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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마을의 역사와 삶을 기록하다 (빨간집 기록활동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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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2021. 6. 5(토) 오전 08:30~09:00 (부산MBC 표준 95.9mhz)

출연: 빨간집 대표 배은희, 윤주
제작: 빨간집
제작지원: 김은민(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팀 /미디토리협동조합)

 

빨간 집 기록활동가 녹음현장 
제작 지원 현장 



S.G. “라디오, 시민세상”
MC: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김보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마을을 기록하는 일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최근 동네마다 잊혀진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거나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고 책으로 발간하기도 하는 ‘마을기록화사업 많이들 진행하고 계신데요. 
 단순히 기록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마을 기록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늘 <라디오시민세상>에서는 기록과 출판을 하고 있는 빨간집 배은희, 윤주 씨를 모시고 마을을 기록하는 일과 민간 기록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MC 1: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부산의 마을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두 분 자리하셨는데요. 기록과 출판 일을 하고 있는‘ 빨간집’의 배은희, 윤주 기록 활동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배/윤주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MC 2: 네 반갑습니다. 먼저 기록과 출판을 하고 있는 <빨간 집>의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배은희: 네, 안녕하세요. 저희는 기록하고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 문화, 여성 등을 주제로 지역의 역사나 동시대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정리해서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주로 구술 수집 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MC 3: 네, 그렇군요. 최근에는 거제 4동 마을기록화 사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동안 마을 기록을 꾸준히 해오셨는데 지금까지는 어떤 마을 기록을 해오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배은희: 마을만 기록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요즘에 도시재생사업에서 기록화 작업이 많아지고 있고, 문화원이나 도서관 같은 문화기관에서도 마을기록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저희도 마을을 주로 조사하게 되었는데요. 지금까지 청사포, 흰여울문화마을로 알려진 이송도 마을, 당감1동, 서동, 재송동에서 주민들의 기억을 모으는 작업을 했습니다. <부산시사편찬위원회>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부산 근현대 구술자료수집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어서 철마의 임기마을에서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MC 4: 네, 부산의 여러 마을에서 기억을 모으는 작업을 해오셨고 이번엔 거제4동에서 마을을 기록화 일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도시기록단을 구성해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윤주: 거제4동 같은 경우에는 지금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데, 주민들 열 다섯분 정도 만나서 인터뷰를 했고요, 마을의 역사가 담긴 장소나 건축물, 주변 환경에 대해서 조사해 기사 형태로 정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도시기록단을 구성해서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동안 저희가 활동하면서 마을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있고, 지난 역사의 한 페이지씩을 만들 온 분들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기도 해서, 이런 경험을 다른 분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록단을 구성해서 교육도 하고,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원고로 만드는 작업을 어려워하시기는 하지만 다들 열심히 참여해주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마을 주민이나 거제동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을 위해 강연을 하나 기획하기도 했는데요. 단순하게 어떤 정보를 주는 강연이라기 보다는, 강연 내용에 대해 주민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기억을 더 보태어서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강연하시는 분도 많은 자료와 지식을 가지고 있기는 하겠지만, 주민들의 경험은 또 다른 영역이라 마을기록의 역할을 주민들도 할 수 있게 기획된 강연입니다.

MC 5: 네 주민들이 직접 강연에 참여하는 경험이 곧 마을의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다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거제 4동은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까?

윤주 : 네, 거제4동은 그동안 거제역에 가려서 크게 눈에 띄지 않은 곳이었는데요. 역 바로 인근에 옛 철도 관사의 흔적이 남아 있었어요. 일제강점기 시절에 동해남부선이 건설되면서 철도청의 임원급들이 살던 저택들인데요, 해방후에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이 있는 분들이 많이 사셨다고 해요. 그 위쪽으로는 섬유산업의 메카였던 거제동에 일자리를 찾아온 분들이 집을 짓거나 세를 살았던 동네가 생겼는데, 철도관사촌과 생활 환경에서 격차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윗동네 주민분들인 한결같이 주민들끼리 사이좋게 지냈다며 옛 마을의 분위기를 그리워하셨어요. 1980년대 중반부터는 철도관사가 평수가 넓다보니 부동산업자의 개입으로 관사촌은 하나둘씩 빌라로 채워졌어요. 근대의 모습이 있던 곳인데 소리 없이 사라져서 많이 아쉽지만 이번 기회에 이야기를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MC 6: 거제동은 과거에 철도관사촌이 형성된 마을이었고 그리고 섬유산업의 메카였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럼 거제 4동에서 마을기록을 진행하는 방식이랄까요? 그 과정에 대해서 좀 소개해 주실까요?

은희: 저희가 기록하는 방식은 주로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모으는 구술 수집인데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유명한 사람들은 질문을 미리 구성하기가 좋은데, 처음 보는 분들에게 질문을 하는건 그렇지가 않아서 사전에 조사를 먼저 해요. 마을의 지명부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시대별로 어떤 사건이나 일이 있었는지, 인구 증감상황은 어떤지 등을 미리 조사해서 인터뷰하시는 분이 경험 했을 만한 일을 연령에 맞게 추려서 인터뷰를 해요. 그렇게 이야기 하다보면 마을 주민들만이 아는 어떤 장소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이 반복해서 언급되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그걸 더 조사하기도하고, 다른 분들에게 교차 확인하는 작업을 합니다. 인터뷰를 어느 정도 마치면 녹취문을 먼저 만드는데요, 말과 글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녹취문을 읽기 좋게 다듬어서 인터뷰 원고를 만들어요. 그리고 주민들이 주로 언급했던 이야기에서 주제를 뽑아서 몇 가지 기사 형태의 글을 써요. 단순히 이런 장소가 있다, 이런 일이 있었다가 아니라 주민들의 입장에서 그 장소나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의미를 조금 보태어 쓰기도 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책을 만드는 작업이다보니, 인터뷰할 때 사진 촬영을 동시에 하거든요. 그 사진을 책자로 만드는데 사용하는데, 인터뷰 원고를 주제별로 나누어서 기사와 함께 배치합니다.

윤주: 추가로 더 말씀드리면, 마을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더라도 개인의 경험이 동반되는 이야기라서 사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요. 그래서 책으로 발간하기 전에 원고를 반드시 인터뷰하신 분에게 보여드리고, 비공개 요청을 하시거나, 저희가 볼 때 분쟁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은 삭제하기도 해요. 그리고 책으로 만드는 것 이외에도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술자료 활용동의서를 꼭 받는 절차도 중요합니다.

MC 7 : 네 그렇군요. 기록 사업을 하시면서 추가로 주민분들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윤주: 주민들마다 경험들이 달라서 철도관사에 살던 분이 윗동네 생활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되었다거나 주변에 공장들은 많았지만 어떤 곳이었는지 인지를 잘 못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오래전에 살던 분들이 많이 떠나서 옛날 이야기는 좀 부족하지만 마을기록화가 과거의 마을 역사도 있지만 마을에 어떤 구성원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동시대를 기록하는 작업이기도 해서 주민들간에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모으는 작업이기도 해서 그런 면에서 주민들이 새롭게 인식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MC 8: 네 동시대를 기록하는 작업인 동시에 주민들간에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와닿는데요. 기록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가 있을 거 같습니다. 구술 기록을 주로 하고 계신데 구술 기록 외에 다른 기록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배은희: 네, 요즘에는 기록의 매체가 다양하고 쉽게 쓸 수 있게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사진이나 영상도 있고. 저희처럼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주민이 직접 글을 쓸 수도 있고요. 화명동 대천마을에 마을기록관이 곧 개관하는데 최근에 같이 논의를 하고 있어요.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들이 마을기록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실험해보려고도 합니다.

MC 9: 네 듣고보니 마을기록전문가로서 기록 작업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고안하시는 거 같습니다. 

배은희: 네, 저희가 ‘기록문화운동’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아직 개념이 잡혀있지 않지만 기록학이 생긴 지가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공공기관의 기록 관리를 위주로 발전 되었는데, 해외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기록활동가나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간 기록 활동이 점점 많아지고, 학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공적인 업무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민간 기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주제도 다양하게 잡을 수 있고, 방식에 있어서도 틀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 걸 연구하고 기획해 보려고 합니다.

윤주: 저희가 지금까지는 마을의 역사에 대한 기록 작업을 많이 했는데, 마을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에 성매매 집결지인 완월동에서도 이번에 기록연구소가 생겼거든요. 완월동의 ‘언니들’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도 마을 기록의 일환이기도 하고, 여성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려고도 해요.

MC 10: 네, 오늘은 마을을 기록하는 일과 민간 기록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이야기 나눠주신 기록활동가 배은씨, 윤주씨 고맙습니다. 

 배은희, 윤주: 네. 고맙습니다.

<라디오시민세상>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부산센터 지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기획 퍼블릭액세스 운영위원회 제작 
제작지원 김주미 진행에 김보영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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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5일_[대담] 마을의 역사와 삶을 기록하다(빨간집 기록활동가 이야기), [사사] 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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