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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록영화제 다큐멘터리_<밀양아리랑> 상영 후기

film /독립영화 리뷰

by 미디토리 2015. 6.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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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문을 열어던 공간초록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초록영화제는 공간초록 생겨난 이듬해부터 환경과 생태 관련 영화들을 상영 하는 영화제로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9년째 관객분들을 만나고 있답니다. 


아래는 페이스북< 공간초록> 그룹에 올라온 공간초록에 관한 글입니다.

2006년 여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공간초록은 만들어졌습니다.

천성산 도롱뇽 소송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생태문화공간을 꿈꾸며, 지율스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품을 팔아 공간초록을 만들었습니다.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간은 그렇게 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공간초록을 쓰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문을 열어놓았습니다.

아래 글은 지율스님께서 쓰신 공간초록에 대한 글 입니다.

06.6.27

공간 초록의 문을 열며

공간에 대한 생각을 처음하게 된 것은 도롱뇽 소송 대법원 패소 판결 후 변호사님을 모시고 그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과 저녁 모임 자리에서 였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도롱뇽 소송은 져야 이기는 소송'이라고 말씀 하셨고, 박영관 선생님께서는 '바닥을 치고 일어난다'고 이야기하셨지만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세상에서 통용되는 법과 질서의 깊이를 여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어처구니없는 판결의 결과에 모두가 허탈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허탈함 속에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땅에서 넘어진 사람은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한다고 ...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일과 장소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공간에 대한 발제를 했습니다. 약간의 취기 때문이었는지 아무튼 그날 밤은 의기투합했습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고 뒷산 여우가 도와도 도와야한다지 않던가요?

그리고 다음 날부터 저는 부산 교대 앞으로 집을 보러 다녔고 으래 그렇듯이 조금 더 나은 조건을 고민하다가 다른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제의 공간을 계약했고 그 후 첫 번째 모임에서 기본적인 틀에 대한 이야기들만을 나누웠습니다. 
우려 반 격려 반 하시는 분들께 늘 그렇듯이 큰소리를 많이 쳤지만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열악한 조건, 그리고 바닥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이기에 조심스러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튼 공간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이제 이 공간은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세계를 열어 갈 작은 문이 될 것이며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는 너른 들이 될 것입니다.

“내 작은 풀잎을 가져다가 부처를 삼아 쓰기도 하고 부처를 가져다가 작은 풀잎을 삼아 쓰기도 한다”고 하신 주스님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공간초록 벽 한 켠에는 초록영화제를 다녀갔던 관객분들과 영화제 사진들이 전시되었습니다.

포토존은 그동안 초록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상영작들을을 전시하고 관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사진을 보며 각자의 초록영화제를 기억하는 관객분들


초록영화제는 장소를 옮겨 계속되지만 공간초록에서 마지막으로 상영된 영화는 박배일 감독의<밀양아리랑>이었습니다. 

밀양 송전탑과 탈핵 그리고 환경과 관련된 주제의 영화들은 초록영화제에서도 꾸준히 상영해 왔는데요.

특히 박배일감독의 영화 4편이 모두 초록영화제에서 상영된 최다 상영 감독이었습니다.^^

상영된 영화는 (잔인한 계절,강원래프로젝트 '비엔호아' , 밀양전,밀양아리랑)

진행은 녹색연합의 김승홍님이 맡아서 진행되었고 박배일 감독과의 찐~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래는 관객과의 대화 내용을 풀어낸 글입니다.


박배일: 이 공간에서 마지막 상영을 밀양아리랑으로 하니 기분이 오묘하네요.


김승홍: 이 공간은 이번 달이 지나면 없어집니다. 계속 관심 가져주세요.


관객: 이 영화를 다른데서 상영하실 때 할머니와 활동가 분들이 함께 말씀하시는데... 그 분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박배일: 밀양 관련 영화 4편이 있는데 특별하게 뭐라고 하지는 않고... 잘 봤다고합니다.  현재는 합의한 분들이 많아서 영화를 보면서 합의한 주민들을 욕을 하세요. 어머니 한 분은 얘기하시는 동안 계속 우셨어요. 이 싸움이 이분들 마음 속에는 끝나지 않았구나! 영화를 계속 상영하는 자체가 상처를 드러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관객: 계속 눈물이 났어요. 영화를 찍는 동안 계속 현장에 계셨는데  처음부터 영화를 하기 위해 현장에 가신건가요?.


박배일: 저는 중견감독입니다. 처음 들어갈 때부터 다큐를 만들기 위해 들어갔고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작업도 하면서 왜곡된 보도를 알리는 등 활동가로서도 있었어요. 이치우 어르신 돌아가시고 탈핵과 관계되어있다는 걸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탈핵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했으나 지금은 주민들의 이야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관객: 밀양에 땅 한 평 사기 프로젝트의 의의와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배일: 한평 프로젝트는 현재는 안합니다. 시작한 계기는 철탑을 막는 투쟁 이후 어떤 운동을 해야하나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고 그 방향의 일환으로 땅을 일구면서 송전탑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연대자들이 지속적으로 연대하지 않을까!지금은 안하는 걸로 안하고, 대신 밀양의 친구들 미니팜을 운영. 탈탈원정대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관객: 경찰, 한전직원 등 촬영할 때 힘들지 않았나요?


박배일: 그냥 철판깔고 합니다. 할머니들 곁에 있는 게 중요하고 카메라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많아요.  연대자든 할 것 없이 폭력적으로 공사 강행했구요.


관객: 영화 나온 이후 지금은 어떤 상황은 어떠한가요?


박배일: 송전탑 다 세워졌다. 115번 송전탑에 농성장을 짓고 할머니들이 지켜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객: 영화를 두 번째 봤어요. 앞에 밀양전도 봤구요. 두 개의 영화를 봤을 때 이 감독은 선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독립영화 중에도 촬영이 눈을 어지럽히거나 비어 있는 부분이 많은데 이 영화는 꽉차있는 느낌이구요. 밀양에 계신 분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느끼는 것들이 충분히 담겨있는 것 같아요. 행정대집행 모습이 직접적으로 표현이 안 된 거를 보며 꼭 눈으로 전달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 중간에 차가 거꾸로 가는 장면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디에 신경을 썼는가요?


박배일: 영화를 보며 호흡이 짧다는 생각을 했어요. 잘라낼 부분이 아직 보이네요. 리와인드 부분은 이유를 못 찾았구요. 그냥 감각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제 영화에서 이런 편집을 한 적이 없고,  촬영 분에서 덧입히거나 변경을 한 적도 없어요. 밀양아리랑은 개봉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자는 생각이었구요. 다큐멘터리도 영화이기 때문에 감독의 의도와 스타일을 중간중간에 배치하고자 했습니다.


김승홍: 밀양을 어떻게 알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전도 사람인데 왜 저라나. 돈이면 다인가 그렇게 생각 드실텐데요. 그들은 송전탑(전자파)이 사람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자파 영향이 소문이 나면 땅값이 많이 떨어지니까 보상도 시세 쳐서 잘 해주는 것도 아니고요. 


관객: 2012년 여름에 처음 밀양에 관한 영상을 봤었어요. 8~9명이서 밀양 농성장을 찾아갔었는데, 그 이후 때때로 희망버스로 가기도 했습니다. 갔다와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답답하고, 사람들의 반응은 직접 보지 않으니 그냥 미디어를 통한 이야기로만 봤습니다.아직도 밀양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가 다시 한 번 연대자들의 손을 잡아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괌객: 공간초록 오랜만애 첮았어요. 제 앞에 놓인 문제를 보는 데에만 급급했습니다. 진실을 볼 수 있고 진실을 알리려고 하는 친구들이 있어 이런 문제를 전달받는 것만으로도 좋았고, 모든 이들을 위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 그 동안 상영한 영화들을 보니 환경과 관련된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이 공간의 의미가 이어져 온 것이 아닌가. 오늘 밀양아리랑을 상영하고 생각해보니 꾸준히 이 공간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왔지 않았나 해서 마지막 상영작으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 주변에서 밀양 송전탑, 4대강, 세월호 같은 이야기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는...영화를 같이 본다든지 책을 같이 본다든지 이런 계기를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관객:  심각한 문제이지만 심각하게만 다루지 않고 울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좋은 영화였어요. 어느 정도 관심은 있다 생각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에 많이 전해야겠네요. 한편으로 무력한 기분이 들면서 그래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박배일: 할머니들이 밀양에서 싸울 때 보다 더 바쁘구요. 단순히 밀양문제 뿐만 아니라 탈핵 등 밀양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지역을 돌아다니시고 있습니다. 아직 패배한 싸움이 아니고,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할머니들도 하고 있어요. 


사회자: 전기에너지 관련해서 이렇게 부딪힌 적은 처음입니다. 첫 싸움인 격인데. 밀양할머니들이 다른 지역에 투쟁을 어떻게 하는지 전하고 있어서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될 7월 초록영화제도 많이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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