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본방]

 

MC 1 / 올해 부산여성회는 부산지역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들의 삶을 살펴보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프로젝트를 담당한 부산여성회 활동가와 모임과 토론회에 함께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를 함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두 분,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한별 /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여성회 선전홍보국장 유한별입니다.

배가영 / 안녕하세요. 저는 ‘9099모다서다참가자 배가영입니다.

 

MC 2 / 네 반갑습니다. 지난 1029일 부산지역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의 노동실태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었나요?

 

유한별 / 작년 2021년에 부산여성회는 한국여성노동자회와 함께 청년여성노동자들의 노동과 삶, 노동시장에서의 차별, 경험 등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응답자는 6,188명이었으며, 이중 필수응답에 모두 응답한 응답자는 4,774명이나 되었는데요. 설문기간이 한 달이 되지 못한 걸 감안한다면 90년대생 여성 청년들이 목소리 낼 곳이 필요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부산여성회는 부산지역 응답자 304명의 내용만 추려 심층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산지역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들과의 직접 만나는 모임도 진행하였습니다.10월 토론회는 여름부터 12회차 모임을 진행한 내용과 심층 분석한 연구내용을 모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MC 3 / 90년대생이라는 연령, 여성이라는 성별, 부산이라는 지역이 청년여성노동자의 노동실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설문조사 결과는 어땠나요?

 

유한별 / 주요한 몇 가지 답변만 소개해드리자면, 부산지역의 90년대생 여성노동자 응답자들은 학력수준이 전체 통계보다 대학교 재학·졸업 비율이 12%p 높았습니다. 직종으로는 사무직, 업종으로는 공공행정업이 높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전국, 수도권에 비해 낮았습니다. 또한 향후 동거 희망 문항에서 나 혼자혹은 반려동물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41.3%의 비율로 법적 배우자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 14.3%3배에 가깝습니다. 대출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자의 53%가 대출이 있다고 응답하였는데요. 전국응답률보다 7%p 높은 답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삶의 터전을 바꾸기 위해 다른 곳으로 떠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66.8%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MC 4 : 지역응답자의 설문결과를 전국 답변과 비교해보니 부산지역 청년여성노동자들 삶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겠네요?

 

유한별 / , 부산은 전국과 비교했을 때 2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응답자 비율도 전국 대비 10.9%나 높았습니다. 이는 부산시 평균임금 자체가 낮기 때문에 청년 여성노동자의 임금도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동거 희망 문항도 살펴보자면, 타 지역에서는 나 혼자혹은 반려동물과 산다는 답변 비율이 법적 배우자와 함께 라는 응답보다 2배 정도 높았는데요. 부산의 3배보다는 낮죠. 전국 통계에서 월 평균 수입이 높을수록 법적 배우자 혹은 자녀와 살고 싶다는 비율이 높아지고 수입이 낮을수록 반려동물 혹은 혼자 살고 싶다는 비율이 높아진 교차분석을 기초로 생각해 본다면, 부산지역 청년 여성노동자는 낮은 월평균 수입으로 정상가족 구성은 꿈꾸지 않는 아주 합리적선택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합리성 안에는 가족구성을 희망하면서도 여건상 반려동물과 나 혼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응답자 또한 포함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 정리해보자면, 부산지역의 청년여성노동자들이 전국통계에 대해 훨씬 더 질 낮은 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빚도 많으며 결혼을 고려하는 비율도 낮다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습니다. 안타깝게 응답자의 2/3가 부산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의 탈출을 궁리하고 있었습니다.

 

MC 5 : . 결과를 듣고 보니 90년대생 부산 여성에게 노동하는 삶이 녹녹치 않은 것 같네요. 부산여성회에서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들과의 당사자 모임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유한별 /  2020, 21년 들어서  20대 여성자살률이 급증한 현상에 대한 통계발표와 기사들이 보도되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도 여성청년들이 일터에서 겪는 고난과 좌절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부산여성회에서는 이 통계결과가 단순히 숫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목소리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산여성청년노동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모아보자는 취지로 ‘9099모다서다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참가자들을 모집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20여명의 90년대생 여성노동자들과 제로웨이스트 친환경공예모임, 요가명상모임, 요리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전체 참가자들이 함께 모이는 집담회도 진행했고, ‘차별에 균열을, 노동에 성평등을토론회로써 전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습니다.

 

MC 6 : 오늘 나와 주신 배가영씨도 여성청년노동자 당사자로 모임에 참석하셨다구요.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니 어떠셨나요?

 

배가영 / 처음엔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독립 3년차가 되니 매번 똑같은 음식에 질리기도 하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갈망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신청하게 되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것 같았어요. 친구도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결혼을 하니까 처지가 달라지고 고민을 나눌 사람들이 없으셨대요. 다른 참가자들도 이런 이야기를 나눌 데가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또래들과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보고 싶다’ ‘빨리 다음 모임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을 냈는데요. 또래여성들끼리만 모이니 마음이 참 편하고 안전함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다수였는데요. 서로를 알고 싶어하고 나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고 너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했습니다. 여성노동자로서 살아가기가 참 쉽지 않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비슷한 처지의 우리끼리 서로 나누어 보고자하는 요구가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학창시절부터 공동체나 커뮤니티 활동을 거의 접해보지 않은 또래가 엄청 많아요. 파편화되고 개인주의화 되어있어요. 개개인이 가진 고민이 모이면 사회가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있는데 어디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 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여성들에 대한 백래시와 여성혐오 사건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 면을 장식하는 요즘, 여성들끼리 안전하게 모여서 청년여성의 삶에 대해 마음 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과 모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MC 7 : , 9099모다서다모임에서 나누었던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해집니다. 90년대생 여성노동자들은 어떤 고민을 서로 나눴나요?

 

유한별 / 요가명상 모임에서 어떻게 잘 쉴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쉴 때도 늘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로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자기계발을 계속 시도하느라 온전한 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어요. 소득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각 모임별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많은 참가자들이 소득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열심히 저축하고 있었어요. 물가는 치솟는데 내 월급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니 나의 오늘과 나의 내일이 대개 불안한 거죠.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으니 할 수 있는 건 적금에 매달리는 것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가영 /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로웨이스트 모임을 비롯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지속가능한 미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지향과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거나, 채식을 지향하고 spc 불매에 조금이라도 동참하는 일에서 매일매일은 못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소소한 것이라도 하고자하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MC 8 : 가영님은 9099모다서다모임을 함께 한 후에 그 이야기를 담은 노래 가사를 쓰셨다구요?

 

배가영 / , 90년대생 당사자로서 커뮤니티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듣고 곡을 써봤는데요. 일하는 환경은 다 다르지만 혼자 살아도 잘 차려먹기 위해 요리수업을 듣고, 잘 쉬기 위해서 요가명상을 신청하고.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또래를 만나러 온 것도 다 잘 살기 위해서인 것 같더라구요. 그 생각을 담아서 쓴 곡 잘 먹고 잘 삽시다입니다. 토론회에서 공연으로 선보였구요. 그동안 ‘9099모다서다에 참여하면서 소소한 일상 속 작은 만남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토론회에서 90년대생, 그리고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가진 여성 노동자 실태에 대해 많은 통계와 자료를 접하고 마지막에 듣는 용감한 언니들의 노래는 그야말로 언니들이 보내는 지지와 위로 같았어요. 청년 여성들의 상황을 같이 들어주고 같이 탄식하는 언니들이 있다는 생각에 이유 모를 든든함이 느껴졌어요, 말 그대로 용감한 언니들 덕에 90년대생들이 모여 이런 고민을 나눌 자리들이 생겼구나, 싶었어요.

 

MC 9: . 마지막으로 청취자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유한별 / 토론회 말미에 통계분석을 발제해주셨던 연구위원님께서 하신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통계는 설문조사를 응답할 수 있는 상황인 분들 위주이고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없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통계를 더하면 실제는 훨씬 더 열악할 것이다.” “전국 통계를 보면 사회적 관계가 낮을수록 우울도가 높아진다.” “지역 내에서 안전하게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갈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청년여성노동자들의 고립을 깰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청년여성노동자들은 '나 여기 있다'고 외쳐야만 현실이 보인다.” “부산에서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고 우리가 여기 있음을 드러내야한다.”

사실 저도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 당사자인데요. 주변의 친구들이나 저나 다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그냥 여기는 원래 그렇지 뭐’ ‘다들 이렇게 그냥 사는 거 아닌가?’ 라는 푸념과 포기만 늘었는데요.  우리의 이야기들이 그냥 불평과 한탄, 개인의 사적인 푸념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사나 통계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생생한 우리의 이야기임을 계속 외쳐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여성회에서는 이런 우리 또래들의 모임을 만들고 와글와글 떠드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나가 볼 생각입니다.

 

MC10 . 오늘은 부산지역 청년여성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나와 주신 부산여성회 유한별씨, 배가영씨 고맙습니다.

 

유한별, 배가영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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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7일_[대담]부산지역 90년대생 청년여성노동자 실태를 말하다/[사사]'무장애 재활센터'

 

www.podb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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