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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시민세상] 간호법 쟁점, 간호사의 입장을 들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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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라디오시민세상

<간호법 쟁점, 간호사의 입장을 들어보다>

 

 

 

● 방송 : 2023. 6. 3. (토) 08:30-09:00

● 제작/출연: 박봉희(부산광역시간호사회 부회장), 어현주(부산광역시간호사회 사무처장) 

● 제작지원: 황지민(미디토리협동조합)

● 진행: 노주원

 

 

왼쪽부터 박봉희(부산광역시간호사회 부회장), 어현주(부산광역시간호사회 사무처장)

 

 

[오프닝]

안녕하세요. 부산 시민이 만드는 청취자 제작 프로그램 <라디오 시민세상>의 노주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5월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되어 폐기되었습니다. 2021년부터 여야가 간호법 제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고, 간호사들이 처우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2년 동안의 노력이 무산되었습니다.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에서는 간호법 제정 논란의 핵심을 되짚어보고, 근본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무엇인지 간호사들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오겠습니다.

 

 

 

 

[본방]

MC 01 / 지난 몇 달간 뜨거운 논란 속에 있었던 간호법 제정안이 결국 폐기되었습니다. 사실 간호법 제정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짚어봐야 할 문제이죠. 오늘 <라디오 시민세상>은 부산광역시간호사회 박봉희 부회장님, 어현주 사무처장님을 모시고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간단히 인사 부탁드립니다.  

 

박봉희 / 안녕하세요. 부산시간호사회 부회장이며, 봉생힐링병원 간호본부장으로 있는 박봉희입니다.

 

어현주 / 반갑습니다. 부산시간호사회 사무처장, 어현주입니다. 

 


MC 02 / 네,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간호법을 제정하고자 했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박봉희 / 대한간호협회는 수년전부터 간호사 부족,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등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교육을 명목으로 한 선배 간호사의 교육이 괴롭힘으로 이루어지고, 이게 ‘태움’이라는 단어가 이슈화되고 간호사 처우에 관한 내용이 매스컴을 타고 그러다보니 정부와 정치권이 답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보건복지부에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했고, 복지부 내 간호정책과가 신설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변화를 가져오기엔 역부족인 상황으로 매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졸업해서 새로 입사한 가호사들은 1년도 되기 전에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50%가 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장기화되면서 중환자를 돌볼 간호사가 부족하고, 연일 뉴스에서 간호사 수급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고, 왜 간호사가 없는가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국가가 여과없이 언론에 비춰졌고, 준비된 전문적인 간호사가 얼마나 사회에 기여하는 지를 매일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사회를 지키는 필수인력들은 힘들고 위험한 만큼 그들의 노동환경이나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국민이 안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질 높은 간호사 수급을 위해서는 국가가 간호사들에게 지원하고 투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데 여야 국회의원들이 의견을 모았고, 2021년 3월 여야 3당에서 간호법 제정안을 잇달아 국회에서 발의해 주셨습니다. 

2년간 상임위원회에서 3건의 간호법을 여야가 함께 논의하여 간호법 대안을 마련했지만, 이 법안이 이번에 본회의 통과했다가 대통령 거부권으로 5/30 본회의에서 재의결 심사 후 폐기가 되었습니다.  

 

MC 03 / 네, 질 높은 간호사의 수급을 위해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호법 제정이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말씀인데요. 그럼 의료법은 무엇이 문제라고 보시나요?

 

어현주 / 의료법은 기본적으로 의료인이 의료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법입니다. 의료기관과 운영하는 의사 관련 조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의료법에서 의료인은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조산사, 간호사입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의료업을 할 수 없는 사람이 간호사입니다. 이는 1950년대 제정 당시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들 밖에 없었고, 그리고 간호의 역할을 의사의 진료 보조라고 명시를 했고 그러다보니 의사가 존재하는 곳에는 당연히 간호사가 함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의료계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치료법이 생기고 하면 새로운 업무들이 생기고 그 업무를 위한 직업도 생겼는데 그때마다 누가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업무를 규정하지 않고 정리하지 않은 정부의 탓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인구구조와 사회 변동에 따라 간호 범주가 급속히 팽창했고 특히 간호의 역할은 굉장히 다각화되고 다양화됐거든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는 이미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패러다임이 질병치료중심에서 질병 예방과 만성질환관리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의료법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의료기관 운영에 집중되어 있는 의료법에서 간호 영역은 의료기관 뿐 아니라 질병 예방 및 만성질환 관리, 노인요양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간호 인력의 업무와 역할을 제대로 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호 인력만의 업무를 담은 독자적인 법이 필요했던 겁니다, 

 

MC 04 / 네, 말씀하신 것처럼 다각화되고 전문화된 간호 업무에 맞춰 각 의료 직업군 마다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간호법이 보장하려는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박봉희 / 간호 인력의 업무를 담고 있고, 간호인력 수급계획과 지원대책에 대한 것을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을 지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간호 인력의 업무를 규정한 것인데요.

대통령께서 거부권의 이유 중 하나로 간호사의 탈의료기관을 말씀하셨는데, 간호사는 1970년대부터 이미 여러 다른 법률에 의해 배치되어 의료기관 외에도 지역사회에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역사회라고 하면 의료기관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말하는 것이며 흔하게들 알고 계시는 학교 보건교사, 기업 등 산업체의 의무실, 안전보건관리자, 보건소 공무원 등입니다. 이런 법률이 98개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여러 법률에 의해 간호 인력이 배치되어있는데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가 나의 일인지도 모르고 상황에 따라 합법이기도 하다가 불법이기도 하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호법이 보건의료직종의 업무침해로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는 말씀도 있으셨는데 이 부분도 각 의료직업군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아서 생긴 현재의 의료법의 문제인 것입니다.

간호법이라고 하면 간호사만을 생각할 수 있는데 아픈 사람을 돌보는데 있어서 간호사를 포함한 다양한 직업군들이 있습니다.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이 그 예이죠. 그 사람들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국가가 수급을 어떻게 하며 지원할 것인가를 담아낸 법입니다. 간호업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처음엔 돌봄종사자 모두를 넣어서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2년간 상임위원회를 거치면서 논의되면서 요양보호사는 빠지고 전문간호사,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내용만을 담았습니다.

 

MC 05 / 네, 현재 의료법에서는 간호사 역할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본의 아니게 불법 업무를 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신데요. 이에 대해 준법투쟁으로 이어오셨는데, 어떤 상황인지 궁금합니다. 

 

어현주 / 준법투쟁을 하게 된 것은 대통령의 거부권 이유 첫 번째로 간호법으로 인해 다른 보건의료직종들의 업무침해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에 대한 대응입니다. 간호사의 타업무 침해는 의료기관의 이익추구를 위해 불법적인 형태로 발생한 것이고 타 직군이 생겼을 때 업무 범위를 정리하지 않은 복지부의 문제였습니다. 이것이 간호법 제정의 계기인데 오히려 만들어지지도 않은 간호법을 주범으로 만들었기에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대한간호협회에서 전국 1,800여개 의료기관에 공문을 발송해서 간호사 수행 시 불법이 되는 업무리스트를 안내하고 해당기관의 모든 간호사들이 공유해서 준법투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했습니다.

불법진료행위 신고센터 오픈한 첫날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신고가 들어와서 시스템이 폭주되는 일도 있었고 5일 동안 12,000건이 넘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MC 06 / 네, 그랬군요. 간호법이 폐기되면서 힘이 좀 빠지실 것 같기도 한데,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어현주 / 다시 재정비하고 새롭게 시작해야죠. 준법투쟁도 이번 기회에 병원현장에서 간호사의 업무를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간호법은 사실 15년 전부터 도전했고 이번이 3번째 도전이었는데 처음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는 경험을 가졌습니다. 지난 2년간의 상임위원회를 통해 논의하면서 많은 부분들을 수정해서 통과하여 본회의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되었던 여러 부분들은 직종간의 상호 오해와 불신에서 생긴 문제들이라 생각합니다. 타 직종과의 업무충돌은 직종마다 업무범위의 명확성을 보완해서 새롭게 추진할 것입니다.


MC 07 / 네, 알겠습니다. 법안은 폐기되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박봉희 /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노인들은 다양한 질환과 증상, 건강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은 돌봄입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는 우리사회가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출산으로 부양해줄 젊은이가 없고,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은 돌봄을 받고 돈이 없는 사람은 돌봄을 받을 수 없는 건강 불평등과 고령화 사회는 우리사회의 큰 숙제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대비가 돌봄 인력에 대한 문제를 심도 깊게 고민해야하고 간호법은 우리사회 간호와 돌봄을 위한 간호 인력을 대비하는 법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위기가 발생할 때만 간호사를 영웅이라고 치켜세우지 말고 이번에 경험한 것을 토대로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모습을 정부가 보여야 할 것입니다.

 

MC 08 / 네, 오늘 부산광역시간호사회 박봉희 부회장님, 어현주 사무처장님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두 분 자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봉희, 어현주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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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3일_[대담] 간호법 쟁점, 간호사의 입장을 들어보다/ [사람과 사람] 봉사활동 하는 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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